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디바이스들이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권 안에 들어오면서 구매하고자하는 잇템도 부쩍 늘었다. 그 중 하나가 프로젝터다. 기업이나 교육 시장에서 주로 쓰였던 프로젝터가 몇 년 전부터 성능과 가격 등의 장벽이 낮아지면서 일반 사용자들도 구매를 고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프로젝터가 그렇게 만만한 제품은 아니라는데 있다. 저렴하면 10만 원대 제품도 있지만 높으면 1000만 원대 이상의 제품군도 다수 포진돼 있다. 선택의 폭이 넓어도 너무 넓다는 게 입문자들의 어려움이다.

TV만큼이나 친숙하지 않은 가전인 만큼 프로젝터 구매에 앞서 유의해야 하는 부분도 상당하다. 프로젝터를 사용하고자 하는 환경과 목적에 따라 프로젝터 선택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플래그십 수준의 영상 기기 마니아나 대형 AV룸, 홈씨어터를 꾸미겠다는 계획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다양한 프로젝터 제조사가 선보이고 있는 입문용 엔트리급 프로젝터를 선택하는 것을 권한다.

입문용 모델이라고 해서 다 비슷한 성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제조사별로 각기 다른 특징과 성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꼭 확인해야 하는 요소가 있다. 가격대비 성능을 보여주는 제품들을 고르려면 최소 5가지의 포인트를 확인해야 한다. 엡손의 도움을 받아 입문자가 고려해야할 기본 사항을 챙겨보도록 한다.

1. 이왕이면 해상도는 ‘풀HD’를 고려해야
TV를 고를 때 가장 먼저 우선시 되는 요소가 해상도임과 마찬가지로 프로젝터도 해상도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대화면으로 영상과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으려면 어느 정도 해상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영화 또는 드라마와 같은 고화질 영상 감상용이라면 최소 풀HD급 즉 1080P 1920x1080이상의 화질을 갖춘 프로젝터를 선택해야 한다.

1인치당 몇 개의 픽셀로 이루어졌는지 나타내는 PPI 또는 1인치당 몇 개의 점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나타내는 DPI가 해상도의 정도를 표현한다. 픽셀, 도트의 수가 많을수록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만약 캠핑용이나 야외에서 휴대성을 앞세워 간편하게 쓰고자 한다면 풀HD 이하 등급의 저렴한 프로젝터들도 시중에 다수 출시됐다. 대부분 800x480 내외의 해상도를 갖춘 모델들이다. 20인치에서 40인치 크기에서 보기 적당한 수준이다.

2. 빛은 핵심 재료 ‘밝기’가 따라와야
프로젝터는 빛을 이용한 디바이스다. 밝기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해상도가 높다 할지라도 무용지물이다. 주위 환경에 굴하지 않는 적당한 밝기가 구현돼야 보다 선명한 화면도 볼 수 있는 셈이다.

밝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안시 루멘(Ansi lumen)를 들 수 있다. 안시 루멘은 프로젝터 투사의 밝기를 나타내는 휘도 측정 단위다. 미국표준협회(ANSI)의 이름에서 따왔다. 안시 루멘이 높을수록 밝은 곳에서도 선명하게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밝기 단위를 볼 때 주의가 필요하다. 제품별로 다른 밝기 단위를 쓰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안시 루멘 대신 ‘루멘’만 쓰기도 한다. ‘루멘’은 광원의 밝기로 조명 기구의 밝기를 측정하는 단위다. 때문에 프로젝터로 출력된 화면을 9개 구역으로 나눠 평균 밝기를 측정되는 안시 루멘과 달리 루멘은 단순 광원의 밝기를 뜻한다.

대부분의 프로젝터 제조사가 안시 루멘 단위를 사용하지만 간혹 ‘루멘’ 단위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가정 거실에서 낮에도 영상을 보고 싶다면 약 2000에서 3000 안시 루멘의 밝기를 권한다. 홈 프로젝터로 영화나 미드를 몰아서 본다고 가정했을 때 바쁜 평일보다 여유로운 주말에 감상하는 경우가 있다. 낮에도 집에서 영화를 감상하려면 몰입도와 화면 밝기를 위해서 프로젝터의 밝기가 중요하다.

IPTV 보급률으로 TV 다시보기 서비스도 프로젝터 대화면으로 감상하고 싶어하는 사용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프로젝터를 밤에만 감상하지 않고 언제나 자유롭게 활용하겠다는 사용자라면 밝기를 꼭 따져봐야 한다.

어두운 곳, 즉, 깜깜한 밤 또는 낮에도 암막 커튼을 치고 어둠 속에서 영화를 감상하고자 한다면 1000 안시루멘 정도로 충분하다.

그렇다면 밝기가 높은 제품일수록 좋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전시회 박람회장 교회 대강당 등 넓고 밝은 공간에서는 무려 1만 안시의 프로젝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가정에서 이렇게 밝은 프로젝터를 가정에서 사용한다면 너무 밝아서 영화 감상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 디테일을 살리리면 ‘명암비’ 살펴야
앞서 해상도와 밝기를 따져봤다. 다음으로 살펴야 할 요소는 ‘명암비’다. 명암비는 화면의 가장 밝은 곳과 가장 어두운 곳의 밝기 차이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1000:1 명암비는 가장 어두운 부분이 기장 밝은 곳 보다 총 1000배의 배율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통상적으로 명암비가 높을수록 영상과 사진의 디테일이 살아난다.

