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많은 고민이 따랐을까. 1년 7개월 만에 다시 돌아온다는 것은 꽤 큰 부담이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불안감과 예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중압감까지 더해지면 쉽사리 새 제품을 내놓게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팬택은 과거 그렇게 버텨왔고, 다시 또 새로운 제품을 들고 나왔다. 첫 인상은 나쁘지 않다. 일단 디자인부터 기존과 달라 보인다. 새롭지만 익숙한 그런 모양새다.

팬택 ‘스카이 아임백(IM-100)’을 22일 서울 상암동 팬택 R&D센터에서 열린 론칭 간담회에서 직접 체험해봤다.

팬택 '스카이 아임백'
팬택 '스카이 아임백'

◇ 첫 번째 고민 – 디자인 : 겉은 PMP, 속은 스마트폰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제품은 먼저 사진으로 보게 된다. 오프라인 매장에 진열된 모습을 관찰하기도 한다. 일단 만져보기 전까지 가장 중요한 구매 포인트는 디자인이다.

‘아임백’은 디자인부터 새롭다. 새롭다기 보다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습이다. 그간 스마트폰은 얇고 가볍게 또는 얇아보이게 만드는데 주력했다. 둥근 곡선을 주로 사용하기도 했다. 아임백도 모서리를 살짝 둥글게 말아 올렸지만 전체적으로 거의 완벽한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팬택은 ‘아임백’의 디자인을 ‘세련된 절제미’라고 표현했다. 심플한 조형과 정제된 디자인으로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훌륭한 미사여구를 곁들었지만 실제로 본 첫인상은 과거 휴대폰과 결합하기 전의 MP3플레이어나 PMP 등을 연상케 했다. 측면을 뚫고 들어간 휠 키 덕분에 근사한 오디오 플레이어 같기도 하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DAP와도 비슷하다.

팬택 '스카이 아임백'
팬택 '스카이 아임백'

이러한 디자인은 스카이의 휴대폰인 ‘IM-U100’과도 맞닿는다. ‘IM-U100’을 출시한 팬택은 이 제품을 PMP폰이라 불렀다. 명칭은 PMP였지만 디자인은 영락없는 휴대폰이었다. 아임백은 그 반대다. 생김새는 PMP인데 실제는 스마트폰이다. 의도하지 않았다면 우연치고는 잘 맞는다.

전체적으로 정말 깔끔하다. 이통사 로고도 스카이 로고도 모두 제외했다. 바디 자체를 메탈에 적용되는 정밀 가공 기술을 활용했다. 그러다보니 골드 색상의 휠키와 후면 LED 부분이 도드라진다.

두께는 7.8mm, 무게는 130g이다. 화이트 색상의 경우 131g이다. 화면 크기는 5.15인치다. 샤프의 풀HD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전면 하단의 외부 버튼을 제외한 대신 소프트키를 넣었다.

◇ 두 번째 고민 – 차별화 : 무선충전 뮤직 폰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은 저마다 하나 이상의 무기를 손에 쥐고 있다. 가격만 저렴하다고 해서 능사는 아닌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최근 출시하는 보급형 모델에 프리미엄에 준하는 기능들을 집어넣고 있다.

팬택은 높은 성능의 포터블 오디오 성능과 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무선충전 기능을 ‘아임백’에 탑재시켰다.

‘아임백’은 퀄컴 스냅드래곤 430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동작한다. 스냅드래곤 430 패키지에는 퀄컴의 최신 오디오 코텍 칩인 WCD9326을 결합시킬 수 있다. 아임백도 내장돼 있다.

우선 퀄컴의 APT-X 코텍을 지원한다. 블루투스 이어폰, 스피커에서 CD 수준의 고음질 음원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기존 블루투스 규격인 SBC 코덱에 비해 더 높은 압축 효율을 갖추고 있다. 지연 시간도 짧다.

사용자가 보유하고 있는 이어폰 임피던스에 맞게 자동으로 최대 음량 조정이 되는 자동 임피던스 체크 기능이 지원된다. 무손실 음원 FLAC 재생과 DRE 성능을 기존 110dB 대비 123dB로 향상시켰다.

휠 키로 동작하는 원 플레이어
휠 키로 동작하는 원 플레이어

사실 아임백의 매력은 다음이 중요하다. 타 스마트폰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휠’이 가진 매력이 숨어있다.

‘휠’은 총 4개의 제스처를 인식한다. 짧게 또는 길게 누르기와 느리게 또는 빠르게 돌리는 제스처를 알아 듣는다. 이 4가지 방식으로 음악과 영상을 좀 더 쉽게 조절할 수 있다.

‘휠’을 누르면 ‘윈 플레이어’가 작동해 음악 앱으로 바로 진입한다. 화면 좌측 상단에 뜨는 원플레이어는 중앙 원을 중심으로 휠 키와 함께 움직인다. 예전 스카이 피처폰에서 제공하던 기능을 가져와 새로 디자인했다.

