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교사로 초등 현장에서 미래의 교육에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가상현실도 교육현장에서 인기다. 이러한 변화에 흐름에 필자도 학생들에게 미래 교육의 일환으로 가상현실활용 교육을 하고 있다. 마인크래프트로 영어 단어를 공부하기도 하고, 360도 영상으로 교실 아이들 모두를 자유의 여신상 앞으로 데려가기도 한다. 눈앞에 펼쳐진 신세계에 학생들은 ‘와!~’ 라고 화답한다. 그러나 처음만 이럴 뿐 학생들을 그곳으로 다시 데리고 가기 쉽지 않았다. 초등학생의 주의력은 딱 3초다.

기존에 만들어진 콘텐츠는 한계가 있었다. 아이들이 기존 콘텐츠를 소비만 하지 않고, 직접 가상현실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했다. 그러다 독일 스타트업 디라이트사(社)가 만든 코스페이시스를 보았다. 특별한 지식없이도 블록 쌓듯 가상현실을 만들 수 있었다. 사진을 넣을 수도 있고, 목소리를 녹음할 수도 있었다.

코스페이시스 메인화면
코스페이시스 메인화면

120명의 학생들에게 코스페이시스를 활용해서 영어를 가르쳤다. 그러다 독일에서 한국어로 번역을 해달라는 연락이 왔다. 한국어로 번역되면 학생들이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번역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미 언어의 구애를 받지 않고, 그냥 즐기고 있었다.

코스페이시스를 활용해서 가르친 후기를 내 블로그 – ‘소중일기’에 게재했다(https://goo.gl/GAfk6l). 3학년 학생들에게는 ‘It’s big.’ 이란 표현을 가르치며 건물보다 큰 말을 만들었다. 5학년 학생들에게는 영어 현재진행형을 가르치며, 가상에서 현재 일어나는 나만의 상황을 만들도록 했다. 과거형 ‘What did you do during summer vacation?’란 표현을 배울 때는 여름방학에 간 곳을 코스페이시스로 만들게 했다. 단지 만드는 것뿐 아닌 카드보드와 같이 가상현실을 보는 장비로 아이들과 함께 보았다.

특별히 ‘What do you want to be?’ 라는 표현을 배울 때,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꿈인 윤정 학생의 작품이 마음에 남는다. 이 학생은 ‘여기는 흰색으로 칠해야 되겠어.’라고 자신이 미래에 말한 것을 만들고 가상현실로 보았다.

학생이 만든 인테리어와 미래 학생의 모습이다 – https://youtu.be/O_IinbY2QtI
학생이 만든 인테리어와 미래 학생의 모습이다 – https://youtu.be/O_IinbY2QtI

보통 컴퓨터로 가상현실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니티와 같은 고급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컴퓨터의 사양 역시 매우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학교 i3 컴퓨터에 리눅스 기반 크롬 브라우저에서 코스페이시스를 아이들과 함께 했다. 어려운 코딩이 필요하지 않고, 3학년 학생들도 배운지 5분 만에 자신만의 가상현실을 만들고 체험했다.

2012년 스마트 교육붐 이후, 전국 교육현장에서는 디지털툴을 활용한 교육이 활발하다. 최근 디지털교과서는 안드로이드앱으로 나와서 누구든 설치해서 볼 수 있다. 미래는 먼 곳에 있지 않다. “미래는 이미 와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라고 말한 미국계 캐나다 작가 윌리엄 깁슨의 말대로 우리 옆에 미리 와 있다. 단지 활용은 우리의 몫이다.

최만 choisuperman@gmail.com 초등학교 교사. 수요일밴드, 언어유희, 아이스스케이트, 회를 좋아한다. 박사과정에서 영국 교육철학을 공부하면서"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미래가 어떻게 올지 몰라서15개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스룩 허브에 자료를 모아두고 있다. 안드로이드 앱"최만드림"을 운영한다. 삶을 오픈소스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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