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PC 출하량이 8 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1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대비 5.7% 감소한 6890만 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8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PC산업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지속된 감소세라는게 가트너의 지적이다.

PC 제조사들은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신흥 시장에서의 신학기 개인용 컴퓨터에 대한 수요 약화 및 지속적인 소비자 시장 수요 약세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가트너의 수석 연구원인 미카코 미타가와(Mikako Mitagawa)는 “이번 PC 시장 결과에 영향을 미친 두 가지 근본적인 요인이 있다. 첫 번째는 소비자용 디바이스 공급 과잉으로 인한 PC 제품 수명의 증가이며, 두 번째는 신흥 시장에서의 소비자용 PC 수요 약화”라며 “가트너에서 실시한 2016년 개인 기술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숙 시장에 있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적어도 3개 이상의 디바이스를 보유하거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소비자가 PC를 중요하지 않은 디바이스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예전처럼 PC를 업그레이드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일부는 PC를 다시 업그레이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신흥 시장의 PC 보급률은 저조하지만, 소비자들은 PC를 소유하는 것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신흥 시장 소비자들은 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컴퓨팅 니즈를 해결하고 있으며, 성숙 시장 소비자처럼 PC를 자주 사용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PC 시장은 계속해서 통합되는 추세다. 상위 6대 PC 업체가 올 3분기 출하량의 78%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측정된 결과 중 가장 높은 수치라는 지적이다. PC 출하량 예비 집계에 따르면 레노버는 전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HP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HP는 올 2분기부터 출하량이 성장하고 있다.

HP의 경우 대부분의 매출이 기업 부문에서 창출되어 기업 PC 시장의 안정화가 전체 출하량이 증가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델의 출하량 증가 수치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역 평균을 넘어섰다.

올 3분기 미국 시장 전체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대비 0.3% 감소한 1620만 대를 기록했다. 2분기 연속으로 전년대비 PC 출하량 증가에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타가와 연구원은 “노트북, 투인원 PC, 윈도우 태블릿 등의 모바일 PC 부문은 전년 대비 저조한 한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으나, 전체 결과 수치는 데스크톱 출하량 감소로 인해 상쇄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3분기의 PC 성장은 신학기 맞이 PC 판매 등이 주도했으나, 판매를 이끄는 관련 마케팅 캠페인의 효과가 미미해졌다”며, “많은 부모들이 사용하던 컴퓨터를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등 미국 내 소비자들은 이미 출시된 수많은 PC들로 인해 신제품을 구매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트너 보고서에 크롬북은 포함되지 않았으나, 가트너의 초기 지표에 따르면 크롬북이 PC 출하량 증가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아시아태평양 시장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대비 7.6% 감소한 2470만 대를 기록했다. 초기 지표에 따르면 PC 업체들은 해당 분기의 채널 재고를 낮추는 동시에 신학기 시작에 따른 수요에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2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우 PC 출하량이 4.8%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소비자 시장 내 판매는 노트북 출하량이 주도한 반면, 기업 시장은 비용 및 컴퓨팅 효율성으로 인해 데스크톱 PC가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EMEA 지역의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대비 3.3% 감소한 1920만 대를 기록했다. EMEA 시장의 감소세는 동유럽, 유라시아 및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극심한 수요 약세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 브렉시트가 3분기 PC 시장에 미친 영향은 거의 없었지만,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 급락으로 인해 일부 PC 업체들은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가격을 인상할 조짐을 내비쳤다.

김문기 기자 (moon@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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