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8번 도로를 타고 해금강을 지나 다시 14번 국도를 타고 학동과 구조라 마을을 지나면 닿는 곳입니다. 지세포. 세상의 모든 비밀들을, 삶의 원칙과 슬픔과 근원의 뼈아픔들을 다 알고 있는, 그 포구의 이름이 오랫동안 가슴에 닿아왔습니다.

- 곽재구, 「곽재구의 포구기행」 중에서

여행은 어쩌면 지명을 만나기 위한 떠남인지도 모른다. 정선 아우라지에 들르면서 송천과 골지천이 어우러진 곳이라 아우라지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빼먹으면 여행이 싱거워진다. 제주도 모슬포에서 거센 바닷바람을 맞으며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돌하르방 어디 감수광’에 실려 있던, 모진 바람 불어 못 살겠다던 ‘못살포’라는 해석을 곁들이게 되면 바람마저 의미있게 다가온다.

사람은 물론 동물과 식물들이 이름을 갖고 있듯이, 길에서 만나게 되는 땅과 산과 강, 그리고 골짜기와 하천과 커다란 덩치의 바위들조차 각각 이름을 갖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뭉뚱그려 말해서 땅의 이름, 즉 지명(地名)이라고 통칭되는 것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까 한다.

○ 이름은 서로에 대한 앎의 시작이다
‘반갑습니다. 임영모입니다.’
최근 들어 새로운 만남이 잦아지고 있다. 처음 대면한 사람에게 건네는 첫 인사는 통성명으로 시작된다. 얼굴을 보고 이름을 나눈 후 그 둘을 연결하며 사람을 기억한다. 이미지를 텍스트와 매칭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얼굴을 보면 이름이 떠오르고 이름을 들으면 얼굴이 기억나야 하는데, 한두 사람도 아니고 수십 명의 사람을 스쳐가듯 만나고 나면 뒤죽박죽이 된다. 첫 만남에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두세 번 마주치는데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것도 고역이다.

지명도 마찬가지다. 어떤 지역을 대면하게 되는 첫 단추가 바로 그 지역의 이름인 지명이다. 사람 얼굴과 이름을 연결하기 어렵듯이 땅 및 그 사물들과 지명을 연결하는 것 역시 쉽지 않지만, 그들도 역시 사람들처럼 모두 이름을 갖고 있으니 이를 제대로 불러주는 게 옳다. 이름을 불러주니 하나의 몸짓이 다가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싯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름을 바로 아는 것만큼 서로를 가깝게 만드는 행위는 없는 듯하다.

그림 1. 모든 땅은 약속된 자기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림 1. 모든 땅은 약속된 자기 이름을 가지고 있다.

○ 지명은 태어나고 변하고 사라진다
지명이라고 부르는 이름은 도대체 누가 지을까? 누군가 우리동네, 뒷산, 앞개울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지명이 되지는 않는다. 지명도 일종의 약속이므로, 그 약속을 정하는 절차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명에 대한 정의를 ‘장소에 관한 이름’으로 내리고, 여기서 장소라는 것은 ‘토지 뿐만 아니라 토지 위에 세워진 건축물이나 거주 공간, 인간이 만들어 놓은 도로, 다리 등 각종 인공 시설물도 함께 포함하는 것’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즉, 행정지명 뿐 아니라 자연지명 및 인공지명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이 통상적인 지명의 범위이며, 여기에 국립해양조사원이 담당하고 있는 해양지명(우리나라 관할 해역에 포함되는 해협, 해저산, 해저분지 등의 이름)도 의미상으로는 지명에 포함된다.

이름에 대한 약속을 하는 것을 ‘지명 제정’이라고 한다. 지명 가운데 행정지명은 행정안전부에서, 자연지명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해양지명은 해양조사원에서 담당하여 제정하고 있으며, 공원·고적·광산·가로명 등의 각종 인공지명은 범위가 방대하고 사적인 부분이 많아 주체가 서로 다르게 등록 관리되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지명 제정 절차를 국토지리정보원 및 국립해양조사원 기준에서 살펴보면, 지명에 대한 제정 및 수정 발의는 시군구 단위의 지명위원회에서 심의 후 시도 지명위원회에 건의되며, 국토지리정보원 및 국립해양조사원의 발의에 따라서 국가지명위원회를 열어 최종심의 후 고시하게 된다. 이렇게 고시된 공식적인 지명은 지도에 정싱 명칭으로 표시될 자격을 얻으며, 각종 행정, 사회, 문화 등에서도 약속처럼 통용되게 된다.

