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마지막이 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심리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검찰 조사로 그룹이 혼란스럽지만 이번 심리 결과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오는 10일 오전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6차 심리가 열린다. 재판부는 이번 심리 이후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한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씨 측과 신 총괄회장 측에 각자의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모두 제출하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또 재판부가 이미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으로부터 신 총괄회장에 대한 진료 관련 기록과 의견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고령인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최근 악화됐고 신씨가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을 한 지 8개월 여가 지나 재판부가 더 이상 판단을 미룰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요한 것은 성년후견인 지정 심리에 따라 진흙탕 싸움을 이어온 롯데가(家) 형제 간의 경영권 분쟁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 결과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이 확정되면 신 총괄회장의 지지를 기반으로 경영권 회복을 주장해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된다.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완전히 끝낼 기회를 얻게 되며 '롯데 원톱'을 확고히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재판부가 성년후견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을 내리면 신동주 전 부회장이 다시 한 번 반격을 모색할 수 있게 된다. 신 총괄회장이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되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은 물론 신동빈 회장의 경영책임을 문제 삼는 소송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성년후견인 지정으로 결론이 난 후 후견인이 누가 되느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점이 공인되지만 후견인으로 지정된다면 경영권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이후의 싸움이 좌우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일본에서의 주총 등으로 신동빈 회장이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심리 결과가 나오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