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한강 위에는 여러 다리들이 있다. 지금은 한강의 다리마다 독특한 이름이 있지만 80년대 초 까지만 해도 이름들이 지금과는 달랐다. 주변 지명이 아닌 다리가 건축된 순서에 따라서 제1한강교, 제2한강교, 제3한강교로 이름 지어졌다.

한강 다리는 건축된 시기에 따라, 건축 디자이너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다리마다 우리나라 희로애락의 역사가 깃들여있다. 그래서인지, 한강 다리를 소재로 한 노래도 여럿 있다. 오랜 가수 생활을 해온 혜은이는 ‘제3 한강교’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제3 한강교’는 지금의 한남대교이다. 트로트 가수 주현미의 ‘비내리는 영동교’, 동명의 영화 주제가인 박영민의 ‘창밖에 잠수교가 보인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나온 자이언티의 ‘양화대교’까지 참 다양한 노래가 나왔다. 이처럼 한강 다리는 서울 시민의 삶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 같다.

현재 한강에 있는 다리는 총 32개의 다리가 있다고 한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있는 다리를 나열하면 일산대교, 김포대교, 행주대교, 방화대교, 마곡대교, 가양대교, 성산대교, 양화대교, 당산철교, 서강대교. 마포대교, 원효대교, 한강철교, 노량대교, 한강대교, 동작대교, 반포대교, 잠수교, 한남대교, 동호대교, 성수대교, 영동대교, 청담대교, 잠실대교, 잠실철교, 올림픽대교, 천호대교, 광진교, 강동대교, 미사대교, 구리암사대교, 팔당대교이다. 이렇게 많은 다리가 있다는 것이 좀 놀라왔다. 이 다리 중에서 필자가 달려서 건너본 다리는 12개이다.

대부분의 다리는 차를 타고 한 두 번은 건너 본 것 같다. 마라톤을 하면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점점 늘어가자 한강변을 달려서 반환점에서 돌아오는 코스만 달리는 것은 좀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강 다리를 직접 달려보고 싶었다. 우선 집에서 가까운 다리부터 하나씩 하나씩 건너기 시작했다.

한강 다리 중에 보행자가 건널 수 없는 다리는 청담대교이고 그 외는 모두 보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한강 강북과 강남에 위치한 자전거도로를 달리면서 편리하게 건널 수 있는 다리와 건너기 불편한 다리가 있다.

서울에 살면서 한강 다리를 차를 타고 건너는 일은 늘 자주 있는 일이다. 그런데, 차를 타고 한강 다리를 건널 때 걷거나 달려서 건너는 사람을 거의 볼 수 없어 위험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했다. 그러나 한 두 번 직접 달려서 건너다 보니 다른 다리들도 건너보고 싶어 어떤 다리가 편리한지 알고 싶어졌다. 그리고 실행에 옮겼다.

러너에게 최상의 다리 잠수교
가장 처음 , 가장 많이, 가장 건너기 좋은 세 가지 장점을 가진 다리는 잠수교다. 잠수교는 1976년 완공 되었는데, 원래 군사적 목적으로 건설되었다. 아마 제1한강교, 제2한강교 식으로 이름을 짓지 않은 것도 어찌 보면 제대로 된 다리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잠수교는 용산 미군부대와 바로 연결된다. 유사시 쉽게 폭파할 수도 있고, 폭파 후 필요할 경우 가장 빠르게 복구할 수 있는 형태의 다리이다. 잠수교 상단에는 반포대교가 있어 위성에서도 잡히지 않는 유일한 다리이다.

잠수교는 처음에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지금은 한강 유람선이 잠수교 아래로 지나갈 수 있도록 다리 중간이 아치형으로 올라가 있는데, 처음 건축했을 때에는 다리가 평평했다. 한강의 대부분의 다리는 차량 위주로 운용이 되고 있으나, 현재 잠수교는 보행자와 자전거 위주이다. 유람선을 위한 아치 때문에 오르막이 생겼는데 이는 달리기를 할 때 오르막 훈련을 할 수 있어 좋다.

