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우리 금융시장도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고유가, 고물가가 이어졌고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코스피지수 1,000선이 붕괴되는 등 급격한 불안감이 확산됐다. 금융위기 속에 외화차입의 길은 막혔고 결국 은행들은 정부의 지급보증을 받아야 하는 처지로 몰렸다.

연초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환율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이르자 환헤지 파생상품인 ‘키코(KIKO)’에 가입한 중소기업이 환차손이 발생해 위기에 봉착했다. 환율이 하락하는 시점에 환변동에 대비해 키코에 가입한 중소업체들은 환율 급등에 장부상으로는 흑자임에도 평가손실로 적자전환하는 등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했다. 결국 코스닥기업인 태산LCD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고환율에 따른 여파는 중견•중소기업을 강타했다.

11월 피해를 입은 100여개 기업은 은행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2010년 1월 서울중앙지법이 내린 판결에서 “부당하지 않고 계약유효”하다는 원고 패소 결정이 내리지면서 또한차례 논란이 됐다.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은 근시안적 정책이 실제 기업에 미치는 여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다.

키코로 인한 피해기업 공동위가 검찰 수사 촉구 결의대회
키코로 인한 피해기업 공동위가 검찰 수사 촉구 결의대회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