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 경기불황으로 ‘가치 소비’가 확산되는 등 변화하는 생활 패턴에 따라 사람들의 소비 형태 또한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동시에 신체에 가장 밀접하게 오랜 시간 착용하는 속옷 역시 기능, 디자인, 소재 등 연령과 취향에 맞게 출시되면서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특히 여성속옷은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도 자리 잡고 있다. 시스루(속이 비치는 소재의 의류) 패션이 붐을 일으키면서 더욱 패셔너블한 속옷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BYC, 쌍방울, 좋은사람들, 남영 비비안, 신영 와코루 등의 언더웨어 기업들의 경쟁 속에 SPA 브랜드인 유니클로, 원더아이스, 이랜드 미쏘시크릿, 에블린 등이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밖에도 보정 기능이 강화된 제품이 다양해지는 등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성들도 과감한 컬러와 트렌디한 디자인의 속옷 제품을 선호하고 있으며, 기술력과 신소재를 앞세운 언더웨어, 건강을 관리해주는 기능성 제품을 찾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남성용 보정 속옷은 2~3년 전만 하더라도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판매돼 왔다. 남성들이 몸매 보정 속옷을 직접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을 꺼려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장을 직접 방문해서 상품을 살펴보고 구매하는 남성 고객이 크게 늘어났다. 남성 속옷은 최근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인체공학적 설계를 강조하는 제품이 등장했다.

보이지 않는다고 단색의 컬러나 밋밋한 디자인만을 고집하고 있지 않다는 것. 겉으로 보여지지 않는 곳까지 꼼꼼히 신경쓰면서 ‘속옷도 패션’이라는 생각이 남녀 소비자들에게 퍼지면서 언더웨어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이너웨어 전문기업 BYC는 여성들의 다양해진 속옷 구매 패턴과 선호도를 알아보기 위해 ‘여성 란제리 구매 행태 및 선호도’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BYC마트 방문 고객 157명을 대상으로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실시됐다.

설문조사 결과, 많은 여성들이 속옷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패션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속옷에 대해 어떻게 인식 하고 계십니까?’에 대한 질문에 ‘속옷도 하나의 패션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디자인이나 컬러 선택에 신경 쓴다’가 31%, ‘외출 시 겉옷과의 코디를 위해 속옷 선택에도 항상 신경 쓴다’가 20%로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속옷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인식했다. 뒤이어 ‘기능이나 디자인에 어느 정도 신경 쓰는 편이다’(28%), ‘속옷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다’(12%), ‘보정이나 위생 등 기본적인 기능만 충족하면 되기 때문에 디자인은 신경 쓰지 않는다’(9%) 순으로 조사됐다.

기분전환이나 특별한 날 속옷을 구매, 선물하는 등의 소비 행태는 눈에 띄는 결과를 보였다. ‘기분전환, 특별한 날을 위해 속옷을 구매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질문에 20~30대의 75%가 ‘있다’ 라고 대답했고, 40~60대 응답자는 절반에 가까운 46%로 조사돼 눈길을 끌었다. 또한 ‘기분전환, 특별한 날에 속옷을 선물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질문에도 20~30대는 80%가, 40~60대는 58%가 ‘있다’라고 답했다. 20~30대의 경우 평소 편안하게 착용하는 기본 속옷과 기분전환·특별한 날을 위한 속옷 구매 지출 비용에서 차이를 보였다.

기본 속옷 구매 시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가격은 ‘3만원 이상~5만원 미만’이 49%로 가장 많았고 ‘5만원 이상~7만원 미만’(41%), ‘7만원 이상~10만원 미만’(7%), ‘10만원 이상~15만원 미만’(3%) 순이었다. 반면, 기분전환·특별한 날을 위한 속옷 구매에는 5만원 이상~7만원 미만이라고 한 응답자가 58%였으며, ‘3만원 이상~5만원 미만’(20%), ‘7만원 이상~10만원 미만’(13%), ‘10만원 이상~15만원 미만’(9%)이 뒤를 이었다.

이는 평소 입는 기본 속옷은 저렴하게 구매하지만 기분전환이나 특별한 속옷에는 자신을 위해 과감하게 소비하는 ‘포미족(For me)’의 구매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기본 속옷 구매 시 선호하는 디자인은 ‘심플한 스타일’이 55%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반대로 기분전환·특별한 날을 위한 속옷 디자인은 심플한 디자인(24%), 섹시한 스타일(24%), 화려한 스타일(24%), 고급스러운 스타일(22%) 등으로 고르게 나타났다.

BYC 관계자는 “설문조사를 통해 여성의 속옷에 대한 인식 변화와 자신을 위해 소비하는 ‘포미족’의 소비 형태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란제리의 경우 여성이 가장 밀접하게 착용하기 때문에 트렌드에 맞춰 심미성, 기능성 등을 강화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언더웨어 기업 좋은사람들 역시 기존 속옷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을 바꿔 ‘속옷=패션’이라는 인식을 갖고, ‘Creative’, ‘차별성’을 레드오션 속옷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만든 성공 요인으로 꼽고 있다.

안은혜 기자 (grace@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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