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이템을 해야 창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창업을 하고 싶은데 막막합니다.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창업 강의를 할 때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매일 아침 메일함을 열어보면 창업에 대한 고민이 담긴 메일들이 적게는 수 십 통에서 많게는 수 백 통씩 들어와 있다. 사람들마다 각자의 사연과 고민이 있고, 그 속엔 밤잠을 설쳐가며 고민한 흔적과 절박함도 묻어 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역으로 묻는 질문이 있다.

“‘이건 참 문제야. 이렇게 바뀌면 참 좋을 텐데….’라고 생각했던 것이 있습니까?”
“갑자기 생각이 잘 안 난다고요?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것 없어요. 그냥 요즘 자신을 가장 성가시게 하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일부터 떠올려보세요.”

이 질문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냐고...?

No pain, No gain.

위 속담은 우리가 잘 알고 있듯,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고통이란 ‘노력’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의 다른 말로, 자신이 목표한 바를 이루려면 고통스러울 만큼 피 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속담은 다른 시각에서 보면, 창업 아이템을 찾는 핵심 비법을 내포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때의 Pain(고통)이란 앞에서 해석한 고통과는 대비되는 완전히 부정적인 감정으로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없어서 겪게 되는 불편함, 번거로움, 불만, 문제 등을 말한다. 더 멀리, 더 빠르게 가지 못해 불만인 사람들이 자동차, 기차, 비행기 등을 만들었듯이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은 불편함이 낳은 발명품들의 총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Pain이 없다면 창업 아이템도 있을 수 없으며, 우여곡절 끝에 창업을 했다고 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Pain을 정의하고, 그 고통을 없앨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면 그 창업은 절반의 성공은 한 셈이다. 실제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런 해결책을 제시한 상품을 두고 Painkiller(진통제)라고 부른다. 머리가 아플 때 돈이 얼마든 두통약을 사먹을 수밖에 없듯이,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은 출시하자마자 큰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 실제 창업에 성공한 사람들을 보더라도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통, 불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사업화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그 소리는 자신의 내면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고, 타인으로부터 전해들은 것일 수도 있다.

1976년, 스티브 잡스가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애플Ⅰ을 개발한 것은 기존 컴퓨터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컴퓨터가 크고 비싸니 불편하기 짝이 없군! 더 작게, 더 저렴하게 만든다면 누구라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텐데 말이야.”

세계 최대 파일 공유 서비스 드롭박스의 CEO 드류 휴스턴도 기존의 저장 장치에 불편함을 느끼고 창업을 했다. “매번 USB나 외장하드를 들고 다니는 건 매우 번거로운 일이야. 깜빡하고 안 들고 오거나,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큰일이잖아? 다른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순 없을까?”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의장이 ‘지식인’을 네이버의 대표 서비스로 내건 것도 인터넷 초창기 포털 사이트들의 한글 검색 능력이 하나같이 뒤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존의 검색 포털들은 한글 DB가 너무 부족해서 검색 결과가 불만족스러워. 정말 궁금한 것들은 검색해도 찾을 수가 없고. 뭔가 새로운 게 필요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 설립자 레이 준은 기존 스마트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불만을 가졌다. “우리 중국인들의 특성에 꼭 들어맞는 스마트폰이 없어. 시중에 나와 있는 것들은 뭔가 좀 부족하단 말이지. 중국인들에게 최적화된 스마트폰이 필요해.”

전화성 glory@cntt.co.kr 씨엔티테크의 창업자, CEO이자 현재 KBS 도전 K 스타트업 2016의 심사위원 멘토이며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KAIST 학내벤처 1호로 2000년 창업하였고, 전산학의 인공지능을 전공하였다. 14년간 이끌어온 씨엔티테크는 푸드테크 플랫폼 독보적 1위로 연 1조 규모의 외식주문 중개 거래량에 9년 연속 흑자행진중이다. 경제학을 독학하여 매일경제 TV에서 앵커로도 활동했고, 5개의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기도 하다. 푸드테크, 인공지능, 컨텐츠 생산, 코딩교육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한 엑셀러레이팅을 주도하고 있으며, 청년기업가상 국무총리상, ICT 혁신 대통령 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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