2009년 초 까지는 차량 통행 위주로 보행자 도로가 좁아서 자전거가 지나 다닐 경우에는 위험하기 까지 했다. 2009년에 다리를 리모델링하면서, 자동차는 왕복 4차선에서 2차선으로 줄이고, 남는 2차선이 모두 보행자와 자전거 도로로 바뀌었다. 그 이후로, 안전하게 달려서 건널 수 있게 되었다.

마라톤114 카페 회원들이 잠수교를 달려서 건너는 모습
마라톤114 카페 회원들이 잠수교를 달려서 건너는 모습

잠수교(潛水橋)는 말 그대로 비가 많이 오면 한강물 아래로 잠수한다. 다른 한강 다리들보다 훨씬 낮게 설계되어 있다. 비가 많이 와서 한강의 수위가 6.5m를 넘으면 잠수교는 잠기게 된다. 잠수교는 한강 수위가 5.5m를 넘어서면 보행자와 자전거 통행이 금지되고, 6.2m를 넘어서면 차량 통행도 금지 된다. 뉴스에서 '잠수교가 침수 되었다'라고 하면 비가 많이 왔다는 의미이다. 이런 이유로 잠수교는 홍수의 척도이기도 하다.

강남의 여의도 방면이나 강북의 마포 방면에서 달려와서 잠수교를 건널 때는 다리 서쪽 도로보다는 동쪽 도로로 달리는 것이 편리하다. 단, 여의도에서 잠수교를 건넌 후 마포 쪽으로 달린다면, 굳이 횡단보도를 건널 필요는 없다. 서쪽 도로가 폭이 좁긴 하지만 이용자가 적어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잠수교의 무지개 분수 야간 풍경
잠수교의 무지개 분수 야간 풍경

잠수교는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반포대교에 설치된 폭포 방식의 분수는 여름과 가을에 낮과 밤을 아름답게 수 놓는다. 저녁에는 무지개 폭포 분수와 함께 흘러가는 옛 가요와 팝송을 틀어준다. 오색 찬란한 물줄기를 보면서 옛 노래를 들으며 잠수교를 달려서 건너는 즐거움은 최고다.

거리가 가장 짧은 영동대교
영동대교는 달려서 건너기에는 조금 번거로운 다리이다. 다리의 서쪽 보행자 도로가 강남 자전거 도로와 연결되어 있는데, 제법 긴 슬라이드식 도로로 연결이 되어 있어 오르막 연습 할 수 있어서 좋다. 특이하게 이 슬라이드 도로의 바닥은 아스팔트가 아닌 쿠션이 있는 재질로 만들어져 있다.

달리기의 즐거움은 이러한 경사도가 제법 있는 긴 슬라이드식 도로에서 나타난다. 대부분의 자전거들이 경사와 긴 오르막으로 인하여 자전거에서 내려서 끌고 올라가는 데, 달리기를 하면서 그들을 추월할 수 있다. 물론, 아쉽게도 영동대교를 건너는 동안 다시 추월 당한다. 강북은 아쉽지만 계단으로 시민공원으로 연결 되어 있다. 다리 아래 공간도 충분한 데, 왜 슬라이드 식으로 개보수를 하지 않는지 좀 아쉽다. 강북까지 슬라이드로 만들어 진다면 달려서 건너기 아주 좋은 다리가 될 것이다. 그나마, 아래 시민공원과 높이가 크지 않아서, 계단이 길지 않아 큰 불편함은 없다.

영동대교 위. 멀리 성수대교와 강남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영동대교 위. 멀리 성수대교와 강남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영동대교의 장점 중 하나는 한강 다리 중에서 다리 폭이 제일 짧다는 것이다. 이런 연유인지 영동대교가 아닌 영동교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솔직히 한강에는 대교(大橋) 라고 불릴 수 있는 규모의 다리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부산의 광안대교와 비교하면 사실 그냥 다리 수준이라고 본다.

