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yce Park (rowanee@naver.com)

앉으려면 의자를 뒤로 잡아당겨 빼내야 한다. 그래서 pull up a chair는 앉으라는 뜻이 된다. 그것도 그냥 혼자 앉으라는 뜻이 아니라, 이미 앉아있던 사람(들)이 ‘너도 끼어, 같이 해!’라고 권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렇게 청하는 표현 중에 우리 집에 놀러와,라고 할 때에는 Come over to my place라고 한다. over는 이 단어가 그리는 선(line)의 모양을 머리 속으로 그려보는 게 중요한데, 이만큼 너와 나사이에 떨어진 공간을 가늠하는 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거리를 넘어서 우리 집으로 와, 라고 하는 의미라서 Come over가 나온다. 꼭 오라고 강조하고 싶으면 come on over라고 하면 된다. 그래서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가 부른 “Come on over”는 결국 내게로 오라고 상대를 청하는 내용의 노래이다. “우리 집”은 정말로 집이건, 기숙사 내 방이건 간에 my place이므로 아주 편하게 쓸 수 있다. place 란 단어는 이렇게 추상적인 ‘집’ 혹은(의외일지도 모르지만) ‘식당’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그래서, Italian place라고 하면 이태리 식당이란 뜻이 된다.

반대로 나도 끼워줘, 라고 하고 싶을 때엔 Count me in이라고 하면 된다. 나도 세어서 넣어줘,라는 의미인데 ‘센다(count)’라고 할 때에는 ‘한 명 한 명씩 헤아려서 그 수를 가늠한다’이므로, 잊지않고 챙긴다는 의미가 살아있어서 가슴에 와 닿기는 한다. 거꾸로 count me out 이라고 하면 나는 빼 줘,라는 의미가 된다. 친구들이 여럿 같이 무언가를 같이 하려고 계획을 하거나 청할 때 나는 사정이 안되니까 이번만 빼 줘,라고 말할 때 쓰면 된다.

물론, 다음엔 꼭 갈게,라고 덧붙이는 것도 잊지 말아야 친구들과 사이가 윤활유라도 바른 듯 더 원활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럴 때엔 Please give me a raincheck이라고 하면 된다. 비가 와서 야구 경기가 취소되던 시절에 다음 경기 표를 주던 걸 raincheck이라고 해서 생긴 표현인데, 다음 번에도 날 불러줘, 다음엔 꼭 갈게 정도로 뜻으로 인간 관계를 매끄럽게 하는데 아주 좋은 표현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아무리 혼자 노는 류인 loner라고 할지라도 어쩌다 한번쯤은 어딘가에 끼고 싶어 하고 누군가 정겹게 끼라고 청할 때엔 설사 응하지 못할지라도 기쁜 법이다. 나는 구태여 말로 앉아서 같이 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눈을 빛내며 쳐다보면서 빈 자리를 말없이 톡톡 치며 와서 앉으라고 하는 바디 랭귀지가 더 좋긴 하다 – 이 바디 랭귀지는 언어와 관계없이 어디서나 통한다. 때론 말보다 말하지 않고 남겨두는 것들 things left unsaid들이 작은 몸짓을 통해 전해질 때 사람과 사람사이가 꽉 찬듯 자못 행복한 법이니까.

Joyce Park rowanee@naver.com 필자는 영어를 업으로 삼고 사람에게 가서 닿는 여러 언어 중 영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한다. 현재 인천대학교에서 교양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영어 교재 저자이자 영어교수법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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