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15일, 하이트진로가 대한민국 소주 역사 담은 히스토리잔을 제작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2015년 9월 15일, 하이트진로가 대한민국 소주 역사 담은 히스토리잔을 제작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1924년 (우리나라 최초 소주인 진로의 출시 연도)

-23도, 17.8도 (참이슬 출시 당시 도수와 현재 알코올 도수)

-2012년 11월 (참이슬 누적 판매량 200억병 기록)

-265억병 (16년간 참이슬 누적 판매량, 성인 1인당(3500만명 기준) 757병)

-15년 (2001년부터 전 세계 증류주 판매량 1위 달성 연수)

진로 출시 당시 최초 라벨.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진로 출시 당시 최초 라벨.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술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하나의 `문화`라는 말이 있다.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술자리는 서로 감정을 나누고 위로를 받고 즐거움을 더해준다. 그 중 소주는 `국민 술` `서민들의 술`로 불리며 오랜 시간 우리나라 대표 주류로 자리해 왔다.

소주의 대명사 `진로`는 1924년 민족자본으로 평안남도 용강에 세워진 `진천양조상회(眞泉釀造商會)에서 출시됐다. 진로라는 제품명은 생산지와 생산방식 글자를 따서 만들어졌다. `진`은 생산지인 `진지`에서 따온 글자로 진지는 원래 `참못`이라 불리던 물 좋기로 이름난 용강 땅의 상징이었다. `로`는 순곡으로 소주를 증류할 때 술방울이 이슬처럼 맺히는 것에서 착안했다.

6·25전쟁으로 회사가 부산으로 이전하고 난 뒤 진로는 1951년 `금련(金蓮)`, 1952년에는 `낙동강(洛東江)`이라는 이름으로 생산되기도 했다.

1954년 원숭이에서 두꺼비로 심벌을 바꾼 진로소주에 부착했던 라벨.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1954년 원숭이에서 두꺼비로 심벌을 바꾼 진로소주에 부착했던 라벨.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창업초기 진로는 상표로 원숭이를 사용했다. 서북지방에서는 원숭이가 복을 상징하는 영특한 동물로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1954년 6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시대를 연 진로주조의 전신 `서광주조`(西光酒造)는 지금의 두꺼비 상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1955년 10월10일자 동아일보 광고. 사진=동아일보 캡처
1955년 10월10일자 동아일보 광고. 사진=동아일보 캡처

1965년 희석식 소주가 대중화되면서 진로는 단숨에 주류업계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품질 우수성과 획기적 판매전략 덕분이었다. 제조기술을 향상시켰고 이른바 `밀림의 바 작전`이나 `왕관회수 작전` 등 기발한 판촉활동을 펼친 게 주효했다.

첫 출시 당시 진로 소주 알코올 도수는 35도였다. 1965년에는 30도, 1973년에는 25도로 점차 낮아졌다. 식량부족 문제로 정부가 양곡을 원료로 한 증류식 소주 생산을 금지해 알코올을 물에 희석시키는 지금의 희석식 소주가 대량생산 체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유사품에 주의하라는 1957년 8월 23일자 경향신문 광고. 사진=경향신문 캡처
유사품에 주의하라는 1957년 8월 23일자 경향신문 광고. 사진=경향신문 캡처

현재도 생산되고 있는 25도 진로 소주는 1998년 23도의 `참이슬`이 출시되면서 주력제품에서 밀려나게 된다. 참이슬은 당시 파격적인 도전으로 의견이 분분했지만 곧바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품질과 브랜드 파워, 판매량 등에서 소주시장 역사를 새로 쓰게 했다.

진로 창립 30주년 경품 사은 행사를 알리는 1958년 12월 23일자 경향신문 광고. 사진=경향신문 캡처
진로 창립 30주년 경품 사은 행사를 알리는 1958년 12월 23일자 경향신문 광고. 사진=경향신문 캡처

회사 측은 참이슬 특유의 깨끗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출시 당시 대나무 숯 여과공법을 통해 잡미와 불순물을 제거하면서 깨끗한 맛을 극대화했다. 2007년 8월에는 첨가물인 설탕이나 액상과당 대신 핀란드산 100% 순수 결정과당을 사용하는 리뉴얼로 제품을 업그레이드했다. 2009년 12월에는 기존 대나무 숯 정제공법보다 효과가 뛰어난 대나무 활성 숯 정제공정을 도입했고 2012년 1월에는 100% 천연원료와 100% 식물성 천연 첨가물만을 사용한 리뉴얼 제품을 다시 선보였다. 2014년 11월 저도화 요구에 맞는 최적의 알코올 도수인 17.8도를 적용해 목 넘김을 개선했다. 이렇게 현재까지 아홉 차례나 제품 개선을 단행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1998년 10월 출시된 참이슬은 14년만인 지난 2012년 11월 누적 판매량 200억병 돌파라는 대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출시 18주년인 현재(2016년 10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265억병에 달한다. 이는 국내 성인(3500만명 기준) 1인당 757병을 마신 양이다. 소주병(21.5㎝)을 누인 총 길이는 서울~부산(428㎞)을 약 6656회 왕복하거나 지구를 142회 감을 수 있을 정도다.

국내 소주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 참이슬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이기도 하다. 영국의 주류전문지인 `드링크인터네셔널`에 따르면 위스키, 보드카, 럼, 진 등의 판매량을 훨씬 앞질러 2001년부터 세계 증류주(Distilled Spirits) 판매량 15년 연속 수위를 달리고 있다.

황재용 넥스트데일리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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