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루호전망대에 올라가서 보라카이전망을 본다음 푸카비치에 가서 한적한 비치를 즐기기로 했다. 나갈 채비를 하고 거울을 보니 사진찍고싶은 마음이 다 사라진다. 대충 차려입고 나섰다.

호텔을 나서서 트라이시클흥정을 했다. 루호마운틴하고 푸카비치에 들렀다 돌아오는걸로 흥정을 마쳤다. 친구들은 본격적인 트라이시클투어에 신나한다.

먼저 루호전망대로 갔다. 예전에는 전망대가 하나였는데 지금은 철골구조물로 여러개가 생겼다. 입장료도 받는다.

전망대에 서니 보라카이전체가 내려보인다. 몇년사이 보라카이에 리조트와 집들이 빽빽히 들어섰다. 우거졌던 정글에 리조트지붕들이 사이사이 들어선 모습이 놀랍다. 아쉽게도 날이 흐려 보라카이의 화려한 바다색을 볼수가 없었다.

루호전망대에서 내려와 트라이시클을 타고 푸카비치로 갔다. 푸카비치는 오래전 이효리가 음료수광고를 찍어서 알려진 곳이다. 예전에는 인적도 없는 해변이었는데 지금은 입구에 식당도 생기고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귀엽게 생긴 소년이 다가와 엄마 이뻐요 하며 호객을 한다. 음료수만 마시면 파라솔 튜브 다 공짜로 빌려준단다. 푸카비치입구에서 사진도 찍어주면서 우리들 비위를 맞춘다. 우리는 올드해서 튜브필요없다 했더니 엄마 젊고 이쁘단다. 엄마아니고 할머니라 했다. 나이를 보면 내가 할머니또래는 되어보인다.

보라카이의 호객꾼들에겐 보이지않는 규칙이 있어 보인다. 각자의 영역이 있어서 정해진 구역에서 영업을 하고 사람을 귀찮게하지 않는다. 예약했다고 하면 더이상 괴롭히지 않고 오히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한다. 어슬픈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서 하는 호객행위때문에 우리는 계속 깔깔 웃으며 다녔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소년에게 끌려가 파라솔로 가니 자리를 닦아주고 쿠션도 깔아주며 정성을 다한다. 메뉴판을 보고 입이 딱 벌어졌다. 일반 가게에서 60페소하는 코코넛쥬스가 350페소다.

친구들에게 코코넛 맛은 보여주고 싶어서 하나를 주문해서 나눠먹었다. 1인당 하나씩 시키면 배불러서 다 못마신다. 셋이서 쥬스마시고 과육도 긁어먹고 담소도 나누고 푸카비치를 떠났다.

스테이션3에 있는 보라카이 최고 맛집으로 갔다. 망고셰이크는 별로였지만 앙구스수제버거와 팬케Ÿ揚맛있다.
노란색으로 단장한 실내가 깔뜸하다.

점심을 먹고 호텔로 걸어왔다. 호텔앞 비치파라솔에 자리를 잡고 산미구엘을 하나씩 시켰다. 해가 나오니 더워서 땀이 줄줄 흐른다. 맥주도 땀흘리다가 뜨뜻해진다. 경치도 좋지만 내가 찜이 될판이다. 에어컨이 기다리는 방으로 와서 샤워하고 잠시 쉬었다.

더위를 식히고 다시 나갈 채비를 하고 디몰로 갔다. 같이 못온 친구들에게 줄 작은 선물을 샀다. 코코넛껍질로 만든 비누받침인데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을듯 싶다.

발맛사지라도 받으려 비치에 즐비한 맛사지가게들을 보니 더워서 엄두가 안난다. 다시 호객꾼의 유혹에 홀랑 넘어갔다. 좀 비싸지만 에어컨빵빵 ˜事막들어갔다. 보라카이 발맛사지는 누워서 받는다. 시원한데 누워서 맛사지를 받으니 한것도 없는 주제에 피로가 다 풀린다.

맛사지를 받고 나와보니 구름사이 뜨겁게 내리쬐던 태양이 서쪽하늘을 물들이려 준비중이다. 우리도 석양을 보기좋은 위치에 자리를 잡고 저녁주문을 했다. 저녁은 필리핀식 조개구이와 오징어요리 마늘빕을 주문했다.

우리를 뜨겁게 달구던 해가 마지막 인사를 장렬하게도 남기며 서쪽하늘을 붉게 물들인다. 석양을 즐기려 바람맞으며 바다로 떠가는 돛단배들이 장관이다. 우리는 어제 돛단배를 타서 오늘은 석양과 돛단배를 바라보며 즐겼다.

석양을 즐기며 저녁을 맛있게 먹고 망고쥬스도 오랫만에 제대로 맛있게 먹었다. 다시 어둠이 보라카이의 비치에 내리고 우리도 호텔로 돌아왔다.

3박4일은 보라카이를 즐기기엔 다소 부족하다. 다른건 빼고라도 호핑투어는 해주고 싶었는데 아무리 궁리해도 시간이 맞지가 않다. 이번에 못한것은 다시 오라는 의미이니 담에 다시 오자고 했다. 다음에는 이번에 함께 못한 친구들과 더 잼있는 시간들을 기약해본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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