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보다는 음양의 조화이룬 인물 뽑는 행사 되어야

호남 출신으로 새누리당 대표가 되어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한 획을 그은 이정현 대표는 에너지가 넘치고 역동적인 사람이다.
그런 인물답게 자신이 관리하게 될 대선 후보 경선을 서바이벌 형태로 신인가수를 발굴하는 ‘슈퍼스타K’ 방식으로 치르겠다는 이색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당 안팎의 유력한 인물을 영입한 뒤 소정의 검증 작업을 거쳐 최종적으로 후보자 2명을 가리겠다는 것이다.

흥행에 성공해 광고주도 많이 붙었던 '슈퍼스타K'처럼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들이 전국을 돌며 정책토론회를 진행하고 이 과정을 TV 생중계하면 국민들은 후보들의 국정철학과 정책방향 등을 자세히 알 수도 있고, 재미도 짭잘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아직 당내에서 스타급 대권주자가 부각되지 않고 있고, 지난 총선 패배로 기가 죽어있는 새누리당으로서는 흥행을 부추길 수 있는 참신한 카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주역의 이론에 따르면, 사람도 사회도 음양이 조화를 이루어야 건강하다. 그러나 지금 현대 사회의 음악을 살펴보면 음양의 조화가 깨어져 있다. 젊은이들은 강한 비트의 랩 음악을 좋아한다. 강한 비트의 음악은 양이 강한 음악이다. 이에 비해 고전음악은 음양이 조화를 이룬 음악이고, 트로트나 발라드는 일반적으로 슬프고 안정적인 음적인 음악이다.

아무래도 드러내놓고 음악을 즐기는 주된 소비층이 젊은이들이다 보니 대중음악은 양적인 음악이 장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슈퍼스타K’나 ‘나는 가수다’와 같은 경선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음적인 음악보다는 양적인 음악이 경선에서 승리할 확률이 컸던 것 같다.

대선후보 경선을 '슈퍼스타K' 방식으로 치르면 새누리당으로서는 흥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고음과 빠른 비트(과도한 비전이나 정견 발표)만 난무하는 시끄러운 ‘양적인 행사’가 될 우려도 생긴다. 5년 동안 나랏일을 맡길 대통령 후보를 뽑는 자리인데, 차분하게 그 속을 들여다보는 음적인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슈퍼스타K' 방식을 도입하더라도 음양이 조화로운 음악을 구사할 줄 하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 양이 너무 강하면 세상이 시끄러워질 것이고, 음이 너무 강하면 세상이 어두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음양의 조화를 골고루 따져볼 수 있는 조화로운 경선 룰이 필요하다.
경제부 김국진기자 (bitnara@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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