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는 자정이 되면 종을 울려서 가는 해(old year)를 보내고 새로운 해(new year)를 맞는 관습이 있었다. 그래서 가는 해를 종을 울려 퇴장시킨다고 해서 Ring out the old (year)라고 한다. ‘종소리와 함께 나가다’가 ring out이면, 그렇다면 ‘종소리와 함께 입장하다’는 ring in 이다. 그렇다면 ‘종소리와 함께 새로운 해가 입장하다’는 ring in the new (year)이다. 이 두 표현을 함께 써도 된다. 그러면 이른 바 종소리와 함께하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이 되겠다. Ring out the old, ring in the new라고 하면 된다.

종소리가 울리는 게 ring인 이유는 종소리가 울릴 때 (when the bell tolls), 그 소리의 파문이 퍼져 나가는 모양이 ring을 그리며 원을 그리며 퍼져 나가기 때문에 그렇다. 이 이미저리를 떠올리면 과연 분명하고 조그만 원에서부터 점점 퍼져 나가 커질수록 희미해지는 파문이 떠오르니,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해가 오는 모양 역시 ring out한다고 표현하면 그 느낌이 생생해진다.

영국의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은 그래서 이 구절을 인용하며 시를 쓴 바 있다. 1850년에 발표된 그의 시 Memorandum에서 그는 이렇게 노래한다.

“Ring out the old, ring in the new,
Ring, happy bells, across the snow:
The year is going, let him go;
Ring out the false, ring in the true.”

“종소리와 함께 낡은 해는 가고, 새로운 해여 오라.
울려라, 행복한 종소리야, 눈밭을 가로질러서.
이 해는 가느니, 가게 내버려두라;
종소리와 함께 거짓은 가고, 진실은 오나니.”

한국에서 올해, 병신년(丙申年)은 참으로 사건사고가 많은 해였다. 아마도 올해가 가는 것이 아주 기꺼운 이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도 보신각의 종을 쳐서 한 해를 보내기는 한다. 33번을 타종하는데, 이 33번의 타종은 불교에서 유래한 의미로, 28계 33천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28계는 하늘의 별자리 28수(宿)를 나타내고 33천(天)은 도리천(忉利天, Trāyastriṃśa)이라 불리는 두 번째 하늘로 그곳 하늘에 사는 사람들은 항시 건강하고 무병장수를 한다고 해서, 새벽을 여는 시각인 인시에 33번을 울려 이 세상의 사람들의 도리천에 사는 사람들처럼 건강하고 무탈하기를 바라는 기원을 담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어찌해서든, 이 해는 가고 반드시 가야하니, 마무리 되지 않은 많은 일들이 있을지라도 종을 울려 낡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을 때이다. Ring out the old, ring in the new!

Joyce Park rowanee@naver.com 필자는 영어를 업으로 삼고 사람에게 가서 닿는 여러 언어 중 영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한다. 현재 인천대학교에서 교양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영어 교재 저자이자 영어교수법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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