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초점을 맞추며, 어둠 속에서도 잘 볼 수 있게 해 주는 자동 초점 조절 콘택트렌즈가 등장했다. 액상 필름으로 돼 있으며 착용자에게 저조도에서도, 근거리나 원거리에서도 구별없이 완벽한 시력을 제공한다. 10년 내 상품화될 전망이다.

■각막이용, 콘택트렌즈 지속적으로 조절

이 놀라운 렌즈 시제품은 미국 위스콘신대 홍루이 장 박사팀에 의해 개발됐다.

장박사가 개발한 콘택트렌즈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착용자의 각막으로 사용자의 콘택트렌즈를 지속적으로 조절한다.

이들은 지난 달 이 연구결과를 미국립과학원(PNAS)저널에 소개했다. 개발에 영감을 준 것은 수백분의 1초 만에 시력을 자동적으로 조절하는 코끼리코물고기(elephant nose fish)의 눈이었다.

미 위스콘신대가 자유자재로 초점 조절이 되는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 이 신기한 렌즈는 비슷한 성질을 가진 코끼리코물로기의 눈에서 착안된 것이며 10년내 상용화될 전망이다. 사진=위키피디아
미 위스콘신대가 자유자재로 초점 조절이 되는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 이 신기한 렌즈는 비슷한 성질을 가진 코끼리코물로기의 눈에서 착안된 것이며 10년내 상용화될 전망이다. 사진=위키피디아

물고기의 눈에서 아이디어를 빌어온 인공눈은 컵같은 빛 수집기를 가지고 있다. 오른쪽은 이 렌즈를 앞에서 본 모습. 사진=PNAS
물고기의 눈에서 아이디어를 빌어온 인공눈은 컵같은 빛 수집기를 가지고 있다. 오른쪽은 이 렌즈를 앞에서 본 모습. 사진=PNAS

연구팀은 노안(또는 원시)인 사람의 눈으로 완벽하게 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같은 렌즈 개발에 나섰다. 원시 시력을 가진 사람은 눈의 렌즈가 굳어져 가까운 물체에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진다. 전세계 10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같은 원시, 또는 노안이며, 이들 가운데 절반은 적절한 시력 교정수단을 갖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콘택트렌즈나 라식 같은 외과수술이 시력개선 효과를 가져다 주는 반면 이전보다 밤시간에 보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명도대비 차와 감도도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 놀라운 콘택트렌즈(시제품)개발을 위해 눈에 맞는 부드럽고 유연한 소프트렌즈에 초소형 태양광 컴퓨터와 전자회로를 적용했다.

장 박사는 “연구팀이 엄청나게 작고 저조도에서도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빛에 엄청나게 민감한 이미지센서 설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끼리코물고기의 눈에서 착안

연구진은 코끼리코물고기의 눈 구조를 본 떠 이같은 획기적인 렌즈를 만들 생각을 해냈다.

이 물고기는 독특한 형태의 망막을 가지고 있어 진흙탕 강물속의 어두운 곳에서도 탁한 물속에 숨어있는 포식자를 찾아낼 수 있다.

이 물고기의 망막은 측면 반사벽을 가진 깊은 컵처럼 된 구조로 돼 있다. 이같은 디자인은 물고기가 눈으로 빛을 모으고 특정파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청색은 전기수신기, 녹색은 중앙 신경계, 붉은 색은 전기 기관. 사진=위키아완드닷컴
청색은 전기수신기, 녹색은 중앙 신경계, 붉은 색은 전기 기관. 사진=위키아완드닷컴

연구팀은 이같은 자연속의 디자인을 차용, 이 자동초점 콘택트렌즈에 수천개의 아주 작은 빛 수집기를 포함시켰다. 손가락처럼 튀어나온 빛 수집기의 내부는 반사용 알루미늄으로 코팅돼 있다. 들어오는 빛이 손가락형태의 빛수집기를 때리면 이는 측면반사벽에 의해 초점이 맞춰진다.

장박사팀은 인공지능 초점렌즈를 연구실용으로 만든 기계눈의 시력을 향상시키는데 사용했다.

■실리콘오일과 물같은 물질 이용...머리카락 굵기까지 분간

이들은 또한 이 렌즈용 재료로 실리콘오일과 물같은 혼합되지 않는 물질도 테스트하고 있다.

연구팀의 실험에서는 물방울 물질이 플렉서블플랫폼 위의 챔버에 놓였다. 한 쌍의 전극은 각 액체의 표면장력을 다르게 만드는 전기장을 발생시켰다. 이는 물방울 물질이 서로 다른 초점 길이를 만들도록 압박(squeeze)하는 힘으로 작용했다.

인공렌즈는 이 기술을 이용해 사람 머리카락 굵기 수준인 2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물질까지 초점을 맞춰 분간해 낼 수 있었다.

빛 수집기는 유리로 됐으며 손가락처럼 튀어나왔다. 이 내부는 반사알루미늄으로 코팅돼 있다. 사진=PNAS
빛 수집기는 유리로 됐으며 손가락처럼 튀어나왔다. 이 내부는 반사알루미늄으로 코팅돼 있다. 사진=PNAS

연구팀은 또한 벌레와 절지동물의 겹눈에서 영감을 받은 또다른 렌즈도 개발했다. 벌레의 눈은 수천개의 개별 마이크로렌즈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특정한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각기 다른 방향을 향하게 된다.

장박사팀은 이를 응용해 유연한 인공마이크로렌즈 어레이를 개발해 냈다.

각 마이크로렌즈는 실리콘나노와이어로 만들어진다. 이들은 합쳐지면서 액체렌즈보다 훨씬 더 높은 해상도를 제공해 주었다.

이 콘택트렌즈에는 초점에 변화를 주기 위한 엄청나게 작은 전원이 내장된다. 연구팀은 렌즈연구와 함께 태양광에서 전자를 모아 전기를 만들어주는 솔라셀 관련 연구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나노구조 네트워크에 에너지를 저장하는 내용이다.

장박사에 따르면 이는 기존 태양광패널이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되지만 기기 안에 저장장치를 추가하는 것은 새로운 시도다.

연구팀은 추가로 작업할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 조그만 태양광셀이 렌즈를 가동시키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박사는 이 렌즈가 상용화되더라도 기존 콘택트렌즈보다 비싸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렌즈시장은 엄청나며 가격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구 기자 (jklee@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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