유독 어두운 영화를 본다고 가정해보자. ‘배트맨’ 시리즈는 유독 어두운 장면이 많이 나온다. 명암비가 뛰어나지 않다면 베트맨의 슈트가 완벽한 블랙이 아닌 진회색으로 보일 수 있다. 아니면 블랙 색상이 바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명암비의 차이가 만들어낸 아쉬움이다.

만약 대체로 환한 곳에서 프로젝터를 주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2000:1 또는 3000:1 정도의 명암비를 권한다. 어두운 곳에서 사용하고자 한다면 5000:1 또는 17500:1 정도의 명암비를 추천한다.

◇ ‘램프 수명’으로 유지비 따져야
입문자가 따지는 여러 요소들 중에 ‘수명’을 간혹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꼭 따져봐야 하는 중요한 핵심 사항 중 하나다. 프로젝터의 경우 장착된 램프가 수명이 다하면 교체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유지 비용을 생각해봐야 한다.

램프는 소모품이기에 교체 시 발생할 램프의 가격 수명, 구매 방법에 대해서도 미리 숙지해야 한다.

각 프로젝터마다 다른 광원을 사용한다. 프로젝터의 램프를 살펴보고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수은 램프는 강력한 빛을 지속적으로 출력해준다. 충분한 빛을 내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하기는 하다. 광원 확보는 쉽지만 열이 발생하는 만큼 수명도 다른 광원에 비해 짧은 편에 속한다.

레이저 광원은 차세대 광원으로 불린다. 일반 수은 램프에 비해 약 10배에 달하는 수명을 보유하고 있다. 단점은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수명이 길기에 유지비용을 낮출 수는 있다. 장시간 영상 콘텐츠를 재생하고자 한다면 고려해야 한다.

모바일 프로젝터에 주로 탑재되는 게 LED 광원이다. 명칭 그대로 LED 소자를 광원으로 사용한다. 긴 수명과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갖추고 있다. 무게 또한 가볍다. 다만 모바일 프로젝터에 쓰인다는 건 다른 핵심 사항이 타 광원에 비해 낮다는 말로 풀이할 수 있다.

수명과 성능, 유지비용을 동시에 잡기 위해 레이저와 LED를 겹합한 하이브리드 광원을 탑재한 프로젝터도 출시되고 있다.

◇ 거리를 둬야, 크기도 더 크게
프로젝터를 놓을 곳과 스크린과의 거리가 어느 정도 확보되는지 알아야 가능한 화면 크기를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는 무조건 천장에 전용 브라켓과 함께 프로젝터를 달아버렸다. 최근에는 어느 각도에 프로젝터를 두더라도 반듯한 화면으로 자동 보정해주는 ‘자동 키스톤’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한 홈프로젝터가 많아 테이블이나 협탁 위에 올려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프로젝터 스크린 크기는 100인치인데 제품마다 100인치를 출력하기 위해 필요한 거리가 다르기 때문에 꼭 확인해봐야 한다. 프로젝터 제조사는 거리 계산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엡손의 경우 홈페이지에서 거리계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투사거리에 따른 스크린사이즈 크기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기기와의 연결성, 작동 시 발생하는 소음은 어느 정도인지 HDMI 단자 유무, 램프 수명이 확인해야 할 포인트다. 프로젝터도 카메라 제조사 호불호와 같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색감을 각기 다르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프로젝터도 시연 가능한 매장에서 직접 눈으로 비교해보는 것을 권한다.

◇ 기타 – 가장 많이 쓰이는 프로젝터 2종
프로젝터 중에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이는 영상 출력 방식으로 LCD와 DLP를 꼽을 수 있다.

LCD(Liquid Crystal Display) 출력 방식은 램프 광원이 액정 표시 장치(LCD)에 투과된다. 이것이 3개여서 3LCD 프로젝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램프에서 나온 광원, 즉 빛을 LCD 패널을 통해 빨강, 파랑, 초록 LCD에 투과시켜 다시 합성하여 렌즈를 통해 확대되어 출력된다. 원색에 충실하고 화면을 밝게 만들어준다.

3LCD 프로젝터는 엡손과 소니가 밀고 있는 출력 방식이기도 하다.

DLP(Digital Light Processing)은 투과형 소자가 아닌 반사형 소자인 미세 구동 거울(DMD, Digital Micro mirror Device) 칩을 사용한다. DMD 칩은 반사형 소자기 때문에 표현해야 할 색상이 아닌 경우 검은색으로 표현한다. 높은 명암비를 구현할 수 있다.

원칩 DLP 프로젝터는 옵토마와 벤큐 등이 주력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 단초점 프로젝터는 말 그대로 프로젝터의 렌즈가 단렌즈로 적용되어 짧은 거리에서도 대형 화면을 투사할 수 있는 제품을 가리킨다. 주로 학교, 학원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전자칠판 프로젝터와 같이 벽에 설치하고 바로 그 벽에 화면을 출력이 필요한 프로젝터에 사용됐다. 투사거리에 한계가 있는 장소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홈시네마 프로젝터와 달리 매우 작고 휴대가 간편한 프로젝터를 피코 프로젝터로 부른다. ‘매우 작다’라는 의미로 ‘피코(PICO)’를 사용했다. 대부분 내장 배터리로 전원 어댑터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 기기와의 높은 연결성으로 언제 어디서나 영상, 사진을 출력해낸다.

김문기 기자 (moon@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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