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의미에서 실무전문성이 뛰어난 재무회계 전문인력은 많다. 하지만, 스타트업 CEO의 경영파트너이자 창업기업의 임원자격을 갖춘 스타트업 CFO를 만나기는 힘들다. 무엇이 필요한가? 성공한 스타트업 CFO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필요조건이 있을까? 어떤 CFO가 함께 하는 CEO와 자신이 선택한 스타트업 기업을 성공으로 이끌 것인가? 다섯 가지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첫째, 변화와 혁신 마인드가 필요하다. CFO에게 변화와 혁신을 제 1요소로 요구하는 것은 과거의 일반적인 기준은 분명히 아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특히, 스타트업 CFO로서 시대와 시장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출발점이 잘못됐다. 창의적 혁신마인드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잘못된 경로에 서있는 것이다. 스타트업 CFO는 변화와 혁신을 누구보다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재무실무나 회계실무 전문성에 관한 차원이 아니다.

스타트업 CFO는 이러한 변화와 혁신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CEO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하며, 이를 재무적 관점으로 풀어나가고 이끌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조직과 사업에 맞는 최적의 해법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단순한 기능인으로서 모방자나 답습자의 길로 CEO와 스타트업을 인도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도전과정에서 드러날 첫 번째 실패요인이다.

또한, 변화와 혁신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에 수반되는 위험요인과 위험정도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위험 없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재무의 기본등식을 알지 않는가? ‘RISK = RETURN’ 위험과 보상은 등치 한다. 스타트업 기본등식도 알지 않는가? ‘HIGH RISK = HIGH RETURN’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 없이 큰 성공을 할 수 있다고 말해선 안 된다. 위험에 대한 접근의 기본은 어떤 위험이 있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의 위험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인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이에 대한 위험관리 방안을 세우는 것이다. 이것이 스타트업 CFO가 해야 할 일이자 역할이다.

스타트업 CFO가 가져야 할 두 번째 필요조건은 사업적 협업능력과 전략적 지원능력이다. 과거에일반기업 CFO의 기본적인 역할은 관리와 통제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단순 관리와 통제기능은 스타트업 CFO를 단순한 실무기능자로 만든다. 더 이상 CEO의 경영파트너도 아니고 스타트업 성공의 핵심요소도 아니다.

스타트업 CFO는 누구하고도 사업적 차원에서 협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이 사업을 추진하고 진행하는데 재무적 정보와 의미들을 활용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단지 관리적 차원의 편의성과 안이함에 빠져선 안 된다. 지금의 재무는 기본적으로 ‘사업 재무(Business Finance)’이다. 사업라인에 재무가 붙어서 협력하여 사업성과를 극대화하는데 최선의 업무 파트너십을 이루어야 한다. 단순관리는 시대착오적이다.

더불어, 스타트업 CFO는 전략적 차원에서 모든 사람들을 지원해야 한다. 개개의 기능이나 부서는 단위기능에만 초점을 두고 최선을 다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어느 정도 자연스럽다. 하지만, CEO가 전사 비전과 목표로 이것이 전략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도록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면, CFO는 재무적 지원과 성과의 상관관계를 전체최적이라는 전략적 차원에서 다루어 나가야 한다. 자신의 힘을 위한 통제적 수단이나 전략적 관점이 아닌 부분적 관점에서 다룬다면 부분의 최선이 전체의 최적으로 나타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전략적 역할의 최일선에 스타트업 CFO가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직업정신(프로페셔널리즘)과 파트너십이다. CFO에게 근본적으로 제기되는 직업정신은 윤리의식과 책임의식이다. 이는 모든 CFO에게 요구되는 근본적이고 공통적인 덕목이지만 스타트업 CFO에게는 더욱 절실하고 철저하게 요구된다. 사회적 활동으로서 비즈니스 분야에 대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거나 단편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업활동이 사회적 활동이라는 근본에 대해 잊기 쉽다. 또한, 자신과 자신의 사업이 주목 받았을 때와 제대로 되고 있을 때를 경험해 본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직업정신을 잊고 오판하고 치명적 실수를 하기 쉽다.

하지만, 스타트업 CFO는 자신의 직업정신에 투철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과 기업이 성공할 수 있고 자신의 파트너인 CEO를 제대로 도울 수 있다. 너무 흥분하여 흥청망청하거나(적어도 이를 방조하거나) 편법과 탈법의 선을 넘나들게 되면 결코 성공할 수 없고 크게 대가를 치르게 된다.

더불어, 단순한 월급직원이 아니라 기업의 비전과 목표를 진정으로 공유하고 CEO와 기업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성공을 위한 파트너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러한 파트너십을 스타트업의 핵심 성공요인이자 몰입하고 집중하는 조직문화의 토양으로 만들어야 한다.

네 번째 필요조건은 쉽고 합리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유연하고 실리적인 협상능력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주요 내부고객인 CEO와 직원들에게 전문성에 기반하되 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하여야 한다. 자신만의 외계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이 충분히 이해하고 잘 알아야 한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할수록 말이 어려워진다. 외부 이해관계자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를 가려 전문용어와 개념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경우에는 전문가로서 면모를 보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최대한 상대가 쉽고 간결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말하는 사람의 핵심 어젠다는 언제나 듣는 사람이 얼마나 잘 이해했느냐 이다.

또한, 내외부 협상에 있어서도 기준을 지키되 합리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진행하여 최대한 실리를 지키고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허장성세나 명분에 집착하여서는 안 된다. 때로는 전략적 차원에서 CEO가 명분을 주장하더라도 이를 최대한 활용하여 실리적인 협상결과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스타트업 CFO의 커뮤니케이션과 협상능력은 기업가치를 높이고 지키는데 직접적인 핵심요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전문가 네트워킹 역량이다. 스타트업 CFO가 제 역할을 하려면 꾸준하게 관련분야 전문가 네트워크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 모든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이 이를 극복하고 일정한 단계까지 성장하려면 외부 전문역량의 도움은 필수적이다. 지나치게 폐쇄적이거나 지연, 혈연, 학연에 한정한 네트워크가 아니라 관련 분야에서 합리적이고 전문적인 네트워크를 찾아내고 사전적이고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하여 적시에 적절한 도움을 받거나 꾸준하게 정보를 교환해 나가야 한다. 네트워킹에는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면 진정성을 갖춰야 한다. 지나치게 단기 목적주의나 자기중심적 관계추구는 잃는 것이 너무 크다. 모두가 알고 있고 주장하지 않는가! 비즈니스도 사람이 전부고 사람이 하는 것이다. 스타트업 CFO는 기업의 성장발전 단계에 따른 다양한 비즈니스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규태 ktshim@cfoschool.com 2000년부터 한국CFO스쿨을 통하여 CFO 직무와 역할을 본격적으로 한국에 도입하였으며,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성공을 위해서는 CEO의 기업가 정신과 제대로 된 CFO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제대로 된 재무적 기업가치창출 경영을 위해서는 유능한 CFO 육성과 CEO 재무리더십 강화를 필수 조건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CFO스쿨 대표이자 부설 스타트업 아카데미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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