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면서 가끔 실수를 하게 되는 것들의 대부분은 모든 것을 자신의 관점에서만 분석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특히 시장을 분석하고 판단할 때도 자신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한다 해도 다분히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 ‘치킨집 수렴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중산층은 개발자이든, 임원이든, 창업자이든 결국에는 치킨집을 경영하게 된다는 우스갯소리다. 그런데 그냥 웃고 넘어가기에는 다분히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전국에 4만개가 넘는 치킨집이 존재하고, 치킨집을 경영하여 성공에 이르기 보다는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소프트의 송길영 부사장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상상하지마라 관찰해라’라는 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고객 타겟을 선정하다보면 20-30대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질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사람은 50대, 그리고 그런 아이템을 가지고 사업성을 토론하고 검증 받는 사람도 대부분 50대가 되는 상황에서 20-30대의 가치관이나 트렌드, 성향 등이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까?

거꾸로 실버사업을 계획하고 있는데 실버세대가 아닌 사람이 추진한다고 할 때 얼마나 실버세대의 분들의 요구사항을 이해할 수 있을까?

간혹 고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설문조사는 100% 신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미국에서 어떤 사업가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월간지를 보면 대부분이 광고나 연예기사 등 지적인 부분에 도움이 되는 기사가 없어서 설문조사를 하여 수요를 예측하기로 하였다. 설문조사의 내용이 ‘좀 더 지적인 정보를 다루는 여성전문 월간지가 발행된다면 구독을 하실 건가요?’ 란 내용이었는데 놀랍게도 성인 여성의 2/3인 68%가 구독하겠다고 응답을 했다. 그래서 사업가는 별도의 법인을 만들어서 새로운 월간지를 발행하게 되었다. 그런데 설문조사의 내용과는 다르게 여성전용 매장에서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이렇듯 사람들은 설문조사 등의 인위적인 자료수집으로는 정확한 자료를 추출하기 어렵다.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그대로 관찰을 하며 데이터를 추출하는 것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자신이 알고 있고 생각하는 것이 다 옳은 것은 아니라는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고심하고 결론 내렸던 것이 그대로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위험한 발상이 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인터넷이 확대되면서 인터넷에서 광고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많이 나타나게 되었다. 광고모델이란 광고가 보여 지는 횟수, 광고를 클릭하는 횟수, 광고가 노출되는 시간 등 여러 가지 기준으로 사업모델이 존재하였다. A라는 사람은 광고의 노출시간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였다. 두 개의 그림을 놓고 다른 점 찾기라는 단순한 게임이었는데 그림을 세밀하고 자세하게 본다는 관점에서 그림 안에 광고를 삽입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지만 이 사업은 3년 만에 문을 닫았다.

왜 문을 닫았을까?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지 않아서? 아니다. 이 게임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인기도 있던 게임이었는데 사람들이 게임을 할 때 자세히 쳐다보는 것은 그림의 세세한 부분이지 내용을 보지 않는 것이었다. 결국 처음에는 광고주와 협의가 잘되어 사업이 번창하는 듯하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광고에 대한 효과가 미흡하게 나타나 광고주들이 발길을 돌리게 되었다. 그래서 3D나 홀로그램 등으로 영상을 업그레이드도 하고 투자를 이어갔지만 결국은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여기서 상기해야할 점은 그림을 자세히 관찰하면 그 안의 광고도 자연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그림안의 내용에는 관심을 두지 않기에 광고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실질적으로 점포를 개발하는 팀은 이론적인 데이터로 1차 평가를 한 후 직접 현장에서 유동 인구수를 계산하고 동선을 확인하는 등 현장 확인을 하게 된다.

정리해서 말하면 사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위험한 것 중하나가 ‘~~할 것이다, ~ 그럴 것이다’라는 막연한 추측을 단정해 버리는 것이다. 그런 일들은 예전의 경험을 기반으로 무의식중에 나타나게 되지만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단정하지 말고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형순 st0227@empal.com 필자는 이앤씨인터(한국설)의 대표이사이며 한양사이버대 해킹보안학과에서 보안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포렌식 서적인 “해커를 잡아라”를 집필하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의 사업기획 및 추진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중소 M&A 분야의 분석 전문가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현재 창업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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