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역 환경에 맞춘 선박 개조, 전문가 영입 등 1년 반에 걸쳐 철저한 준비

동원산업은 지난해 10월 3일 고위도(高緯度) 북대서양 참다랑어를 어획해 지난달 일본에 수출했다고 3일 밝혔다. 그래프=동원산업 제공
동원산업은 지난해 10월 3일 고위도(高緯度) 북대서양 참다랑어를 어획해 지난달 일본에 수출했다고 3일 밝혔다. 그래프=동원산업 제공

조업환경이 나빠 일본 원양어선 업체들의 독점어장으로 여겨지던 북위 60도 부근 고위도(高緯度)에서 우리 업체가 참다랑어를 어획하는데 성공했다.

동원산업(대표 이명우)은 지난해 10월 3일 고위도(高緯度) 북대서양 참다랑어를 국내 최초로 어획해 지난달 일본에 수출했다고 3일 밝혔다.

북위 60도 부근의 고위도 북대서양 해역은 수온이 10도 전후로 매우 차갑다. 때문에 이 해역에서 잡히는 참다랑어는 체온 유지를 위한 지방층이 두껍고, 육질도 단단해 최고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에서 잡히는 참다랑어 중 0.4%에 불과할 정도로 희소가치 또한 높아, 국제 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다고 한다. 실제로 일반 횟감인 눈다랑어나 황다랑어의 4~5배, 지중해 양식 참다랑어의 1.5배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이 해역은 풍랑이 험하고 기상이 나빠, 오랜 조업을 통한 노하우를 갖춘 일본 선단들이 사실상 독점적 어장으로 여겨왔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10월 3일 고위도(高緯度) 북대서양 참다랑어를 어획해 지난달 일본에 수출했다고 3일 밝혔다. 사진=동원산업 제공
동원산업은 지난해 10월 3일 고위도(高緯度) 북대서양 참다랑어를 어획해 지난달 일본에 수출했다고 3일 밝혔다. 사진=동원산업 제공

동원산업 측은 이 곳에서의 조업을 위해 지난 1년 반 동안 철저한 준비 기간을 가졌다고 한다.

선체에 파도를 막는 시설을 설치하고, 배수시설을 개선하는 등 강한 풍랑에 대비한 선박 개조를 진행했다. 또 해당 해역에서 조업 경험이 풍부한 일본인 어로장을 영입, 선원 안전교육 역시 수십 차례 반복 실시하는 등 안전하고 성공적인 조업을 위한 물적, 인적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런 준비작업을 거쳐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 아이슬란드 인근 해역에서 연승선 2척이 조업을 진행, 국내 최초로 최고급 고위도 북대서양 참다랑어 어획에 성공했다. 마리당 무게는 평균 200㎏가 넘고, 최대 300㎏에 이르는 대어(大漁)도 있었다.

동원산업은 이번 조업 동안 안전과 조업규정 준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대서양참치보존위원회(이하 ICCAT: International Commission for Conservation of Atlantic Tunas)의 보존조치를 철저히 지켰다.

불법어업의 근절을 위해 시행 중인 ‘전자 어획증명제도’(eBCD: Electronic Bluefin tuna Catch Document)에 따라 참치에 태그(Tag)를 부착해 어획물의 불법 유통을 방지하는 등 ICCAT로부터 보존조치를 100% 이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이번 조업을 준비하면서 초저온에서 사용 가능한 국산 태그를 국내 업체와 개발해 향후 다른 해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지금까지 국내 선단들은 참다랑어 조업 시 일본산 태그를 수입해 사용해 왔다.

동원산업 측은 어획한 참다랑어를 지난해 12월에 일본에 수출했다. 그중 일부는 국내로 들여와 이달 각종 소비자 행사와 함께 특별 판매를 진행한다. 특히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최고급 참다랑어인 만큼, 참치 해체쇼와 시식 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이번 쾌거는 일본의 독점적 해역에서 국내 최초로 고위도 북대서양 참다랑어 어획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한국 수산업의 새 역사를 썼다고 할 수 있다”며 “동원산업은 글로벌 대표 수산 기업들의 협의체 ‘키스톤 액터’(Keystone Actors)에 포함된 국내 유일의 기업으로서,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선도하며 새로운 기술과 시장 개척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