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에 사는 김모씨(여·62)는 최근 한 달간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배가 아파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 고통을 견디다 못해 동네 병원을 찾은 김씨에게 의료진은 보다 자세한 검진을 위해 내시경 검사를 추천했다. 하지만 김씨는 수면 내시경 검사를 하면 치매를 유발한다는 낭설을 믿고 내시경 검사를 하지 않고 버텼다. 결국 김씨는 계속되는 복통과 체중 감소로 대학병원을 찾았고 위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내시경 검사가 치매와 암을 유발한다든지, 못 깨어날 수 있으며, 기억력이 감퇴한다는 속설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이는 내시경 검사를 기피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시경 검사
내시경 검사

많은 이들이 내시경 검사를 흔히 중증 환자만을 위한 것이라고 여기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나 건강에 대한 과신, 내시경을 몸속에 삽입하는 것에 대한 막연함, 두려움으로 인해 스스로 병을 키우고 있다.
내시경은 위장 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질병 유무 진단 뿐만 아니라 치료까지 할 수 있게 하는 현대의학의 산실이다. 소화기에 생긴 암은 내시경을 통해 발견이 쉽다. 더욱이 조기 암인 경우에는 용종 모양을 가지고 있으면 부위를 절제하지 않고 내시경으로 간단히 시술할 수 있다.
'2015년 사망 원인통계'에 따르면 해당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우리나라 국민은 33년째 현대인의 병, 암으로 인한 사망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위암과 대장암 발병률이 세계 1위이며 국내 암 발병률 2~3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 질환들은 국가 암 검진 권고안에 따라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으면 조기 발견을 통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초기에 발견이 어려워 치명적인 췌장암, 담도암의 경우에도 내시경은 암에 대한 진단은 물론 담석을 제거하고 염증을 걷어내며 췌장암과 담도암 제거까지 폭넓게 이용된다.
특히 50세 이상 중장년층은 암과 같은 고위험인자 발병률이 급속도로 높아지는 시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가건강검진 제도를 통해 40세 이상에게는 위 내시경, 50세 이상은 대장 내시경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고대안산병원 소화기내과 현종진 교수는 "소화기 질환은 우리가 조금만 신경쓴다면 조기발견이 쉬워 건강한 몸 상태라도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단순한 복통이나 소화불량도 소홀히 여기지 말고 내시경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가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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