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Joyce의 세상물정 영어] Writings on the Wall – 불길한 징조

발행일시 : 2016-11-17 00:00
Joyce Park 인천대학교 교수 <Joyce Park 인천대학교 교수>

영국과 미국은 기독교 문명이 근간이 된 국가들이기에 이네들의 영어에는 성경에서 온 표현들이 많다. 성경에서 비롯된 표현들은 굉장히 많지만, 그 중 하나, Writings on the Wall(벽에 쓰인 글씨)은 유독 작금의 시대 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많은 듯 하다. 이 표현은 ‘불길한 징조’라는 뜻으로 쓰인다.

다니엘 서 5장을 보면 고대 세계 제국의 황제였던 베사살 왕이 왕궁에서 큰 연회를 베풀었을 때 문득 공중에 사람의 손이 하나 나타나 왕궁 벽에 글씨를 쓰고 사라지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이 글을 제국 최고의 술사를 포함해서 아무도 해석하지 못하자, 다니엘을 불러 그 뜻을 묻는다. 그 글자는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mene, mene, tekel, parsin)으로, 메네(Mene)는 God has numbered the days of your reign and brought it to an end (신이 당신의 통치의 날을 세어서 끝을 내셨다)는 뜻, 데겔(Tekel)은 You have been weighed on the scales and found wanting (저울에 달아보매 부족함이 -wanting-이 많다는 뜻이며, 페레스(parsin)은 Your kingdom is divided and given to the Medes and Persians (네 왕국은 메데스와 페르시아로 나뉘어 질 것이다)는 뜻이라고 다니엘을 뜻을 풀어준다. 그날 밤 과연 쿠데타가 일어나 베사살은 다리오 손에 죽고 다리오가 새로운 황제가 된다.

이 성경 속의 일화에서 두 가지 다른 표현들도 영어에 들어와 쓰이고 있다. 바로 Your days are numbered. (네 날들이 세어졌다)는 말은 끝까지 다 세어져서 이제 죽을 때가 되었다는 뜻이 된다. ‘이젠 너도 끝이야’ ‘오늘이 네 제삿날이야’라고 보통 의역이 되는 표현이긴 하다. 또한 weighed on the balance에서 balance 는 천칭 저울을 말하며, 이 저울로 달아서 부족함(wanting)이 많다고 이 일화에서는 말하고 있는 바, 벌을 받을 만하여 받게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표현은 더 발전해서 그냥 in the balance라고 쓰이는데, 어떤 것이 in the balance (저울에 달아지면) ‘위태롭다’는 뜻이 된다. 천칭에 추를 올려놓고 이게 기울어지지 않게 하는게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티끌 하나의 무게가 얹혀도 기울어질 수 있는 게 천칭 저울인지라.

[Joyce의 세상물정 영어] Writings on the Wall &#8211; 불길한 징조

사람의 손이 공중에 나타나 벽에 글씨를 쓴다는 황당무계한 일을 현대에 믿을 사람은 별로 없다. 사실 고대의 일화에서는 이게 신이 자신의 뜻, sovereignty를 전하는 방식이었다고 보면 된다. 흥미로운 지점은 sovereign은 ‘신의, 왕의, 군주의’라는 뜻이고 이 단어의 명사형인 sovereignty는 현대에선 국가의 ‘주권’ 및 ‘자주권’ ‘통치권’을 의미하는 단어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 뜻으로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Constitution. Article 1)에도 쓰여져 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The sovereignty of the Republic of Korea shall reside in the people).” 그래서 현대에서는 이 sovereignty를 가진 자들은 거리의 벽에 글씨를 쓴다. 거리에 몰려나와 메시지를 전한다. 벽에 글씨를 쓰는 대신 촛불을 밝혀 든다. 영어로 can’t hold a candle은 장인(master)에게서 일을 배우던 도제(apprentice)가 너무도 미숙해서 옆에서 촛불을 들어 밝혀 돕는 일도 할 정도가 못된다고 할 때 쓰는 표현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 촛불을 들고도 남을 자격이 있는 자들은 능히, 아니 그것 외엔 할 게 없어서, 촛불을 들었다. 촛불을 들 자격도 없는 이는 아마도 전깃불도 끄고 잠을 청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다고 sovereignty을 가진 자들이 초를 밝혀 외치는 메시지, 거리에 쓰는 글씨가 죽을 리가 없다. Sovereignty에 따르지 않는 지도자는 고대에 어떻게 되었는지 새겨볼 일이다. 벽에 새겨진 글씨는 저울에 달아 부족함이 많은 지도자에게는 매우 불길한 징조이다, 예나 지금이나.

[Joyce의 세상물정 영어] Writings on the Wall &#8211; 불길한 징조

Joyce Park rowanee@naver.com 필자는 영어를 업으로 삼고 사람에게 가서 닿는 여러 언어 중 영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한다. 현재 인천대학교에서 교양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영어 교재 저자이자 영어교수법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 2018 nextdail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주)넥스트데일리 | 등록번호 : 서울 아 01185 | 등록일 : 2010년 03월 26일 | 제호 : 넥스트데일리 | 발행·편집인 : 이선기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2로 123, 701호ㅣ발행일자 : 2005년 08월 17일 | 대표전화 : 02-6925-6318 | 청소년보호책임자 : 나성률

Copyright © Nextdail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