그림 2 공식적인 지명은 국가지명위원회를 거쳐서 탄생한다(국토지리정보원 지명제정 소개 내용 편집)
그림 2 공식적인 지명은 국가지명위원회를 거쳐서 탄생한다(국토지리정보원 지명제정 소개 내용 편집)

지명은 통용되는 약속이라고 했지만, 지명 역시 세월에 따라 변하기도 하며 심지어는 사라지곤 한다. 서울은 남평양성(삼국시대), 한양군(통일신라시대), 양주(고려시대), 한성부(조선시대), 경성부(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 이후 서울특별시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인천광역시 역시 인천부와 강화군, 옹진군들이 차례로 통합되면서 이름 뿐만 아니라 땅의 크기도 바뀌었다. 반대로 예전의 양주군과 같은 경우에는 과거 하나였던 땅이 현재는 의정부시, 동두천시, 구리시, 남양주시, 양주시로 쪼개져서 또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아래 표 1 참조)

표 1. 수도권 주요지명 변천일람표 : 한국지명유래집 중부편에서 일부 발췌
표 1. 수도권 주요지명 변천일람표 : 한국지명유래집 중부편에서 일부 발췌

이름만 바뀐 것도 아니다. 이름이 바뀌는 것 못지 않게 그 지명이 가리키는 지역의 경계도 수시로 바뀌었다. 그러다보니 지도의 입장에서는 지명이라는 것을 품고 있기에 참 쉽지 않다. 시공간적인 해석을 곁들이지 않으면 잘못된 지도가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 지명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얼마 전 마라도 여행 시 동행던 제주도 출신 동생이 들려주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제주도에서 마라도를 가려면 가파도 옆을 지나치게 되는데 이런 말이 있어요. 제주도에서 돈을 빌리면 가파도(갚아도) 되고 마라도(말아도) 된다고...’ 그 이야기를 들은 후에서야 제주도와 마라도 사이에 있는 섬이 비양도나 차귀도가 아니라는 것을 정확히 기억할 수 있었다. 그 동생은 누차 ‘재미삼아 그런 말이 있을 뿐 절대 현실에서는 그렇진 않아요’라며 강조하지만 덕분에 확실히 각인되었다.

어느 지역에 대해 소개할 때 가장 이야기를 쉽게 풀어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지명에 대한 설명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익히 잘 알려진 것처럼 ‘구파발’은 공문서 전달을 위한 파발역이 있었기 때문에, ‘왕십리’는 무학대사가 궁궐터를 정하며 이곳에서부터 10리를 더 나아가 잡았기 때문에, ‘말죽거리’는 제주도에서 온 말을 이곳에서 손질하고 말죽을 쑤어 먹였기 때문에 지명을 그렇게 정했다고 하는 것처럼 지명은 그냥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지명을 유심히 잘 뜯어보면 그 지역의 과거 자연환경을 만날 수 있으며(예 : 난지도, 삼각지 등), 그 지역과 관련된 인물들도 찾아볼 수 있으며(예 : 충무로, 무악재), 지역과 관련된 각종 역사(예 : 기자촌, 해방촌)와 사회 환경(예 : 살피재, 잠실), 설화(예 : 삼선교, 까치산) 등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다.

해외 지명 중에서도 나폴리는 Neapolis, 즉 그 당시 최첨단 뉴타운(new town)이라는 의미에서 기원전 600년 전에 붙여진 이름이 아직까지도 ‘신시가지’라는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섬 사르데냐(Sardegna)의 경우는 이름만 들어도 정어리(sardine)가 풍성하게 잡혔던 지역과 관련이 있음을 깨닫게 한다. 에티오피아 역시 과거 유럽인들의 시각으로 볼 때 아이토스오프시아, 즉 ‘볕에 그을린(아이토스) 검은 얼굴(오프스)’을 일컬어 불렀던 것을 국가명으로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지명 안에는 무수한 정보가 숨쉬고 있다.

○ 지명은 지도에 담기 까다롭다
지도 측면에서 볼 때, 지명은 필수불가결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칼럼 ‘도대체 지도란 무엇인가(http://www.nextdaily.co.kr/news/article.html?id=20161222800042)’에서, 지명 같은 부가정보가 표시되지 않은 항공사진을 ‘지도’라고 할 수 있을까 질문을 던졌던 적이 있다. 아래와 같은 사진을 업계에서는 영상지도라고 부르는데, 일반인들 시각으로는 그저 잘 찍은 사진에 불과할 수 있다는 고민을 남겼었다.

