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왼쪽)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넥스트데일리 DB
신격호(왼쪽)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넥스트데일리 DB

검찰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조사를 마무리하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소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 34층 회의실에서 신 총괄회장에 대한 2차 조사를 벌였다.

수사팀은 전날 같은 장소에서 1차 조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의 혈압이 높아지는 등 이상징후가 나타나 조사가 잠정 중단됐다. 이에 이날 두 번째 조사가 이어진 것이다.

신 총괄회장은 2006년 차명 보유하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 6.2%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셋째 부인 서미경씨 모녀에게 편법 증여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천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1차 조사에서 신 총괄회장은 탈세·배임 등의 혐의에 대해 "기억 안난다" "그런 적 없다"고 답하며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조사에서도 신 총괄회장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하는 진술을 이어갔다.

두 번의 조사로 신 총괄회장의 조사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재조사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신 총괄회장의 처벌 수위와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수사팀은 이르면 10일, 늦어도 다음 주까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재소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수사팀은 신동주 전 부회장을 소환해 최근 10년간 호텔롯데·롯데상사·롯데건설 등 주요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400억원대 급여를 받은 사실과 이와 관련한 횡령 범죄 고의성 등을 추궁했다.

재소환에서 검찰은 신동주 전 부회장을 상대로 신동빈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계열사 간 부당 자산거래, 오너 일가 소유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을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황각규(62) 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소진세(66) 대외협력단장(사장) 등 롯데그룹의 핵심 관계자들도 다음 주 차례로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은 일본에 체류 중인 신 총괄회장의 세번째 부인 서미경씨에 대해 여권 취소 절차에 착수했다.

즉 롯데그룹의 검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이에 신동빈 회장의 소환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소환이 추석연휴 직후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검찰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다. 현재 신동빈 회장은 해외 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다른 계열사에 떠넘기거나 알짜 자산을 헐값에 특정 계열사로 이전하는 등 배임 의혹을 받고 있다. 수사팀은 그동안의 수사와 롯데그룹 오너가와 신동빈 회장 최측근 조사를 바탕으로 신동빈 회장의 조사를 벌이고 롯데그룹 수사를 끝낸다는 방침이다.

정확한 소환 일정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수사팀은 현재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소환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롯데그룹 핵심 임원 조사가 마무리되면 신동빈 회장을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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