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체가 미국 대선 결과에 고개를 흔들었다. 억만장자 부동산재벌로 정치와는 담을 쌓고 있던 극우성향의 미국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전세계 정치는 물론 경제·사회·문화 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미국 최고 수장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1월 9일 오후 4시 40분쯤(한국시간) 뉴욕 맨허튼에서 열린 축하 이벤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YTN 방송 화면 캡처
세계 전체가 미국 대선 결과에 고개를 흔들었다. 억만장자 부동산재벌로 정치와는 담을 쌓고 있던 극우성향의 미국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전세계 정치는 물론 경제·사회·문화 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미국 최고 수장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1월 9일 오후 4시 40분쯤(한국시간) 뉴욕 맨허튼에서 열린 축하 이벤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YTN 방송 화면 캡처

세계 전체가 미국 대선 결과에 고개를 흔들었다. 억만장자 부동산재벌로 정치와는 담을 쌓고 있던 극우성향의 미국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전세계 정치는 물론 경제·사회·문화 분야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미국 최고 수장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반면 전직 대통령인 남편 빌 클린턴과 현직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지원까지 받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쓰디쓴 고배를 마셔야 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8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열린 대선 투표에서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주 등 대부분의 경합지역 대결에서 싹쓸이 승리를 기록하면서 이날 오후 4시 30분 현재 선거인단 과반인 270명을 넘기면서 제45대 대통령에 올랐다. 내년 1월 취임하며 만 70세로 최고령 대통령이다.

‘대이변’이라는 단어로 풀이되고 있는 이번 미국 대선에 나선 트럼프는 초반 개표 결과 3대 격전지로 꼽히는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주 가운데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2곳에서 승리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주는 펜실베이니아와 함께 선거인단이 67명이나 걸려 있고, 1960년 이후 이들 3개 주 가운데 2개에서 이기지 못한 후보가 대통령이 된 적은 없어서다. 게다가 트럼프는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트럼프는 또 텍사스와 인디애나 켄터키, 조지아, 웨스트버지니아, 오클라호마. 테네시, 미시시피, 앨라배마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아칸소, 캔자스, 네브래스카, 와이오밍, 노스·사우스다코타, 유타 등에서도 승리했다.

한국 시간으로 오후 1시를 넘기면서 미국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의 승리를 90%까지 확신했을 정도로 기세는 예상을 뒤엎었다.

힐러리 클린턴의 완패였다. 당초 전 세계의 예상과 달리 경합지역을 트럼프에게 내주면서 막강 지원군의 덕을 보지 못한 탓이다. 그녀는 트럼프가 앞서 예고한 것처럼 당장 트럼프 정권으로부터 수사를 받는 등 정치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대통령 선거와 함께 이날 치러진 연방 상·하원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모두 승리하며 의회에서 다수당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트럼프가 극우주의를 이끌어가는데 막강한 아군을 확보한 것이다.

트럼프의 취임식은 내년 1월 20일 열릴 예정이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면서 오랜 혈맹인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냉각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6월 '미국 제일주의'라는 대선 슬로건을 내걸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불법이민자 추방과 무슬림 입국 금지 등 인종·성차별적 막말과 기행을 일삼았고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해 왔다.

특히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은 물론 주한미군 감축 내지 철수 등 한·미 동맹의 재조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면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기 때문이다.

최순실 사태로 뒤숭숭한 가운데 청와대는 9일 오후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미국 대선 결과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향후 방안을 논의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오는 14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정부의 대응 방향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날 한국 증시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폭등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9일 전날보다 45.00포인트(2.25%) 폭락한 1958.3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1950선을 기록한 것은 브렉시트 공포가 재부각된 지난 7월 6일(1953.12)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장중 1931.07까지 대폭락했지만 정부의 주가방어 지시에 따라 기관이 대거 매수에 나서 1950선에 거래를 마감할 수 있었다. 기관은 홀로 3098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264억원, 215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는 낙폭이 더 커 24.45p(3.92%) 떨어진 599.74로 장을 마감하며 6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은 장중 581.64까지 폭락했지만 역시 기관 매수로 낙폭을 줄일 수 있었다. 코스닥 지수가 장중 580선을 찍은 건 지난해 2월10일(585.35)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14.5원 급등한 달러당 1149.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은 장중 22.25원 오른 1157.25원까지 상승했다가 한국은행의 개입성 물량이 출현해 상승폭을 줄였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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