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윤창기의 건축이야기] 대공간이 숨겨진 이유

발행일시 : 2016-11-22 00:00
[윤창기의 건축이야기] 대공간이 숨겨진 이유

외국의 건물의 건물들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의 건물은 오픈스페이스(OPEN SPACE)라고 불리우는 대공간의 디자인이 다르다. 그 이유는 “방화구획”이라고 하는 조항의 법 때문이다. 건축물의 피난, 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따는 법률에 따르면 10층 이하의 층은 바닥 면적 1,000 제곱미터 이내마다 방화구획을 적용하여야 한다. 또한 3층 이상의 층과 지하층마다 방화구획을 하여야 하며, 11층 이상의 층은 바닥면적 200 제곱미터(스프링클러 설치 시 600 제곱미터)마다 구획을 하여야 한다.

LOUVRE ABU DHABI / JEAN NOUVEL 2016 작품 (자료출처archdaily <LOUVRE ABU DHABI / JEAN NOUVEL 2016 작품 (자료출처archdaily>

이러한 법에 대한 이해도는 쉽지 않겠지만, 결국 1000 제곱미터마다 방화셔터를 천장에 만들어야 하고 소화설비를 갖추면 스프링쿨러를 설치하면) 방화구획을 완화해주고, 설치하지 않으면 위의 설명대로 방화구획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화구획은 지하철이나 백화점 같은 대공간에서 천정에 설치되어 있는 셔터가 내려오는 구획을 말한다. 불이 날 경우 피난을 위해 내려온 셔터에는 문이 달려 있다.

기술적인 제한 때문에 방화셔터의 디자인은 주로 직선으로 공간을 구획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건물의 오픈 부위가 직선으로 되어 있는 이유는 경제적인 설계와 시공의 편의성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간이 주로 직선으로 계획되어 지는 것이 방화셔터의 한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말은 자기 돈들여 공사하는 일반적인 건축 의뢰인의 건물은 경제적인 설계와 시공을 제일 우선시 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획일화된 공간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공공 건축물의 경우에는 여러 방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층부터 꼭대기까지 과감한 오픈을 한다는 것은 돈을 많이 들여 소방설비를 한다는 의미이므로 공공건축물이나 그룹의 특정한 건축물 외에는 이러한 공간의 열림을 찾아보기 힘들다.

DDP내 간송미술관 내부사진 <DDP내 간송미술관 내부사진>

DDP내 간송미술관의 천장고를 볼 때 이러한 공간을 첫 번째의 장누벨의 두바이 루브르 미술관의 공간 계획처럼 엄청나게 크게 할 수 가 없다. 천장높이를 고려하면 어쨌든 매 1000 제곱미터(약 320평)마다 방화구획을 해야 하므로 결국 공사비와 실용성을 생각하면 하나의 대공간의 크기가 마냥 커질 수 없이 실로 구획이 되어 있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 층간 방화구획은 3층 이상의 건물에서 매 층마다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불이 나면 불이 위로 쉽게 번지는 성격을 적용하여 수직적인 층간 오픈 공간에는 반드시 방화셔터(방화용 내화 유리벽 등)가 설치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백화점,호텔 등 고급 건물의 넓게 열려 있는 공간의 수직적인 오픈 부위가 대부분 3층을 넘지 않게 되어있고 최근에 지어지는 건물의 높게 열려있는 공간에는 그 공간의 오픈 벽을 따라 방화셔터가 천장에 설치되어 있다.

FOYER IMAGE OF DEN BOSCH THEATRE BY UNSTUDIO (자료출처아키데일리) <FOYER IMAGE OF DEN BOSCH THEATRE BY UNSTUDIO (자료출처아키데일리)>

만약 우리나라에서 위의 이미지와 같이 디자인이 된다면 층간 방화구획을 위해서 오픈 부분의 천정을 따라 쭉 방화 셔터가 내려와야 하는 문제가 있어 오픈 부위의 디자인이 일률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

롯데콘서트홀(잠실 제2롯데월드 내) 공연 전 사진 <롯데콘서트홀(잠실 제2롯데월드 내) 공연 전 사진>

국내에서 가장 잘 만들었다고 유명한 롯데콘서트 홀을 보면 대공간의 열린 공간이 콘서트를 보는데 장엄하고 멋진 광경을 연출한다. 작은 공간이지만 엄청나게 비싼 소방설비 계획이 되어 있다. 물론 롯데타워의 특성상 내진 설계 및 다른 설비가 국내 최고 수준의 방재 시설이지만, 이렇게 많은 비용을 들여 콘서트홀을 만들어서 공사비 이상의 이익을 낼 수 있는 시설은 별로 없다. 그러므로 지자체의 문화공공 건물은 대부분 적자운영을 할 수 밖에 없기에 이런 공간을 실재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

위와 같이 아래에서 천정까지 높이 뚫린 공간과 1000 제곱미터 이상의 면적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대공간이 흔하지 않은 이유는 방화구획이라는 법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 건물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이유는 면적대비 공사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세금으로 지어지는 공공 건축물과 대기업의 문화사업을 위한 공간이거나 자랑을 하기 위한 건물 외에는 획일화된 공간 대신에 멋진 휘어지고 꺾인 오픈 공간을 만드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화재를 위해 안전을 고려한 공간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화재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는 공간이라면 특색있는 공간을 위해서 새로운 방화구획의 재규정도 필요할 듯 하다.

윤창기 changkiyun@naver.com 필자는 영국 AA School에서 도시계획과 건축학부분 석사학위를 받고 베니스 비엔날레, 국토부 장관상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는 경암건축 대표이자 수석 건축가이다. 런던과 바르셀로나, 아부다비 등 해외 여러 곳에 플로팅 관련 작품이 있으며, 한강시민공원의 플로팅 스테이지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이 성남, 여수 등 전국 곳곳에 펼쳐있다.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문화 콘텐츠의 장으로서의 건축을 꿈꾸는 건축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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