영동대교의 길이는 건축적으로는 1040m라고 하는데 달려서 건널 때는 다리 중간에 시민공원 쪽으로 내려가므로 채 1km가 되지 않는다. 다만, 자동차 도로인 강북강변과 88도로 진출입구를 신경 써서 달려야 한다. 자동차 도로와 인도 사이에 튼튼한 가드레일이 있어서 안전하지만, 보행자 도로의 폭이 좁아 마주오는 자전거가 있을 경우에는 조심해야 한다.

서울숲과 성수대교
집에서 가장 가까이 있어 자주 건너는 성수대교는 필자가 사는 응봉역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건널 수 있다. 바로 옆에 위치한 응봉교(구 성수교)를 건너서 서울숲 옆을 지나서 성수대교로 바로 달릴 수 있다. 응봉역 아래 토끼굴을 지나서 자전거도로를 따라서 성수대교 방향으로 달리다가 성수대교 200m 전 좌측 숲쪽으로 서울숲으로 통하는 진입로가 있다. 이곳으로 올라가서 서울 숲 생태공원을 지나서 성수대교를 건널 수 있다. 진입로로 올라가면 불과 5m 정도의 높이지만, 한강을 내려 볼 수 있는 멋있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서울숲 생태공원을 지나면서 뛰노는 사슴을 볼 수 있다.

가끔, 구제역이나 조류 독감이 발생하면, 서울숲의 동물 보호를 위하여 나무 다리를 통제하기도 한다. 그리고, 야간에는 서울 숲의 동물이 인기척으로 놀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나무 다리를 개방하지 않는다. 동절기와 하절기에 따라 변하는데, 밤 8시부터 아침 6~7시까지 출입이 제한되니 아침에 너무 일찍 가면 건너지 못할 수 있다. 만약 나무 다리를 개방하지 않는 경우 나무 다리 반대편인 한강 쪽에 내려가는 지하 통로가 있다. 지하 통로를 통하여 서울 숲으로 갈수 있다. 다만, 밤에 지하 통로가 어둡고, 경사가 굉장히 급해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성수대교 남단에는 승강기가 있어서 승강기를 이용해서 바로 자전거 도로로 내려 갈 수 있다. 승강기를 이용하지 않고 좀 더 달려 시민공원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성수대교를 건너서 첫 번째 사거리에서 동쪽으로는 압구정로데오 역 사거리까지 달린 후 왼쪽 한강 쪽으로 가면 토끼굴을 통하여 자전거 도로로 진입할 수 있고, 서쪽으로는 신현대아파트를 지나서 미성 아파트 직전 우측 도로로 가면 한강 시민공원으로 갈 수 있다. 참고로, 성수대교 승강기는 24시간 운영되나 비바람이 부는 악천후일 때는 시민의 안전을 위하여 운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단, 성수대교를 건널 때는 강북강변에서 진입구, 88도로 진출입구 등 차량 전용 도로를 건너야 한다. 길이 막힐 때는 문제가 없지만, 차량 흐름이 빠를 때는 건널 때 조심해야 한다. 특히, 성수대교에서 88도로로 빠지는 쪽은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이 많아서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달리기엔 너무 불편한 동호대교
동호대교는 남쪽, 북쪽 시민공원에서 모두 진입이 불편하다. 남북 모두 자전거도로에서 직접 연결되지 않다. 시민공원에서 일반 도로로 나온 후 백여 개의 많은 계단을 올라가야 건널 수 있다. 계단도 시민공원에서 거리도 상당히 떨어져 있고, 찾기도 힘들다.

동호대교 동쪽 보행자에서 바라본 서울숲 방면. 왼쪽 아래 강북강변도로가 보인다.
동호대교 동쪽 보행자에서 바라본 서울숲 방면. 왼쪽 아래 강북강변도로가 보인다.

동호대교의 경우 딱 한번 건너 보았는데, 너무 불편해서 다시 건너지는 않았다. 그나마 작년에 옥수역 아래 토끼굴이 새로 생겨서 조금 편해지긴 했지만, 추천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한번 건너보았기 때문에 직접 건너 본 다리로 추가하였다.