그림 3. 지명 없는 지도는 사진이나 그림에 불과할 뿐 지도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림 3. 지명 없는 지도는 사진이나 그림에 불과할 뿐 지도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다.

지도는 지명을 포함하고 있어야 지도다워 보인다. 지도를 보면 지도 관련 종사자들이 그 위에 지명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수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쳤겠구나하며 유심히 보게 된다. 다른 요소들도 다루기에 까다롭기는 하지만, 지명처럼 독특한 속성자료도 찾기 어렵다.

▷ 지명에도 노출 우선 순위가 있다
지도가 표현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모든 명칭을 한 장 혹은 한 화면의 지도 위에 표현하는 것은 무리다. 인공지명을 차치하고서도 자연지명만 고려해도 최소 15만 건 이상(2013년 12월 기준, 국토지리정보원 발표)이다. 행정지명은 2015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는 17개 시·도와 226개 시·군·구, 그리고 220개의 읍, 1,193개의 면, 2,089의 동에 이른다. 이들 지명을 모두 표현할 수 없다 보니 지명에 대한 레벨을 나누는 일이 중요해졌다.

아래 화면은 국내 대표 지도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다음지도와 네이버지도를 간단히 비교해 본 것이다. 동일 지역에 대해서 동일한 축척일 경우, 두 서비스 간 지도 상에 표시하는 명칭은 약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직접 여러 종류의 인터넷 지도를 띄워서 본인이 잘 아는 지역의 지도를 확대 축소하면서 비교해 보면, 서비스 기획자가 지명의 노출 우선순위에 대해서 얼마나 고심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 대한 지명 표기도 대학교와 중고등학교의 레벨이 다르며, 같은 대학교 내에서도 축척에 따라 표시 여부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대단한 눈썰미의 소유자라 할 수 있다.

그림 4. 다음지도에 표시된 지명
그림 4. 다음지도에 표시된 지명

그림 5. 네이버지도에 표시된 지명
그림 5. 네이버지도에 표시된 지명

축척에 따라 단계를 나누어 지명 노출 여부를 정해두었다고 하더라도, 너무 많은 지명이 한꺼번에 뿌려져서 겹쳐보이게 되면 가독성이 떨어지게 된다.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노출하지 않거나, 아니면 겹치지 않게 잘 조절해서 표현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다. 이것 역시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종이지도를 만들 때에는 일일이 가독성 확보를 위해서 지명 위치와 개수를 편집하는 작업을 했다고 하니, 지명의 세계에도 지명(指名)을 받느냐 마느냐의 운명이 뒤따른다고 할 수 있다.

▷ 지명의 표시 방법도 숙제 중 하나다
아래 화면 역시 다음지도와 네이버지도를 가지고 유사한 지역을 동일 축척으로 조회한 것이다. 이 두 지도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림 6. 다음지도에 표시된 지명
그림 6. 다음지도에 표시된 지명

그림 7. 네이버지도에 표시된 지명
그림 7. 네이버지도에 표시된 지명

PC 화면이나 스마트폰 화면으로는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두 개 지도를 띄워 놓고 비교하다 보면 도로명이나 하천명과 같은 선형 데이터에 대한 지명 처리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남한강이나 광주원주고속도로처럼 긴 선형 객체에 대해서 지명을 어떻게 부여할 것인지도 늘 숙제 중 하나다. 남한강의 긴 물줄기 위에 단 한 번 표현한다는 것도 인색해 보이고, 그렇다고 강줄기를 따라가며 여기저기에 수시로 표시해 두는 것도 헤픈 느낌을 줄 수 있다.

이에 대한 처리 때문에 기획자와 개발자와 디자이너 간 심각한 토론을 한 적도 있었다. 기획자는 의미 전달을 잘 하자는 취지로 다양한 케이스를 말하고, 개발자는 시스템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소한 연산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가능성을 말하고, 디자이너는 심미적인 측면에서의 의견을 제시한다. 모든 지도가 그 과정을 통해서 위와 같은 서로 다른 고유의 UI를 만들어 낸다고 할 수 있겠다.

면형 지역에 대한 지명 표기 위치도 늘 숙제 중 하나다. 인천광역시처럼 백령도를 포함한 수많은 도서로 이루어진 행정구역의 경우, 면형 지역의 중점에 지명을 표시하다가는 연평도 앞바다에 마커가 둥둥 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면 시청과 같은 대표행정기관에 표시하면 되지 않을까 막연한 주장을 해보지만, 전라남도청과 같이 한 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경우도 있어서 그 역시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답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지도는 깔끔하고 이쁘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이에 대한 처리를 위해 무수한 논쟁과 시행착오가 숨쉬고 있다는 것을 지명 표기 하나만 봐도 알 수 있다.

