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건축가 윤창기의 서울여행]서울의 이면도로 문화, 한류가 될 수 있다

발행일시 : 2016-04-26 07:30
[건축가 윤창기의 서울여행]서울의 이면도로 문화, 한류가 될 수 있다

외국(유럽이나 미국)과 비교하여 볼 때, 우리나라의 가로(街路) 문화의 특징은 주(간선) 도로에는 큰 빌딩들이 들어섰고 이면도로에는 주로 근린 생활 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주 도로의 빌딩에 상주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 시설과 그 블록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매우 독특한 이면도로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면도로는 생활도로로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어 있지 않는 폭 9m이하의 도로를 말한다. 주 도로를 보통 건축법상으로는 간선도로라고도 하는데 그 간선도로변으로 형성돼 있는 건물의 부동산 가격은 주로 그 블록에서 가장 높다. 이유는 주로 주 도로의 교차로에 전철역이나 버스정류장 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이나 상업시설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건축법적으로 상업지역과 준상업지역 등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즉, 상업시설과 근린생활시설 그리고 오피스텔 및 주상복합아파트등으로 형성되어 있고 주로 전철역 주변으로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건축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 가로변에서 바로 안으로 들어가면 이면도로 문화의 풍경이 나타난다. 이러한 풍경에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놀라워한다. 쭉 뻗어 있고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근린생활시설들의 간판으로 길거리 간판 문화(밝은 빛)에 놀라고, 대부분 밤 늦게 까지 열어놓고 상가들과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림에 놀란다. 그리고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는 곳을 많은 차들이 끊임없이 다니는 혼잡한 도로 상황에 놀라곤 한다.

왜 이렇게 이면도로 상권이 생긴 걸까? 그것은 주간선도로의 부동산 가격이 비싸 대기업, 중소 브랜드 그리고 작은 영세상업시설 순으로 지역상권이 자리잡고 주도로에 자리할 수 없는 근린 생활시설이 들어오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면도로(생활도로)의 교통 문제가 발생하고 교통사고 사망률도 생활도로에서 사망자가 주(간선) 도로 보다 훨씬 높다.

천호4거리 주도로의 일요일 저녁 풍경 <천호4거리 주도로의 일요일 저녁 풍경>

사진 속의 강동구의 중심인 천호4거리의 주 도로(간선)의 일요일 저녁 풍경을 보자. 큰 건물들로 형성된 넓은 도로가 있지만 주로 보이는 풍경은 건물1~2층에 켜져 있는 밤 늦게까지 영업하지 않는 대기업 또는 이름있는 회사들의 홍보성 간판의 불빛들이며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그와 반대로 이면도로는 자정이 넘은 시간인 일요일에도 대낮 같다. 그리고 비교적 낮은 빌딩 전체가 근린생활 시설로 꽉 차 있다.

천호 4거리 이면도로의 일요일 저녁풍경 <천호 4거리 이면도로의 일요일 저녁풍경>

서울의 이면도로 문화

필자는 이면도로에 대해 좀더 체계적인 시스템이 적용된다면 훨씬 사람들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최근에 계획되는 신도시나 주거지역은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부터 근린생활 시설군들이 상가주택 처럼 형성되어 있다. 때에 따라서는 그 상가주택군들이 공방 거리, 카페거리, 음식거리 등 성격이 형성된다. 그런데 이 공간을 보면 주차공간이 부족하여 이면도로는 상가 앞쪽으로 쭉 길을 따라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사람들이 오히려 삼삼오오 도로의 중앙으로 다닌다. 통행하는 차량이 있으면 그때마다 길을 터주는 희한한 광경이 반복된다.

또한 가끔은 지자체에서 거리지도 등을 만드는 등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외국인들이나 타지역 사람들을 유입시키고 있다. 물론 도쿄, 홍콩과 싱가폴 등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유럽사람들이나 중국사람들의 눈으로 바라볼 때는 이상하게 보여질 수 있다.

[건축가 윤창기의 서울여행]서울의 이면도로 문화, 한류가 될 수 있다
건대 전철역 근처 이면도로 풍경 <건대 전철역 근처 이면도로 풍경>

서울의 이면 도로 문화, 세계의 도로를 바꾼다

지금의 이면도로는 개선이 되어야 사람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무엇보다도 교통사고의 위험을 줄이려면 보차분리의 영역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현재 제주도에서 새롭게 신축하는 이면도로안의 건물들처럼 이면도로 안의 건축물에도 건축선을 지정하여 도로에서 일정 거리(약2~3m정도 인도나 공개공지로 활용하기 위해)의 간격을 두도록 한다. 즉, 미리 건축선을 지정하여 부족한 보행길을 터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건축주가 손해를 볼 수 있지만 그런 경우에는 특별한 인센티브를 적용시켜 주면 큰 무리 없이 편리한 도로가 만들어 질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이면도로의 빛 공해를 줄이기 위해 마구잡이로 형성되어 있는 간판의 빛을 적절히 조정해 주는 가이드가 필요하다. 일부 지차체에서 이미 적용하고 있지만 주도로에서 간판정비를 위해 지원금을 주는 정도로 실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사람들이 살고 있는 주거지역의 가로 정비까지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영세한 이면도로안의 근린생활시설부터 간판 정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활성화된 이면도로에 모여든 사람들을 위해 대도로 변에 지차제의 문화시설 또는 공공시설을 이면 도로로 구축하는 것이다. 간선도로와 이면도로의 사이에 끼어 위치한다면 이면도로에 모여드는 사람들에게 부족한 광장이나 공원 등 공공시설이나 문화시설의 공개 공지나 주차장을 공용화 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범죄에 대해 보다 안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범죄와 사고의 대부분이 생활도로(이면도로)에서 발생하는 점을 잘 연구하여 범죄예방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어두운 밤거리가 아닌 환한 밤거리가 되도록 이면도로에서 늦도록 영업하는 가게의 매장의 빛과 그들의 간판을 더 이상 공해가 아닌 범죄예방에 이용될 수 있도록 주거지역안으로 이들의 근린생활 시설들은 그룹화하여 음주문화는 밖으로 조용한 카페 및 등의 가게는 주거지역 안쪽으로 정비하여 들여 놓는 것이다.

이렇게 이면도로 안의 상가들을 재구축하여 현실성 있는 거리문화를 형성한다면 우리만의 새롭고 독특한 작은 마을 공동체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노인을 위한 사회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도 발전시켜야 하는 도시문화이다.

어떻게 정비해나가느냐에 따라 이면도로의 문화는 우리나라 문화를 넘어 동남아시아와 세계인들의 문화와 함께 할 수 있다. 우리의 도로 문화가 베트남이나 태국 등 KPOP문화의 하나로 받아들여져 그들의 도로 문화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도로에서 문화가 탄생하고, 그 문화가 세계 속으로 향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지 않을까?

윤창기 changkiyun@naver.com 필자는 영국 AA School에서 도시계획과 건축학부분 석사학위를 받고 베니스 비엔날레, 국토부 장관상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는 경암건축 대표이자 수석 건축가이다. 런던과 바르셀로나, 아부다비 등 해외 여러 곳에 플로팅 관련 작품이 있으며, 한강시민공원의 플로팅 스테이지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이 성남, 여수 등 전국 곳곳에 펼쳐있다.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문화 콘텐츠의 장으로서의 건축을 꿈꾸는 건축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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