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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정부 배만 불린 담뱃값 인상…이번엔 `보안 필증` 꼼수

발행일시 : 2016-11-28 13:54
사진=넥스트데일리 DB <사진=넥스트데일리 DB>

지난해 정부는 국민 건강을 이유로 담뱃값을 인상했다. 최근 시중엔 담뱃값 인상 소문이 돌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정부와 정치권은 탈세 방지와 유통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담뱃갑 디지털 보안 필증 부착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논의했다.

정부에선 세계보건기구(WHO)가 담배 불법 거래 방지 의정서를 채택하기로 한 만큼 국내에서도 담뱃갑 고유의 식별 표시 장치를 부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수출용 담배의 국내 밀수 적발 건수가 2014년 6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4건으로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홀로그램 형태의 스티커인 디지털 보안 필증은 개당 100원에서 150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그만큼 담뱃값도 올라야 한다. 통상 50원 단위 인상이 아닌 100원 단위의 인상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200원 인상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정부 주변에서는 세수 추가 확보를 위해 디지털 보안 필증 부착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금연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초 담뱃값을 올린 정책 역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가 손쉽게 세금을 거둬들이려고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담뱃갑 디지털 보안필증 부착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담뱃값 인상이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국내 최대 흡연자 커뮤니티 아이러브스모킹의 금연광고 반대 퍼포먼스 모습. 사진=아이러브스모킹 제공 <정부가 `담뱃갑 디지털 보안필증 부착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담뱃값 인상이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국내 최대 흡연자 커뮤니티 아이러브스모킹의 금연광고 반대 퍼포먼스 모습. 사진=아이러브스모킹 제공>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1월 담뱃값을 2000원 올리면서 약 3조6000억원의 담배 세수를 더 걷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올 한 해 담배 세수가 13조1725억원으로, 지난 2014년 담뱃세 인상 이전보다 6조182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담뱃세 인상 당시 예측한 세수 증가액(2조7800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담뱃값 인상으로 국세가 큰 폭으로 늘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이 행정자치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14년 한 해 동안 담배 판매에 따른 세수가 지방세 4조3411억원, 국세 2조6494억원 등 총 6조9905억원이었다. 그러나 담뱃값이 오른 2015년 담배 세수는 모두 10조5181억원이었다. 그 가운데 지방세는 4조5858억원에 불과하고 국세가 5조9322억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 같은 국세 증가는 정부가 담뱃세를 인상하면서 국세 항목인 개별소비세를 신설하고 건강증진기금을 이전보다 2배 이상 올렸기 때문이다. 즉 담뱃값 인상이 사실상 `서민 증세의 꼼수`로 자리 잡은 셈이다.

정부가 그렇게 자랑하던 담뱃값 인상에 따른 금연 효과도 확인 결과 미미했다. 최근 3년 동안의 서울 시내 보건소별 금연클리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금연에 도전하는 사람은 늘었지만 금연에 성공한 사람 수는 오히려 줄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금연치료 지원 사업도 11월 현재 올해 예산의 30%만 소진했을 정도로 유명무실해졌고, 담배 판매량은 오히려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와 흡연자들은 디지털 보안 필증 의무 부착이 정부의 배만 더 불릴 것이라며 볼멘소리를 냈다. 이 방안을 추진하면 400억~5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는 2018년부터 5년 동안 약 159억원의 예산만 투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담배 제조사들이 약 300억원의 설비투자비 등을 모두 책임져야 하는 꼴이다.

또 시스템 구축 등으로 원가 부담이 늘지만 그동안 관련 업계의 충분한 의견 수렴이나 담배 제조사들과의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정부가 정책을 일방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최대 흡연자 커뮤니티인 아이러브스모킹은 법안이 탈세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매년 수조원씩 더 걷히는 세금으로 이를 충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오는 12월 23일부터 본격적으로 모든 담배에 부착되는 흡연 경고그림 시안. 사진=넥스트데일리 DB <오는 12월 23일부터 본격적으로 모든 담배에 부착되는 흡연 경고그림 시안. 사진=넥스트데일리 DB>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한 담뱃세 인상 이후 담뱃값을 추가로 인상하기 위한 이유를 인위로 만들고 있다”면서 “업계와 소비자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으로 시행하는 법 개정은 여러 부작용 초래는 물론 서민 부담을 크게 가중시킨다”고 주장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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