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데일리 안은혜기자] 대웅제약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형제들 각자 독립 경영에 나섰다.

대웅제약의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의 삼남인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사실상 경영권을 물려받은 가운데 나머지 형제들이 그룹 지주사인 대웅 지분을 매각하고 자회사 중 일부를 분리해 독립했다.

특히 윤재훈 전 부회장은 계열사인 `알피코프`로 독립하면서 동생인 윤재승 회장의 대웅제약 그룹 지배 체제가 완성됐다. 지주사인 대웅은 지난달 25일 보유하고 있던 알피코프 주식의 전량인 36만2468주(64.75%))을 379억1300만원에 처분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해당 주식은 윤재훈 전 부회장이 가져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알피코프 2대 주주였던 윤 전 부회장은 기존에 갖고 있던 지분율 29.75%에 대웅의 주식을 합쳐 총 94.5%의 지분을 확보, 알피코프 1대 주주가 된다.

대웅은 이미 이사회에서 알피코프 주식 전량 매각뿐만 아니라 계열 분리도 승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계열분리는 오는 31일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 경영에 참여해온 윤 전 부회장은 알피코프로 독립하게 되어 윤재승 회장이 그룹의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

윤 전 부회장은 지난달에만 9차례에 걸쳐 대웅 지분을 매각해 지분율이 9.7%에서 9.32%로 감소했다. 윤 전 부회장이 대웅 지분을 처분한 것은 대웅제약 경영에서 손을 뗀 2012년 이후 올해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인 윤재용 대웅생명과학 사장은 직접 회사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으며, 최근 대웅 주식 7만주를 장내 매도하면서 지불율을 크게 낮췄다. 현재 형제들의 대웅 지분율 스코어는 윤재승 회장이 11.61%로 가장 많고, 윤재훈 전 부회장이 9.32%와 윤재용 사장이 6.97%로 뒤를 이었다.

대웅이 대웅제약 최대지분을 통해 나머지 자회사와 손자회사 등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윤재승 회장의 경영권은 더욱 튼튼해지게 된 것이다. 윤 전 부회장이 알피코프를 독립해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대웅제약과의 사업관계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대웅제약 그룹은 대웅 아래 자회사 대웅제약, 알피코프, 대웅생명과학, 대웅바이오, 대웅경영개발원, 대웅개발, 산웅개발, 산웅엔지니어링, 팜팩, IDS&TRUST, HR그룹, 제주무비랜드가 있다. 또 손자회사로는 한올바이오파마, 힐리언스, 엠디웰아이엔씨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알피코프는 대웅제약에 연질캡슐을 공급해온 회사로, 일반에 널리 알려진 우루사와 이지엔6 등의 대표품목을 갖고 있다. 또한 마리아칼라스홀 등의 공연 사업과 레스토랑, 포토스튜디오, 남성월간지 ‘덴’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한편,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자신이 보유한 대웅 주식과 계열사 지분 전부를 그룹 재단에 기부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기부한 주식의 금액은 당시 종가 기준으로 660억원에 달했다.

당시에도 윤 명예회장의 행보는 윤재승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작업으로 분석됐지만, 일각에서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공익재단 기부’라는 통로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기업의 공익재단은 세금 감면 혜택이 있기 때문에 세금을 줄이기 위한 통로로 활용돼 왔다.

형제간의 복잡했던 대웅제약 지분구도가 깔끔하게 정리되는 분위기로 돌아서면서 ‘윤재승 호’ 대웅제약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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