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홈페이지 캡처
사진=YTN 홈페이지 캡처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반도에도 많은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를 아웃사이더라고 표현하는 것은 기성 정치인이 아닌 억만장자 부동산 재벌이기 때문이다. 240년 미국 역사상 아웃사이더가 대통령이 된 것은 최초의 일이다.

트럼프는 8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열린 대선 투표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대권을 거머쥐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크고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동맹과 대북정책 등 한반도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946년 독일계 이민자 2세의 차남으로 태어난 트럼프는 부동산업체 '엘리자베스 트럼프 &선'을 물려받은 부동산재벌이자 경영인이다. '넌 해고야'라는 말이 탄생한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그동안 대통령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극단적인 보수주의자다. 선거기간 여성과 이민자, 외국인 등에 대한 혐오·비하 발언을 일삼았다. 보호무역주의와 백인 중심를 기치로 미국 우선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내비치기도 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국제사회는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이민자 차단정책으로 국제적인 충돌이 예상되고 우리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른 국가들과의 모든 무역협상이 폐지되거나 다시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한국 역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안보 무임승차론'으로 한미동맹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늘 언급해왔다. CNN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이 주한미군 인적비용의 50%를 부담하고 있다'는 말에 "50%라고? 100% 부담은 왜 안 되느냐"고 대응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우리나라와의 상호방위조약을 다시 조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장 2018년 우리가 미국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해야 하는 실정이라 우리 정부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핵무장론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으로 주한미군이 철수하거나 규모가 줄면 한반도 정세와 동북아 외교 지형에 변화가 생기게 된다. 이 경우 우리의 선택은 '자체 핵무장'이라는 것.

트럼프의 대북정책도 문제다. 그는 북핵 대응과 관련해 오락가락 한 발언을 이어왔다.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는 "김정은과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TV토론에서는 "중국이 북핵 위협을 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우리 정부가 그의 입장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소리다. 게다가 중국에 강경론을 펼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가 중국과 마찰을 일으키면 당장 우리와 중국 혹은 우리와 북한 간의 냉각기가 조성될 수 있다.

외교부에서도 트럼프 당선 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방위비 분담금과 대북정책 등 상황에 따른 그의 발언과 종잡을 수 없는 대북정책으로 미국과의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FTA가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그동안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해 온 만큼 임기가 시작되면 우리나라와의 FTA부터 손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지난 7월 말 전당대회 후보수락 연설 첫 일성으로 한미FTA를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이라고 비판했으며 유세 때마다 '재앙'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다시 말해 FTA를 무조건 재협상하겠다는 뜻이다.

트럼프와 함께 캠프 좌장격인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 등 측근들도 재협상 방침을 가진 만큼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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