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문기 기자
사진=김문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주 운명의 기로에 선다. 야당이 오는 9일 박 대통령의 탄액소추안을 처리할 방침인 가운데 굵직한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은 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달 2일 탄핵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성난 민심은 더욱 타올랐다. 지난 3일 서울과 부산 등 전국에서 열린 6차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232만명이 참여했다. 이는 헌정 사상 최대 규모다.

청운효자동주민센터와 효자치안센터 등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100m 앞까지 행진이 이뤄졌다. 시민들의 구호와 퍼포먼스 역시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 강제 수사, 체포․구속 등으로 한층 강해졌다.

박 대통령은 주말 일정을 비우고 관저에서 TV로 촛불집회를 지켜봤다. 참모들로부터 집회 관련 보고 등을 받으며 '나홀로 정국'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주 박 대통령은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된다. 우선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당장 5일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실, 국가안보실, 기획재정부 등이 기관보고를 해야 하며 6일과 7일에는 재벌 총수들과 최씨 의혹 관련 핵심 관련자들이 증인으로 서는 청문회가 각각 열린다.

국조특위는 박 대통령의 외부 진료, 약물 투여, 성형시술 등의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또 재계를 좌지우지하는 재벌 총수들의 기부가 뇌물인지 가리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9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3당이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탄핵안 표결이 부결될 경우 민심의 분노가 여의도 정치권으로 향할 수 있다며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를 압박하고 있다.

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이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나온 100일보다 앞으로의 5일이 더욱 중요하다. 박 대통령 탄핵 가결을 위해 혼신을 다해 집중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4일 오후 여야 합의가 없을 경우 9일 탄핵 표결에 참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대통령 퇴진이 국민의 뜻'이라며 이날 회의에 참석한 29명 의원이 모두 탄핵 표결에 동참키로 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한 특검 수사도 닻을 올렸다. 박영수 특검은 이번 주 중으로 특검보와 파견검사 등 핵심 인력을 선발해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박 특검은 이미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상황이다.

한편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사상 최저치인 4%에 머물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만19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난주와 같은 4%였다고 설명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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