동아마라톤의 다리 잠실대교
매년 봄에 개최되는 동아 마라톤은 강북의 광화문에서 출발해서 잠실대교를 건너서 강남의 종합운동장에 도착하는 대회이다. 동아마라톤은 7-8번 정도 달렸는데, 그래서 그런지 잠실대교는 참 친근하게 느껴진다. 동아마라톤의 36km 지점이 잠실대교의 중간이다. 잠실대교를 건너고 나면 종합운동장까지 5km 정도 남았기 때문에 결승선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고마운 다리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니, 풀코스 대회 중에 한강 다리 중에서 건너는 유일한 다리가 아닌가 싶다.

동아마라톤. 성수대교를 건너는 중
동아마라톤. 성수대교를 건너는 중

대회가 아닌 혼자서 달릴 때는 자동차 도로가 아닌 보행자 도로로 건너야 한다. 강북 자전거도로의 경우 동쪽, 서쪽 보행자 도로 모두 연결되어 있지만, 강남 자전거 도로는 서쪽 보행자 도로를 통해서만 한강 공원으로 진출입이 가능하다. 강북, 강남 양쪽 모두 원활하게 슬라이드 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달려서 건너기 안전한 다리 중에 하나이다.

전철과 함께 하는 잠실철교
잠실철교는 지하철 2호선 강변역과 잠실나루역을 연결하는 다리이다. 달려서 이 다리를 건널 때는 5~6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바로 옆에서 지하철 2호선이 지나간다. 그래서, 건너는 동안 달리는 지하철을 몇 대 만나게 된다. 달리는 전철을 가깝게 볼 수 있는 다리이다. 서쪽 보행자 도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1980년에 다리가 개통되었을 때는 자동차 전용 도로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자동차는 통행할 수 없고, 보행자 도로로 변경되었다.

잠실 철교. 달리면서 전철을 만날 수 있다
잠실 철교. 달리면서 전철을 만날 수 있다

도로 폭도 원래 자동차 도로여서 자동차 한대가 충분히 다닐 수 있도록 설계되어서 넓다. 강북 자전거도로에서 바로 연결되며, 강남 시민공원 쪽은 아쉽지만 계단이다. 다리 양쪽의 잠실나루 역과 강변역 쪽으로도 연결되어 있어 편리하게 설계된 다리이다. 건너기 좋은 다리이지만, 집에서 이 다리까지는 거리가 편도 8km 정도되고, 다리를 건너서 최단거리로 돌아와도 20km 정도 되기 때문에 자주 건너지는 못한다.

마포대교
마포대교는 한남대교 다음으로 건설된 한강의 4번째 다리이다. 제4 한강교가 아닌, 주변 지명을 따라 명명된 첫 번째 다리로 알고 있다. 1981년 준공 당시에는 ‘서울 대교’였는데, 1984년 ‘마포대교’로 변경되었다. 마포대교로 인하여 황무지였던 여의도가 ‘서울의 맨해튼’으로 발전하는 발판이 되었다. 한강 개발 계획의 핵심산업으로 차량의 소통이 크게 늘어서 병목 현상이 생기자 불과 1km 지점에 원효대교를 건설했다.

잠수교 다음으로 편안하게 건널 수 있는 다리이다. 강북, 강남의 시민 공원에서 다리의 양쪽(동쪽, 서쪽)의 보행자 도로로 모두 진출입이 가능하다.

서울의 맨해튼인 여의도를 연결하는 첫 번째 다리 마포대교
서울의 맨해튼인 여의도를 연결하는 첫 번째 다리 마포대교

마포대교의 보행자 도로는 여의도와 강북강변으로 연결되는 자동차 도로와 만나지 않는다. 그래서, 잠수교 다음으로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다리이다. 강북에서 마포대교로 오르막이 좀 길기는 하지만 완만하기 때문에 별로 불편하지는 않다. 마포대교를 건너다보면, 한쪽에 바닥이 나무로 된 전망대가 있어서 그 위를 달릴 때는 무릎에 부담도 덜하고, 통통거리는 나무소리를 들으며 달릴 수 있다.

