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공기청정 제품이 다시금 가전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습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에어워셔는 물론, 황사와 미세먼지의 극성에 힘을 입은 공기청정기 또한 강화된 성능을 뽐내며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모습이다. 공기청정 가전 시장에 무게를 둔 가전 업계가 겨우내 재미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LG전자는 올가을 공기청정 제품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다. 10월 초 위생기능을 강화한 신형 에어워셔 3종을 내놓은 데 이어 10월 말엔 오뚝이 모양으로 편의성을 끌어올린 에어워셔 ‘롤리폴리’를 출시했다. 모두 30~40만 원대 중고가형 제품이다.

신형 공기청정기도 있다. 10월 중 올해 3월 내놨던 원형 공기청정기 ‘몽블랑’의 라인업을 확대했다. 출하가 29만 원대로 기존 제품보다 몸값을 낮춰 중저가대 시장을 함께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도 가장 최근인 11월 19일은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알프스’를 출시하는 등 공기청정 가전에서는 전방위적인 제품군을 꾸렸다. 독특히도 알프스는 임대(렌탈) 방식으로 판매한다.

▲ LG전자 공기청정기 '알프스'
▲ LG전자 공기청정기 '알프스'

공기청정 제품에 집중하는 가전회사로는 위닉스도 빼놓을 수 없다. 위닉스는 최근 신형 에어워셔 9종을 잇달아 내놨다. 제품군은 ‘숨 에어(Air)’와 ‘숨’ 2개 브랜드로 나뉘며, 출고가 25만 원대부터 39만 원대까지 다양한 제품을 마련했다. 제습기뿐만 아닌 에어워셔 대표 기업으로 이름나겠다는 것이 위닉스의 목표다.

LG전자가 공기청정기와 에어워셔, 위닉스가 에어워셔를 집중공략 중이라면 코웨이는 가습과 공기청정 기능을 합친 ‘복합형 제품’ 이미지를 고수하는 상태다. 최근 내놓은 제품은 ‘코웨이 스스로살균 가습공기청정기’로, 자동 가습 수조 살균기능을 탑재한 점이 특징이다. 코웨이답게 임대에 중점을 뒀다.

▲ 코웨이 가습공기청정기
▲ 코웨이 가습공기청정기

이 밖에도 청소기 등 생활가전 분야에서 잘 알려진 일렉트로룩스도 지난 9월 옥시즌(Oxygen) 공기청정기를 새로 내놓은 상태다. 과거 사업에서 손을 뗐던 일렉트로룩스가 공기청정 제품 시장에 다시 뛰어든다는 것은 시장 성장성을 방증한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참고로 일렉트로룩스 공기청정기 생산은 위닉스가 도맡고 있다.

가전업계가 공기청정 제품에 주목하는 이유는 당연히 날씨 탓이다. 공기청정기나 에어워셔는 제습기와 더불어 계절가전의 대표격인 제품답게 봄·가을철에 판매량이 부쩍 올라간다. 추위와 황사, 미세먼지 등의 영향으로 집안 환기가 어려운 이유가 크다.

예상보다 부진했던 또 다른 계절가전 ‘제습기’의 판매량을 공기청정기와 에어워셔로 만회한다는 목적도 있다. 가전업계는 올해 신형 제습기를 대거 출시했지만, 마른장마 등에 재미를 못보자 다음 계절가전으로 눈 돌렸다는 해석이다. LG전자나 위닉스 등이 라인업을 확대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는 이유다.

흥미로운 점은 이미지 변신을 꾀한 에어워셔의 경우 소비자의 인식 변화를 얼마나 일으키느냐는 점이다. 에어워셔 시장은 지난해 소비자 단체로부터 공기청정 성능이 과대평가됐다고 지적받으며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던 바 있다. 이를 염두에 둔 탓인지 올해 나온 신형 에어워셔들은 하나같이 공기청정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공기청정협회의 CA인증 획득은 기본인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가 소비자가 공기청정기나 에어워셔 등의 제품을 특정 계절 가전이 아닌 4계절 가전으로 인식하는 데 일조, 올여름 제습기가 넘지 못했던 계절가전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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