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데일리 안은혜기자] 업계 1위 소주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출고가가 인상되면서 경쟁업체인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가격 인상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0시부터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1병당 961.7원이었던 가격을 5.6%(54원) 올려 1015.7원으로 출고가가 결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오투린’ 제조사 맥키스컴퍼니와 ‘한라산소주’ 등도 비슷한 수준으로 출고가를 올렸다.

롯데주류 측은 “내부적으로 소주 출고가 인상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류 업계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업계 1위가 가격을 인상하면 다른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예상 가능한 일이다. 다만, 가격담합으로 인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은 사실이 있기 때문에 처음처럼 가격이 당장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 역시 “지난 2008년 가격 인상 당시 업체 간 담합이 적발돼 대다수 업체들에게 과징금이 부과된 전례가 있어 이번 가격인상 이후에는 일정 기간을 두고 가격들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참이슬의 가격 인상은 여러 가지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첫 번째로는 대형마트, 편의점, 식당, 주점 등의 소매점에서의 가격 인상이다. 실제로 참이슬 출고가 인상으로 인해 일부 상인들은 소주 가격을 올릴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이들이 고려하는 인상폭은 500~1000원 가량이다. 이럴 경우 54원 올린 제조사의 인상폭에 비해 소비자의 부담이 너무 커 불만이 제기될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세금을 포함한 출고가가 54원 오른 것이고, 실제로 제조 원가는 25원이 올랐다”며 “소매점인 대형할인점의 경우 60~70원이 올랐고, 음식점 등은 100원 가량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류도매업체는 제조사에서 들여오는 가격에 일정 금액의 이윤을 남기고 소매점에 납품하는데, 유통 과정에서 10%의 부가가치세가 붙기 때문이다.

이번 가격 인상 요인에 대해서는 “제조비용이 올라 원가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 중 포장재 부분의 원가가 많이 올랐는데, 이는 신병 사용률이 높아진 것에서 비롯된다”며 “또 다양한 버전의 제품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종이박스 비용도 늘었고, 소소하지만 전기, 연료비 등의 공공요금이 3년 전에 비해 오르면서 원가를(25원) 올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트진로 측은 “음식점 등에서는 부동산 비용, 전열비, 인건비 등의 원가요인에 의해 적게는 2000원에서 5000원까지 소주가격을 받고 있는데, 이번 소주 가격 인상으로 보편적으로 받아오던 식당에서의 소주 가격은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참이슬 가격 인상에 이어 판매 2위 브랜드인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가격이 오른다면 식당 등에서의 소주 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커진다. 이와 관련해 롯데주류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다”며 “이전에 주류 가격이 비슷한 시기에 오른 것은 맞지만 가격결정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오른다 안 오른다 말 할 단계 아니다”라고 답했다.

담함 논란을 우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하이트진로 측은 “주력 상품인 소주의 원가 구조 등에 큰 차이가 없다보니 우리가 갖고 있는 원가 인상 요인 또한 타 업체와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타 소주 브랜드의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 또한 업계 1위 하이트진로의 가격인상은 다른 업체들의 인상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롯데 처음처럼이 오투린 · 한라산 등과 같이 참이슬을 따라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다면 점유율 등 매출상승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같은 값에 팔리지만 보다 싼 가격에 들여오는 소주판매를 업주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참이슬 가격 인상으로 하이트진로가 독보적인 판매 1위 자리를 이어갈 것인지, 눈치 보기 바쁜 롯데 주류가 언제쯤 소주 가격을 올릴 것인지 업계의 관심은 계속 될 전망이다.

한편, 소비자들은 참이슬 출고가 인상으로 맥주 가격도 오르는 것 아닌지 궁금하다. 이와 관련 하이트진로 측은 “(맥주가격 인상은) 현재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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