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무량수경’은 2015년 10월에 현대 무용을 하는 친구의 초대로 본 공연이었다. 한국에서 무용을 공부하고 싶어서 무장적 한국으로 온 친구로 나이는 필자보다 어리지만 참 존경받을 만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이 공연은 안무연출가 윤민석 선생님 작품으로 불교 경전을 무용으로의 표현으로 대중에게 가깝게 소개하고 새로운 공연 형태를 개발하고자 시도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하였다.

안무가인 윤민석 선생님은 70년대말부터 프랑스를 중심으로 안무 활동을 하며 다른 장르와의 융합, 한국 무용의 접목 등을 꾸준히 진행해오신 분으로. 1997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8대학 무용과를 수료하고, 조세프 루시리오 무용단에서 무용수로 활동하며 프랑스의 여러 축제를 통해 활발한 안무 활동을 펼쳤다. 이 시기 유럽 현대무용을 한국무용에 접목시키고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움직임을 연구했다. 윤 대표는 프랑스에서 꾸준히 다른 예술장르와의 작업을 시도해 음악가 알랭 크램스키, 미셀드네브와 함께 작업했고, 아프리카의 여성감독 사라말도르 감독의 단편영화(밀란A,C)의 안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는 귀국 후 2004년 ‘춤으로 푸는 고전’(이름없는 Sans nom), 2005년과 2006년 모다페 연속 초청, 2006년 ‘우리춤 빛깔 찾기 11’(잠깐 멈춰 서면), 2007년 평론가가 뽑은 크리틱스 초이스(moment, hummm...movement 그것은) 등을 통해 유럽 현대무용을 한국무용에 접목시켰다. 2011년 마묵무용단을 창단, ‘하얀코끼리’, 2012년 ‘낯선기류’, 2013 ‘아난아, 아난아(능엄경)’ 등 불교와 동양사상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또 티베트어로 ‘중음’이라고 해석되는 공연 ‘바르도(Bardo)’를 통해 시공간 사이에 깨달음을 표현하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관무량수경은 아미타경, 무량수경과 함께 정토삼부경의 하나이며 불교정 토신앙의 근본 경전 중의하나이다. 이 경전은 극락정토의 장엄함과 그 곳에 주재하는 무량수불과 좌우에서 보좌하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생각하는 내용으로 되어있는 데, 경전에서는 ‘왕사성의 비극’이라고 하는 비극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왕사성의 태자 아사세가 부왕인 빈파시라를 가두고 왕위를 빼앗으려고 하자 왕후 위제희는 부처님께 지성으로 예배하고 왕을 구해주기를 빌었다. 이에 부처님은 극락정토를 보여주고 십육관법(十六觀法)을 일러주어 왕비를 깨닫게 하였다. 한편 아사세는 부친을 살해한 후 창독이 올라 죽어가게 되었을 때 부처님을 만나 자비로 구제를 받게 된다. 쉽게 말하면 악인도 구제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윤민석 안무가는 한국으로 돌아 온 이후부터 하얀코끼리, 낯선기류, 아난아 아난아(능엄경) 등 불교적인 관념을 무용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작품은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시작한다. 빛과 스모그, 단순한 음향을 통해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을 하게 만든다. 유럽 무용단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그림자를 활용한 표현력이 한 무용가의 동작이 두 사람의 표현처럼 느껴질 만큼 효과적인 연출력을 발휘한다. 다소 거친 구조물들을 활용한 안무는 불교 경전을 표현했다는 다소 딱딱할 것 같은 생각을 오히려 현대적으로 바꾸어 더 어리둥절한 느낌이 든다.

공연이 중반 이후로 접어들면 점점 속도를 제어하는 연출력에 마음을 열게 되고, 스모그 사이로 빛을 가르는 무용수들의 동작에 눈을 떼기 힘들 정도가 된다. 공연이 끝나니 뭔가 속이 후련해 지는 낌이었다.

필자가 현대 무용을 좋아하는 이유는 보통 대사가 있는 연극이나 뮤지컬 보다 보는 사람에 따라 각자의 해석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대사로 정해지지도 않고 연기로 주어지지 않는 나만의 세계에 빠져들 게 만들어 주는 시간이다. 무용 공연을 보고 나면 공연에서 무엇을 표현하려고 했는지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데, 굳이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 지 해석하려 하지 말자.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 지 눈주름으로 찾아내려 하지말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따라 마음으로 보면서 자신만의 감상을 가져보자.

최대선기자 demian71@nextdaily.co.kr 직장인의 삶, 바쁘기만 했던 19년을 과감히 접고 행복을 찾아 세계 다른 지역의 친구를 찾아 여행을 다니고 있는 울타리 밖으로 나온 영혼을 자처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혼자 지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는 데, 혼자 놀기에 익숙하지 않은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아이템을 찾아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 같이 놀기, 여행가서 현지인처럼 놀기 등 혼자 놀기를 같이 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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