원효대교
원효대교는 용산 원효로와 여의도를 연결해주는 다리이다. 전액 민간 자본으로 건설된 다리이고, 1981년 준공 당시에는 유료 교량이었으나, 1984년 서울시에 기증하면서 무료로 바뀌었다. 원효대교는 강북 자전거 도로에서는 계단으로 연결 되는데, 특이하게 여의도 쪽은 시민공원으로 연결되지 않고, 시민공원을 지나서 여의도의 여의동로 인도로 연결이 된다. 여의동로 인도에서는 바로 여의도 시민공원으로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간단하게 자전거도로로 내려가서 달릴 수 있다.

선유도 공원과 양화대교
양화대교는 1965년 준공된 구교 (舊橋)와, 1982년 준공한 신교(新橋)를 함께 말한다. 구교의 원래 이름은 ‘제2 한강교’이다. 신교를 건축하면서 ‘양화대교’로 명명되었다. 양화대교는 한강시민공원에서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다. 슬라이드식 도로가 아니고, 보행로가 협소하기는 하지만, 건너본 다리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치를 가지고 있다.

아름다운 아치의 양화대교
아름다운 아치의 양화대교

무엇보다도 양화대교의 장점은 ‘선유도 공원’ 위를 관통하는 다리라는 것이다. 양화대교는 한강시민공원과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선유도 공원을 통해서는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이 선유도와 한강시민공원을 연결하는 선유교가 있고, 그 다리를 건너면 슬라이드식 도로를 통해서 한강 시민공원으로 내려갈 수 있다.

선유도 공원은 작은 다리를 통하여 한강 시민공원으로 연결되어 있다.
선유도 공원은 작은 다리를 통하여 한강 시민공원으로 연결되어 있다.

선유도 공원도 달리기에 좋은 곳이다. 아스팔트나 시멘트 도로가 아닌, 흙 길을 달릴 수 있다. 선유도 공원은 한 바퀴가 약 1km 정도이다. 무엇보다도, 선유도 공원은 자전거 출입 금지 공원이기 때문에, 정말 마음 편히 달릴 수 있다. 여름에 가면 풀밭에 토끼도 몇 마리 볼 수 있은 즐거움도 있다.

선유도 시민 공원
선유도 시민 공원

다리를 건널 때의 주의할 점
한강 다리를 달려서 건너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그런데 다리를 건너다 보면 주의할 점이 몇 가지 발견된다.

우선, 자동차 사고의 위험이 있다. 대부분의 다리가 남쪽으로는 88도로, 북쪽으로는 강변도로에서 차량이 올라오고 나가는 진출입도로가 있다. 달려서 건너다 보면 이러한 자동차들과 만나게 된다. 이른 아침에는 차량 소통이 적어서 큰 문제가 없고, 길이 막히는 출퇴근 시간에도 문제가 없지만, 드문 드문 차량이 올 때가 가장 위험하다. 대부분의 차량이 다리로 올라 갈 때 사람이 다리를 건너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직접 사고가 나는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사고도 종종 발생하는지 몇 년 전부터 수동 신호등이 설치된 곳도 있다. 버튼을 누르면 십여 초 후에 보행자 신호등이 켜지고, 차량이 건너가지 말라는 붉은색 신호등이 들어오긴 하는데, 달리는 차량들이 못 보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로는 날씨이다. 한강 다리를 건너기 힘든 날은 바람이 많이 부는 날과 추운 날이다. 사실 이런 날씨는 한강변의 자전거도로도 달리기 힘들지만, 다리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추위와는 느낌이 다르다. 바람이 많은 날이다 추운 날에는 방한 복장을 하고 건너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한강 다리를 건너는 자전거와의 충돌이다. 다리 위의 인도는 폭이 좁은 편이기 때문에 둘이 나란히 걷기도 불편한 정도이다. 한강 다리 위에서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의 소음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달리지 않더라도 뒤에서 오는 자전거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강 다리를 달리면서 즐기는 방법
10년을 이사하지 않고 한 곳에서 살면서 달리다 보니, 달리는 곳이 반복되어 새로운 곳을 달려보고 싶어 진다. 물론, 10년 동안 운동 도로는 많이 변하였고, 주로도 조금씩 바뀌었다. 개인적인 생각은 10km 정도가 몸에 무리도 없고, 시간도 한 시간 정도 걸리므로 딱 적당한 거리인 것 같다. 10km를 달릴 때 필자가 주로 달리는 코스는 아래와 같다.

