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생활가전 제품을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한국소비자원이 해외구매대행을 통해 국내가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있으나 AS에 어려움이 많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한국소비자원(원장 한견표)은 29일 국내에서 판매중인 해외브랜드 중소형 생활가전 5종의 국내외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4종의 해외구매 가격이 국내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소비자 선호도 조사 결과 상위 5개 품목의 1위 브랜드 제품 중 해외구매 후기가 많고 국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동시 판매중이며 모델명이나 제품 사진이 동일 또는 유사해 비교 가능한 제품 총 5종을 선정해 검토됐다. 지난 11월 24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됐다. 국내 오픈마켓인 11번가, 옥션, G마켓의 최저가, 미국 및 독일, 프랑스 등 아마존 최저가기준으로 조사됐다.

지난 2월 열린 다이슨 무선청소기 비교 시연 장면
지난 2월 열린 다이슨 무선청소기 비교 시연 장면

◇ 국내가보다 저렴한 해외구매대행
조사 결과 고가 중소형 생활가전 해외구매가 상대적으로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냈다. 해외브랜드 중소형 생활가전 가격이 상대적으로 고가임을 고려해 면세한도를 기준으로 분리해 조사한 결과, 관‧부가세 부과대상인 2개 제품 모두 해외구매가가 국내판매가보다 각각 21.4%, 35.1%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면세한도 이내인 3개 제품 중 2개의 해외구매가가 국내판매가보다 각각 4.7%, 22.0% 저렴했고, 1개는 해외구매가가 국내에 비해 53.8%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동일한 제품이라도 해외구매 국가에 따라서 가격차가 큰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돼, 해외구매 시 국가별로 꼼꼼히 비교 후 결정하는 것이 경제적이었다.

예를 들어 다이슨 진공청소기의 경우 미국에서는 64만2647원에 판매됐으나 국내서는 81만7216원으로 약 21.4%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브랜드 중소형 생활가전 국내외 판매가격 비교 결과 (자료=한국소비자원)
해외브랜드 중소형 생활가전 국내외 판매가격 비교 결과 (자료=한국소비자원)

◇ 비싼 국내가 때문에 선택한 해외구매대행, AS는 불통의 필요
한국소비자원은 해외브랜드 생활가전은 비교적 고가이므로 가격뿐만 아니라 국내 AS, 반품 가능 여부 등 거래조건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리적이고 안전한 해외구매를 할 수 있다고 지목했다.

다만, 제품 구매 당시 예상치 못했던 AS 거부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번 가격 비교 브랜드를 포함, 10개 브랜드의 해외구매 제품 국내 AS 정책을 조사한 결과, 10개 중 6개가 국내 AS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브랜드는 가격비교 조사 대상 5개 품목별로 소비자 선호도 상위 2개 브랜드 선정했다. 네스프레소, 다이슨, WMF, 돌체구스토, 드롱기, 발뮤다, 스메그, 일렉트로룩스, 켄우드, 키친에이드 등이다.

조사대상 10개 중 4개 브랜드인 네스프레소, WMF, 돌체구스토, 일렉트로룩스 제품은 해외구매로 구입한 경우에도 국내에서 AS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AS 제공 브랜드의 제품이라도 정격전압, 주파수, 플러그 등 전기적 사양이 국내 기준인 220V, 60Hz와 다를 경우에는 수리가 어려울 수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해외구매 제품의 국내 AS를 지원하지 않는 다이슨을 비롯해 드롱기, 발뮤다, 스메그, 켄우드, 키친에이드 등 6개 브랜드가 조사됐다. 국내에 유통되는 가전제품 및 수리용 부품이 ‘전기용품안전관리법’에 따라 국내 전기안전 기준에 맞춰 생산·유통되므로 해외에서 구매한 제품의 국내 AS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구매 제품의 국내 AS 정책이나 입장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알리도록 조사대상 사업자에게 권고할 계획이다.

한편, 다이슨은 지난 2월 서울에서 국내 언론 기자 및 블로거를 초정해 다이슨과 LG전자 등과 무선청소기 대상으로 성능 비교 시연 행사를 개최 논란이 된 바 있다. 테스트 제품 기준이 적절치 않아 업계에서는 ‘다이슨의 무리수’라 부르기도 했다. 다이슨은 이를 수용치 않고 버텼으나 10개월만에 무릎을 꿇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김문기 기자 (moon@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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