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SBS 채널의 영상을 보려면 첫 화면에 공지 하나가 등장한다. 2014년 12월 1일부터 국내 유튜브 동영상 서비스를 중지한다는 내용이다. SBS 관련 채널(패밀리 채널)은 모두 이와 같은 공지가 뜬다. MBC도 마찬가지다. SBS와 똑같이 오는 1일 유튜브 동영상 서비스를 중지하겠다는 공지를 첫머리에 내걸었다.

국내 주요 방송사업자가 유튜브 동영상 서비스를 중지한다. 관련 업계의 얘기로는 SBS와 MBC를 포함한 JTBC, 채널A, MBN, CJ E&M 등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방송사 7곳이 유튜브 동영상 서비스 중지에 합세할 예정이다. 참고로 이들은 모두 지난 6월 SBS와 MBC가 설립한 온라인 광고 판매 대행 회사 스마트미디어렙(SMR)에 속해있다.

대신 이들은 네이버·다음카카오 등 국내 포털 서비스 업체와 손을 잡는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31일 SMR과 업무협약을 맺고 SMR 소속 7개 방송사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내용을 보면 네이버는 TV캐스트에 SMR 소속 방송사 전용 ‘브랜드관’이라는 공간만 마련하고, 올라오는 영상은 해당 방송사가 직접 선정한 영상 클립으로 제공되는 형식이다.

흥미로운 얘기다. SMR 이은우 대표는 “플랫폼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자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에 주요 콘텐츠를 제공하게 됐다”는 말로 업무협약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 국내 동영상 시장 점유율 80%대로 집계되는 유튜브와 관계는 끊는다. 플랫폼 변화가 무엇인지 궁금증이 생기는 부분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SMR 측이 유튜브에 등을 돌린 까닭은 ‘수익 배분’ 때문이다. 유튜브는 영상 콘텐츠에 붙는 온라인 광고 수익을 4.5대 5.5 비율로 방송사와 나누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4.5가 유튜브의 몫이다. 여기서 SMR 측이 유튜브로부터 수익 배당률을 더 높이려 했으나 협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아예 유튜브 동영상 서비스를 중단하고 국내 사업자와 새로운 전선을 짠다는 얘기다.

방송사가 네이버 TV캐스트와 나누는 광고 수익 비율은 9대 1로 알려진다. 또 SMR에 속한 방송사는 해당 영상의 편성권과 광고 사업권을 갖는다. 곧 플랫폼 주도권을 네이버가 아닌 SMR 측이 갖는 모습이다. 광고 사업권을 포기하고서라도 콘텐츠를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네이버와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싶은 방송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문제는 SMR 측이 국외 유튜브에는 영상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지며 이용자 사이에서 ‘역차별’ 논란도 불거졌다는 점이다. SMR 측은 한류 확산을 이유로 글로벌 측면에선 유튜브와 계속 협력할 것으로 견해를 내비친 상태다. 결국 국외 이용자는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영상을 국내 이용자만 보지 못하는 셈이다. 네이버 TV캐스트 등 국내 플랫폼에서 보면 된다는 것이 SMR 측이 내놓을 예상 답변이다.

또 네이버와 방송사의 이해관계와 별개로, 이용자들은 이번 움직임이 불러올 국내 동영상 시장의 판도 변화 가능성에 대한 업계의 관측에 냉소적인 반응이다. 네이버 TV캐스트 등이 점유율이 낮은 이유는 유튜브보다 조악한 시스템 탓이 크며, 방송사가 유튜브에 내놓던 콘텐츠 역시 토막 영상이거니와 유튜브 콘텐츠의 극히 일부분이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컨대 네이버 TV캐스트의 경우 유튜브와 달리 720p HD 화질 이상의 영상만 보려해도 이용자의 PC 자원과 네트워크 자원 일부를 이용해 다른 회원의 데이터 전송에 활용하는 `고화질 스트리밍 프로그램` 등을 설치해야한다. 방송사가 유튜브에 내놓던 콘텐츠는 방송 일부를 편집한 하이라이트 영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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