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재무의 특징은 무엇인가? 스타트업과 일반기업 재무에 차이점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물론, 재무회계는 어떤 기업을 막론하고 같은 규정이 적용되는 일반성을 가지고 있다. 회계규정을 나타내는 GAAP(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이라는 용어자체가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회계원칙'이라는 뜻으로 적용의 일반성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 재무와 일반기업 재무는 다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재무회계는 지속기업으로서 주로 실무의 적용범위나 재무적 규모의 관점에서 구분하는 측면이 있다면, 스타트업 재무의 경우는 이와는 달리 시작기업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성이다. 물론,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본질적으로는 같다고 말할 수 있지만 사업모델과 연동하여 창업기업으로서의 전략적 재무회계를 운용해야 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느낀다.

이러한 차이점이 스타트업 CFO와 일반기업의 CFO에게 각기 다른 역량조건을 요구하는 원인이 된다. 스타트업 재무는 어떤 특징이 있고 일반기업과는 어떤 차이점을 보이는가 하는 것은 스타트업 CFO에게는 중요하다. 이것이 앞에서 스타트업 CFO의 필요조건으로 재무회계 전문성 보다 새로운 사업모델을 알아보고 이에 도전하는 CEO의 기업가적 도전정신과 함께 하려는 파트너십이 보다 더 중요한 역량요소라고 주장한 이유이다.

그렇다고 해도 CFO라면 당연히 재무에 관한 전문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이것은 필수적이다. 이 필수역량을 정확히 갖추고 발휘하려면 스타트업 재무의 특징과 차이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단지 재무회계 경력을 가졌기 때문에 스타트업 CFO 직무를 수행하는데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하는데 대해 '어쩌면 적임자가 아닐 수도 있다'고 대답하는 이유이다. 스타트업 CFO의 전문성의 핵심은 무엇일까? 이는 어디로부터 오는가? CFO이기 때문에 충분한 재무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일이라면 스타트업 CFO에게 있어 과연 그 전문성의 요체는 무엇인가? 일반기업의 CFO와 다른 요소와 양상을 나타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스타트업 재무와 일반기업 재무는 몇 가지 기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물론, 스타트업 기업이 자신들이 목표를 성공적으로 헤쳐나간다면 기존 기업과 비슷하게 될 것이다. 예외는 있을 수 있다. 또 다른 혁신을 갈망하며 보다 큰 전략적 목표기간을 설정하고 스타트업의 시동을 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이를 시장에서 입증하고 영위하는 기업이 탄생하였다면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하는 일반기업의 범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창업준비 단계에서 성공한 스타트업 단계까지 나타나는 스타트업 재무는 분명히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특징은 일반기업의 회계연도와는 다른 시작에서부터 성공까지의 기한이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재무는 사업모델과 기업가치를 입증하고 확인하기까지의 목표기간이 있는 전략적 재무라는 점이다. 이미 사업모델과 구조가 확정되어 지속가능성을 전제로 하는 일반기업의 관리형 재무와는 다르다. 제시하는 사업모델을 시장에서 입증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영위하는 기업을 만드는 단계를 1차적 전략목표기간으로 설정하고, 여기에서 주장하는 미래가치와 이에 수반되는 전략적 목표에 관한 재무적 이슈를 최우선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실적에 기반한 재무분석이나 실제로 사업이 영위되는 단계의 회계적 기록활동보다는 사업계획단계의 기업가치에 대한 논리적이고 설득적인 추정이 중요하며, 이를 추진하는 과정을 재무적 미래가치 관점에서 뒷받침하는 추정적 논리능력과 협상능력이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부각된다

일반기업도 미래 성장성과 사업성을 가장 크게 보지만 회계적 실적기록이 보여주는 과거의 숫자와 이에 대한 분석결과가 미래가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이미 입증된 사실로서 눈 앞에 보이는 숫자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과거의 기록이 없거나 유의할 정도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미래가치에 대한 추정을 가장 주요하게 다룰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미래추정과 시장성 그리고 미래의 불확실성과 이에 수반한 위험에 관한 재무적 이슈와 구조들을 가장 중심적으로 다룰 수 밖에 없다. 즉, 과거가 없는 스타트업의 미래가치를 추정하고 판단하는 문제와 창업기업으로서 성공을 이루기까지 제기되는 위험과 보상에 관한 재무적인 구조와 문제가 일반기업과는 다른 스타트업 재무의 가장 큰 특징을 이룬다.

두 번째는 일반기업이 장기비전 하에서 연간 실적목표달성과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생산성과 원가관리에 집중하는 구조를 가진다면, 스타트업은 성공까지의 목표기간을 미래 기업가치와 재무전략에 따라 서너 개의 단계별 목표구간으로 나누고 이에 대한 기간별 전략목표와 달성방안을 세부적으로 수립하고 실행하는데 집중하는 특징을 가진다. 이런 접근법에서 연간 계획은 기본적인 의미를 가지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단계별 기업가치와 재무적 요구에 부응하는 목표에 도달하여 외부 투자자 그룹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스타트업 재무는 일반적인 연간계획보다는 이러한 단계별 목표달성을 위한 마일스톤에 가장 중점을 둔다. 만일 단계별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면 그대로 종료되거나 처음에 세운 전략적 계획과 관계없이 성장 없이 연명만 해나가는 좀비 스타트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은 사업추진을 위한 외부자본조달이 가장 중요한데 이에 관해서도 일반기업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물론 일반기업도 스타트업과 같이 신규사업을 지속적으로 시도한다. 하지만, 일반기업은 과거에 기업활동에 대한 검증이나 분석 가능한 회계자료들을 충분히 가지고 있고, 브랜드나 인지도 등 다른 요소들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다른 요소에 기댈 수가 없다.

일반기업의 신규사업 자금조달 메카니즘은 잉여영업현금흐름에 기반한 내부유보자금과 외부에서 빌린 돈, 그리고 투자 받은 돈의 순서로 조달의 우선순위를 둔다. 즉, 내부창출현금(Internal Funds) → 금융부채(Debt Financing) → 자기자본(Equity Financing)의 순서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완전히 반대이다. 일단 새롭게 시작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그 동안 벌어서 쌓아놓은 내부유보자금이 없다. 그리고, 창업기업이기 때문에 특별한 정책목적으로 제공되는 정책자금들 외에 외부금융기관에서 사업에 필요한 돈을 빌릴 수도 없다.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자산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기업과는 달리 사업에 필요한 모든 돈을 자신이 투자할 수 있는 부자가 아닌 이상 사업모델과 사업성을 바탕으로 외부의 전문투자기관이나 개인투자자들에게서 조달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일반기업의 자금조달 순서와는 완전히 반대의 구조를 가지며, 이마저도 제한적이어서 자기자본 자금조달(Equity Financing)을 가장 전략적이고 일반적으로 쓸 수 밖에 없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스타트업 재무는 다르다. 스타트업 CFO는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소화해야 한다. 더불어, 스타트업 CFO는 이러한 특징에 최적화된 스타트업 재무전략가이어야 한다.

심규태 ktshim@cfoschool.com 2000년부터 한국CFO스쿨을 통하여 CFO 직무와 역할을 본격적으로 한국에 도입하였으며,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성공을 위해서는 CEO의 기업가 정신과 제대로 된 CFO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제대로 된 재무적 기업가치창출 경영을 위해서는 유능한 CFO 육성과 CEO 재무리더십 강화를 필수 조건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CFO스쿨 대표이자 부설 스타트업 아카데미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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