음원들을 이동할 때, 볼륨을 높이거나 줄일 때는 휠을 위아래로 돌려 조절할 수 있다. 이 때 휠을 천천히 끊어 돌리면 총 100단계로 나뉜 볼륨의 수치가 ‘1’씩 미세하기 오르내린다. 빠르게 돌리면 ‘20’단위로 조절된다.

미세하게 동작하는 휠 키
미세하게 동작하는 휠 키

영상을 볼 때는 1초 단위로 구간 이동을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영상을 볼 때도 유용하겠지만, 강의 영상이나 어학 학습을 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을 듯 하다. 현장에서는 아임백 티저 영상을 통해 구간 반복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휠 키는 음악과 영상에만 쓰이지 않고 카메라에서 또는 잠금을 풀 때도 사용 가능하다. 카메라 앱에서는 촬영버튼이 되기도 하고 셀프 타이머를 작동시킬 수도 있다. 기존 베가에서 사용하던 셔터 버튼을 드래그하는 ‘당겨서 찰칵’과 비슷한 기능을 구현한다. 휠 키를 누르고 돌리면 잠금 화면이 풀리면서 화면이 켜지기도 한다.

후면 LED를 통해 각종 알림을 확인할 수도 있다. 총 7개의 색상을 지원한다. 설정 창에서 해당 기능을 LED 색상에 배치할 수 있다. 소프트키 배열도 바꿀 수 있다. 최대 5개까지 추가가 가능하다. LED와 마찬가지로 설정 창에서 넣고 뺄 수 있다.

무선 충전도 지원한다. 기존 무선충전 자체 지원 스마트폰은 프리미엄폰에 한정돼 있었다. ‘아임백’은 국내 출시된 무선충전 스마트폰 중 가장 저렴하다. 충전 속도는 유선 대비 약 70%에서 80% 수준이다. 유선을 통해서는 팬택이 베가에서 지원하던 퀵차지를 그대로 가져왔다.

이 밖에 구글 안드로이드 6.0.1 마시멜로를 적용했다. 2GB 메모리와 외장 메모리 슬롯을 지원한다. 우측 상단에 유심과 함께 장착할 수 있는 트레이가 숨어있다. 배터리는 3000mAh다. 후면 1300만 화소, 전면 500만 화소 카메라가 배치됐다.

아임백의 단짝인 '스톤'
아임백의 단짝인 '스톤'

◇ 세 번째 고민 - 확장성 : 스톤

‘아임백’의 가격은 44만9900원이다. 올해 출시된 보급형 스마트폰과 견주면 살짝 아쉬운 가격이다. 하지만 반전이 있다. ‘아임백’과 함께 번들 제공되는 ‘스톤’을 본다면 돌아섰던 마음이 다시 ‘백(Back)’할 수도 있다. ‘아임백’이 아니라 ‘아임백돌’이다.

팬택은 ‘스톤(STONE)’을 액세서리가 아닌 하나의 또 다른 디바이스로 봐주기를 원하는 듯 하다. 엄밀히 말하자면 LED를 내장한 무선충전 지원 블루투스 스피커다. 아임백과는 앱으로 호환된다. 아임백을 올려놓기만 하면 자동으로 충전 및 페어링 된다.

기본적으로 3W의 스피커 2개와 우퍼를 지니고 있다. 저음역에서 고음역까지 한 대로 재생하는 전대역형 블루투스 스피커다. 저음 상쇄를 막기 위한 인클로저을 채택했다. 풍부한 고품질의 중저음 재생을 위해 패시브 라디에이터 기술도 접목시켰다. 360도 서라운드 재생도

가능하다. ‘IM-100’은 ‘STONE’과 연계한 뮤직라이프를 즐길 수 있도록 32GB의 충분한 용량의 내장 메모리와 최대 2TB까지 지원하는 외장 메모리 슬롯도 제공한다. 자체적으로 2600mAh의 배터리를 갖추고 있어 전원 없이도 야외에서 사용 가능하다.

무드램프는 단일 색상뿐만 아니라 촛불, 오로라, 파도, 반딧불 등과 같은 다양한 패턴도 지원한다. 아임백과 마찬가지로 중앙에 골드 색상의 휠 키가 배치됐다.

아임백에서 지원하는 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스톤을 활용할 수 있다. 알람 설정을 통해 아침에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깰 수 있다. 출근 알람을 설정해두고 일일이 시계를 쳐다보지 않아도 된다. 퇴근 시간을 정해두면 불빛으로 반긴다.

각종 휴대폰 알림도 스톤을 통해 보거나 들을 수 있다. 알림별로 조명색을 설정해 두면 불빛만 보고 어떤 알림인지 판단할 수도 있다.

잠들기 전에는 취침 예약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무드램프가 점차 줄어들면서 음악 재생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

김문기 기자 (moon@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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