▷ 지명이 단순한 이름 표기에 그친 것이 아쉽다
그렇게 지리정보업계 종사자들을 괴롭히는 지명이 그저 위치에 대한 이름값 표시 정도에 그치는 것이 못내 아쉽다.

어쩌면 지도와 관련해서 생각해 볼 때 지명의 역할은 사람들이 지도 상에서 위치를 찾을 때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한 표지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데이터 측면에서 볼 때 단순한 텍스트 몇 자에 불과한 데이터임에도 불구하고, 지도 상에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까다롭기 그지 없는 골칫덩이일 수도 있다. ‘한강’이라는 지명은 무척 단순해 보이지만, 이것을 시스템적으로 지도에 적절하게 표기하기 위해서는 다른 것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하겠다. 만약 지도 서비스에서 ‘한강’을 쳐보면 어떤 것을 보여줘야 할까? 한강 물줄기의 중심점을 보여주어야 할까? 한강 전체 유역을 조망할 수 있는 지도를 보여줘야 할까? 한강 대표 POI 지점에 마커를 찍어서 보여줘야 할까? 궁금하면 직접 지도를 열어서 검색창에 ‘한강’을 입력하여 결과를 확인해 보자. 생각했던 한강에 대한 결과값이 지도 상에 주어지는가?

○ 지명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응원하며
국토지리정보원에서는 2017년도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를 맞이하여 140만여 개의 전국 지명을 분석한 결과, 닭과 관련된 지명은 총 293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하였다. 우리나라 지명 중에는 용과 관련된 지명이 1,261개로 가장 많으며, 그 다음으로 말(744개), 호랑이(389개)에 이어 닭이 4위를 차지했다.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 ‘계명(鷄鳴)’과 관련된 지명이 전국에 13곳에서 발견되며, 그 외에도 ‘닭실마을, 닭바위, 계족산, 계룡산’ 등이 있다고 한다.

국내 지명제정 기관답게 국토지리정보원의 국토정보플랫폼 서비스(http://map.ngii.go.kr)의 메뉴 중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지명사전과 지명검색 메뉴다. 지명사전은 사전식 검색 결과를 텍스트 형태로 보여주며, 지명검색은 지명에 대한 정보를 지도 상의 위치정보와 결합하여 보여준다. 지명사전에서 지명검색지도로 연동되지는 않으며, 지명유래 콘텐츠는 개인적인 시각으로 볼 때 다소 미흡해보이기도 하지만 각 지자체 사이트에 흩어져 있던 지명유래를 한데 모아서 지도와 연동하여 제공한다는 것만으로도 인문지리정보를 위한 발전적 기대를 해볼 수 있겠다.

그림 8. 국토지리정보원의 국토정보플랫폼에서 지명유래 서비스를 위한 노력을 만날 수 있다.
그림 8. 국토지리정보원의 국토정보플랫폼에서 지명유래 서비스를 위한 노력을 만날 수 있다.

그림 9. 위의 콘텐츠를 지도 위에서 위치정보와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 중이다.
그림 9. 위의 콘텐츠를 지도 위에서 위치정보와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 중이다.

우리나라 말에 ‘이름값 못한다’는 말처럼 치욕스러운 말이 없다. 이름은 단순한 몇 개의 음절로 표시되는 글자 수준을 떠나 가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값어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명 역시 그렇다. 단순하게 지도 상의 위치 표기를 위한 텍스트 정보로만 치부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정보 중 하나다. 지명을 보면 그 지역의 역사를, 그 역사 속의 인물과 사건을, 그 지역의 자연환경과 사회환경을, 언어의 변화를, 그리고 그 안에서 숨쉬며 살았던 선인들의 생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것들은 어떻게 지도에 담을 수 있을까? 여행길에서 그 지명들이 각자의 스토리텔링을 건네줄 수 있지 않을까? 각 지명은 인물로 연결되고, 시대로 연결되고, 같은 문화로 연결되어 공간 자체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임영모 0duri@naver.com 대학교에서는 국어국문학을 전공하였다. 컴퓨터잡지사 기자로 시작하여, 애니메이션, 출판, 모바일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후 GIS 업계에 종사한 지 10년이 넘었다. GIS 분야에서 전통적 GIS보다는 인문학 기반의 다양한 공간정보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지도를 통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시각과 활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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