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한성숙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임명한다고 20일 밝혔다. 8년간 네이버를 이끌어온 김상헌 대표는 2선으로 물러난다. 아울러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도 유럽과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의장직에서 내려온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

네이버는 20일 8년 간 네이버를 이끌며 글로벌 성장의 기반을 다진 김상헌 대표가 연임 대신 글로벌 서비스 개발을 탄탄하게 추진할 새로운 CEO에게 바통을 넘기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대표에게 바통을 이어받는 인물은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 총괄 부사장으로 내정됐다.

그간 김 대표는 지난 2009년 4월 네이버의 방향키를 잡아 로컬 검색 포털 네이버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한 바 있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드물게 장수 CEO로 자리매김해왔다.

네이버 측은 “탁월한 균형감각과 유연한 커뮤니케이션으로 회사를 이끌어 온 김 대표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인터넷 업계에서 빠른 전략적 판단과 추진력으로 중심을 잡아 왔다”며, “특히 한게임 분할, 라인 상장 등 회사의 굵직한 변화들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끌며, 회사를 글로벌 레벨로 끌어 올렸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는 인터넷기업협회를 이끌며 인터넷 산업 발전을 위한 구심점 역할도 해오기도 했다. 인터넷 기업들과 스타트업 기업들을 위한 제도적 개선, 상생협력 활동을 전개했고, 글로벌 도약을 위한 인터넷 산업의 발전 역량을 결집하는데도 힘을 쏟았다.

내년부터 네이버를 이끌 한성숙 총괄부사장은 인터넷 산업 초창기부터 오랫동안 업계에 몸담아 온 전문가다. 숙명여대를 나와 엠파스 검색사업본부장 등 IT업계에서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쌓은 뒤, 2007년 네이버에 합류했다. 현재 네이버 서비스 전반을 총괄하는 자리를 맡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한성숙 내정자는 사용자의 작은 목소리와 서비스 구석구석까지 살피는 섬세함, 시장의 흐름을 읽어 서비스로 빠르게 엮어내는 과감한 실행력으로, 네이버 서비스의 변화를 주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빠른 변화의 흐름에 맞춰 네이버 서비스의 모바일 변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브이 라이브(V LIVE)' 등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하기도 했다. 스몰비즈니스와 크리에이터들에게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성숙 내정자는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의 승인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한 내정자가 앞으로 차기 대표이사직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내년 3월 임기까지 업무 인수인계를 돕고, 이후에도 경영자문으로서 네이버의 글로벌 성장을 도울 방침이다.

한편,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도 유럽·북미 시장 개척에 매진하기 위해 내년 3월 의장직을 내려놓는다. 이해진 의장은 네이버 등기이사직은 유지하지만, 다음 목표인 유럽 시장 도전에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쏟을 계획이다. 새로운 이사회 의장은 추후 네이버 이사회에서 선임할 예정이다.

김문기 기자 (moon@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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