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관계 속에서 한국의 전략적인 입지를 잘 찾아야

동아시아에서 중일관계는 한반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중일의 갈등은 동아시아의 영토 분쟁뿐만 아니라 경제협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많은 우려를 갖게 한다.

현 시점에서 중일관계의 쟁점과 인식, 안보관계, 영토분쟁, 그리고 경제관계를 살펴보면서 중일관계의 변화에 따른 한국의 대응을 모색하는 연구보고서가 책으로 출간되어 눈길을 끈다.

‘중일관계: 인식, 쟁점, 그리고 한국의 대응’이라는 제목의 책은 진창수 세종연구소 소장이 저술했다. 그 내용의 일부를 살펴보자.

“일본 내에서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날로 높아지면서 '중국 위협론'이 대두되었고, 이와 더불어 일본의 아베정권은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설정하여 미일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최근 조어도(일본명 센카쿠)를 둘러싸고 중국의 항의와 반발이 거세지고 있으며, 일본의 역사왜곡에 항의하는 반일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중국정부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현재 중일관계는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앞으로 양국 간의 관계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일관계의 갈등의 원인은 중층적이어서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근대이후 일본과 중국의 동아시아에서의 위상문제는 중일관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지금의 상황은 ‘일본에 대한 중국의 위상 상승’인 측면이 강하다. 이로 인해 일본은 현재 ‘중국으로부터 충격’을 받고 있으며 그 충격의 실체는 여전히 ‘일본=우위, 중국=하위’이라는 구도를 탈피하지 못하는데 있다. 중일간의 위상 변화 문제는 단순히 헤게모니 쟁탈전이나 ‘중국위협론’, ‘신냉전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아시아 특유의 정치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또한 그것은 일본인의 대외인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것과 동시에 한국에게도 아시아를 바라보는 인식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 중일간의 위상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과정에서 중일의 경쟁은 더욱더 치열해 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중일관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한국의 고민은 중일의 사이에서 전략적인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가 한국의 전략적인 입지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였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는 등한시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현재 국제질서 속에서 미국의 패권이 쇠퇴하고 있는 징후들은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대표되는 미국식 자본주의 한계를 들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한국은 미일과 함께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도래하였다.

특히 한국이 아시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중일관계 속에서 한국의 전략적인 입지를 잘 찾아야 할 것이다. 아쉽게도 현재 한국은 중일의 경쟁 속에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보다는 중일의 전략적인 입지에 따라 좌우되는 측면이 강하였다. 이점을 고려한다면 한국은 중일관계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한국의 학계는 전후의 중일관계를 조망한 작업은 전무하였다. 그만큼 한국 학계가 한국과의 관계(예를 들면 한미관계, 한일관계, 한중관계)에 치우친 나머지 동아시아 질서 속에서 중일관계는 우리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중국의 부상과 일본의 쇠퇴가 교차되는 있는 이 시점에서 중일의 경쟁과 협조는 우리에게 많은 영향력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국진기자 (bitnara@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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