① 청담 대교 반환 : 응봉역-서울숲 옆 자전거도로-성수대교-영동대교- 청담대교 반환 약 10.3km
② 잠수교 반환 : 응봉역 - 옥수역- 동호대교-한남대교-잠수교 반환 약 10.6km
③ 장평교 반환 : 응봉역-한양대 옆 도로- 청계천-중랑천-군자교-장평교-장안교 반환 약 10.3km
④ 비우당교 반환 : 응봉역-한양대-청계천-제2마장교-고산자교-무학교- 비우당교 반환 약 10.3km
⑤ 군자교 횡단 : 응봉역-한양대 옆 도로- 중랑천-군자교 횡단- 동부간선 옆 도로- 용비교 하단-응봉역 약 10km

달리는 코스마다 느낌이 조금씩 다르고, 겨울에 달리기 좋은 코스, 여름에 달리기 좋은 코스, 낮에 달리기 좋은 코스, 밤에 달리기 좋은 코스 등등 그때 그때 코스를 정하여 달린다. 10km 코스는 위에 5개가 한정적이다. 장거리주를 할 때는 위에 언급한 반환점에서 5~10km정도를 더 달려서 반환을 하기도 하지만, 거리가 늘어나면 멀리 가서 돌아오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코스를 만들 수 있다. 한강 다리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20km정도를 달릴 때는 잠수교를 건너서 압구정 구현대를 지나 성수대교를 건너오는 방법도 있다.

응봉역에서 출발하여 잠수교, 성수대교, 영동교, 잠실대교, 잠실철교 네 개의 다리를 복합적으로 이용하면 12~25km까지 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더 긴 장거리도 가능하다. 30km 정도를 달릴 때는 응봉역에서 마포대교를 건너서 여의도를 반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고 돌아오면 잠수교를 건너는 기본 코스가 가능하다. 이를 응용하면 마포대교를 건너서 여의도를 돌지 않고 바로 시민공원 앞을 지나서 성수대교, 영동대교를 건너서 돌아올 수가 있다. 이런 방식으로는 한강의 다리를 활용하면 16~32km 정도의 거리를 내 입맛대로 조절해서 달릴 수 있다.

응봉역에서 성산대교까지 편도 16km 정도 되기 때문에 왕복 32km 정도 되는데, 이러한 반환 코스보다는 한강 다리를 건너서 돌아오는 코스가 더 재미있다. 달려서 한강대교를 건너는 느낌은 정말 좋다. 지금까지 뛰어서 건너본 다리는 양화대교, 마포대교, 원효대교, 한강대교, 잠수교, 한남대교, 동호대교, 성수대교, 영동대교, 잠실대교, 잠실철교, 광진교 정도이다.

집에서 출발해서 건널 수 있는 다리는 다 건너 봤다고 생각했는데, 동작대교도 가능하다는 것을 최근에 알아서 조만간 16km 정도 되는 거리를 달려볼 생각이다. 한강 다리. 필자는 주로 달려서 건넜지만 꼭 뛰지 않더라도 걸어서 건너는 즐거움도 남다르다. 도전해보기 바란다.

한상준 han.sangjoon@gmail.com 포토스탁 회사 이미지클릭 이사. 20년 넘게 IT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으며, 관심 분야의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글로 남기는 것을 좋아해 꾸준히 하고 있다. 10년전 마라톤을 시작하여 국내 최대 마라톤 동호회 마라톤114 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금은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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