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상하이에서 교육 겸 회의가 있어 참가한 일이 있다. 업무상 해외에서 일을 보는 경우가 많아 출장을 갈 때면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늘 빠트리지 않도록 하곤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번 경우엔 노트북 컴퓨터의 마우스를 빠트렸다. 마우스 하나 빠트린 게 대수롭지 않을 수 있으나 늘 마우스를 쓰던 사람이 실제로 교육을 받거나 프레젠테이션을 급하게 만들 경우나 메일을 써야 할 경우에 막상 없으면 그 불편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다고 마우스를 바로 사러 나가는 것도 쉽지 않고 근처에 컴퓨터 스토어가 없으면 해외 체류 기간 내내 겪어야 할 불편은 말로 다할 수 없다. 다시는 빠트리지 말아야 하지 하고 결심하지만 때때로 빠트리는 경우가 있다. 일정관리에는 자신 있던 필자도 이런 일이 생기면 아직 허점이 있다는 반성을 하곤 한다.

지난 해에 문화재 해설을 위한 교육을 받을 때였다. 교수님의 중요한 설명이 있어 참고 도서에 적으려고 했더니 필기도구가 없었다. 옆 사람들의 눈치를 봐가며 누가 혹시 여분의 볼펜이 없나 살펴보다 강의도 제대로 듣지 못한 채 아까운 시간을 다 보냈다. 특히 출석부를 기재해야 하는 경우 필기도구가 없을 땐 불필요한 시간을 소비하기도 하고 답답함에 두고두고 후회를 하게 된다.

이런 일은 출근 시간에도 반복된다. 급하게 나오다 지갑을 놓고 나와 낭패를 겪기도 하고 전화기를 빠트려 어디에 두었는지 여기 저기 헤맬 땐 어제 마신 소주 탓이나 건망증을 탓하다 하루를 후회 속에 보낸다. 대개의 직장인은 출근시에 지갑, 열쇠, 휴대폰은 기본으로 챙겨야 하고 이에 더해 이어폰, 휴대폰 충전기까지 지녀야 하다 보니 무엇을 빠트렸는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스마트폰이란 개념이 없을 무렵 지갑과 열쇠 하나면 충분했고 거기에 책이나 신문 한 부 정도 더 챙기면 됐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온 몸에 전자제품으로 가득 두르게 되었다. 이렇게 소지품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사소한 습관이 시간을 낭비하게 한다.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또 다른 시간 낭비의 요소를 쉽게 접한다. 요즘에는 전화보다는 카톡과 같은 다양한 메신저들로 인해 업무에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다. 실제로 대화방을 통해서 안부를 전하다 보니 실제로 전화를 하거나 만나 안부를 것조차 줄어든다. 이러한 메신저는 무료로 사용하고 언제든지 메시지를 남길 수 있어 편리해 개인적인 모임이나 업무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그런데 이렇게 개인적이든 업무적인 용도이든 많은 대화방을 갖다 보면 그 관리도 쉽지 않다. 가족 대화방에서부터 친구, 친지, 회사동료, 동창, 각종 모임 등등 다양한 대화방을 열어 놓다 보니 언제 그런 게 만들어 졌는지 기억조차 없을 때가 많다. 자신과 직결되지 않는 불필요한 대화까지 읽어야 하다 보니 바쁜 직장인에겐 하루 일과를 뺏기는 일이 많다. 그리고 넘쳐나는 대화방으로 인해 사무실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전화기에 매달리는 직장인을 쉽게 볼 수 있다.

사람마다 소지품을 챙기거나 메신저의 대화방을 관리하는 것은 그야말로 간단하고도 사소한 일상관리이다. 하지만 그 사소한 일상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생기는 시간의 낭비와 스트레스는 다른 이가 아닌 자신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그런데 그것이 습관으로 굳어졌을 경우, 시간이 오래 경과되다 보면 개선시키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이 시도해보길 권한다. 그림 1과 같이 표를 만들어 놓고 하나하나 정리하다 보면 생각지도 않은 해결책이 쉽게 나올 수 있다.

그림 1 일상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요소와 개선방법
그림 1 일상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요소와 개선방법

그림 1처럼 시간을 낭비하는 요소를 실제로 일어난 이유를 천천히 적다 보면 생각보다 쉽게 스스로 대책을 세울 수 있고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사실 아주 간단한 행동들이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사소한 행동 변화가 하루를 바꾸고 한 달을 바꾸고 한 해를 바꿀 수 있다. 필자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거기에서 경험했던 사항이다. 무엇이든지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새 전문가의 길에 서게 된다는 것을 여러분도 체험하게 될 것이다.

백승우 swbaek@hanmail.net 그랜드하얏트서울 상무이며, 하루 24시간도 부족할 것 같은 필자는 자신만의 시간관리로 호텔리어, 사진가, 교수, 궁궐 문화역사 해설가, 작가 등 다양한 활동을 즐겁게 하고 있다. 최근 클래식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고 싶다며 콘트라 베이스에 도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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