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10년 넘게 하면서 다양한 대회에 참가했다. 참가해 본 대회들 중에는 달리는 코스가 특이한 대회도 있지만 대회 목적 자체가 특이한 대회가 있다. 일반 마라톤 대회도 소외계층이나 특정 단체에 기부나 나눔, 사랑 실천 등의 목적을 가지고 대회를 운영하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 마라톤 대회도 참가하고, 별도의 추가적인 지출 없이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운동 종목 중에 레슬링은 올림픽에도 있지만 프로 레슬링은 관객에게 즐거움을 준다. 마라톤 대회에도 기록 보다 대회를 참가하면서 즐기는 것이 목적인 대회가 있다. 마라톤을 하다 보면, 대회에 참가할 때 기록보다는 입문자들과 동반주를 하면서 느끼는 만족감이 더 큰 경우가 있다. 동반주를 하지 않더라도 혼자서 달리면서 대회 참가의 목적이 기록이 아닌 달리는 것 자체를 즐기기 위한 경우가 늘어난다.
이번에 소개하는 대회들은 달리는 것이 목적이 아닌 축제 분위기의 대회들이다. 좀 딱딱하다고 느껴지는 정통 달리기 대회만 있던 국내 마라톤 대회가 점차 즐거움이 목적으로 자리잡고 있어 일반적인 취미로 대중화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컬러런
정확한 명칭은 The Color Run 이다. 대회의 목적이 건강(Healthiness), 행복(Happiness), 개성( Individuality)을 목적으로 하는 페인트 레이스이다. 현재 매년 30여 개국에서 200번 이상 개최된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완전히 상업적으로 포장된 대회이기도 하다.

5km의 짧은 코스를 운영하지만, 완주하는 데는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시간은 더 늘어 날수도 줄어들 수도 있는데, 자신이 얼마나 대회를 즐기면서 달리느냐가 관건이다. 달려본 대회 중 가장 특이하고 난감한 대회였다. 이 대회에 참가하면 달리는 곳곳에서 다양한 색상의 가루를 뿌린다. 우리나라에는 2013년에 처음 개최되었다. 당시 Color Me RAD KOREA 란 대회로 개최되었는데 필자도 참가하였다. 달리기의 시작과 끝은 이렇다

컬러런 시작과 끝
컬러런 시작과 끝

사진에서 보듯이, 이 대회는 다양한 색상의 옥수수 가루를 뿌리면서 즐기는 대회이다. 달리는 코스 별로 노랑, 파랑, 빨강 등의 구간이 있어서, 그 구간에서는 양쪽 옆에서 주최측에서 그 색상의 가루를 참가자 들에게 뿌린다. 주최측 뿐만이 아니라, 참가자들에게도 가루를 나누어주기 때문에 서로 뿌릴 수 있다.

컬러런에서 나눠주는 다양한 색상의 가루
컬러런에서 나눠주는 다양한 색상의 가루

워낙 특이한 대회라서 참가자들 대부분이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사람들이었다. 아마도 당시 참가한 사람 중 필자가 가장 나이가 많았던 것 같다. 여기서 사용되는 컬러 가루는 옥수수 가루도 식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옷이나 몸에 묻어도 쉽게 지워져 컬러런으로 인하여 옷에 물이 들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개최지가 잠실 종합 운동장이고 씻을 곳을 별도로 마련해 주지 않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간단히 씻은 후, 대중교통으로 귀가를 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서울 잠실 뿐 아니라 여러 지방에서도 계속 개최되고 있다.

마라톤 대회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예정된 날짜에 치러진다. 취소된 대회에는 2015년 메르스 여파로 많은 대회가 취소된 적이 있다. 비가 오거나 춥거나 더운 이유로 취소되는 경우는 없다. 그런데, 컬러런의 경우 컬러 가루를 뿌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날씨가 맑아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작년에 잠실에서 개최된 컬러런 대회 날에는 비가 와서 가루가 반죽이 되었다고 한다. 대회 참가자들의 불만도 많았다고 한다.

뉴레이스 대회
뉴레이스 대회는 뉴발란스 회사에서 자사 제품을 홍보를 목적으로 개최하는 대회이다. 사실 많은 대회들이 유명 스포츠 사의 협찬을 받아서 진행한다. 대회에 참가하면 기념품으로 의류, 가방, 신발 등을 지급하는데, 사실 이러한 기념품을 일반 매장에서 산다면 훨씬 많은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뉴레이스 대회는 다른 대회들 보다 참가비 대비 지급되는 기념품이 더 푸짐한 대회, 즉, 가성비가 월등히 좋은 대회이다. 참가비를 훨씬 상회하는 기념품과 완주 후에 다양한 행사와 선물을 지급한다.

대회의 성격에 따라 많이 참가하는 연령대가 조금씩 다른데, 뉴레이스 대회는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대회이다. 매 대회마다 조금씩 다른 이벤트를 하는데, 필자가 참가한 2012년 대회 때에는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100:100 미팅런이란 특이한 이벤트도 진행했다. 대회에 가면 미팅런 부스에서 번호가 적힌 풍선을 나눠주는데, 같은 번호의 풍선을 가진 이성을 찾아서 함께 10km를 완주하는 것이다. 완주할 때까지 풍선을 터트리지 않고 함께 들어와야 한다. 완주한 커플에게는 당연히 별도의 기념품을 지급한다.

뉴레이스 대회는 풍성한 기념품과 다양한 이벤트로 참가 접수를 시작하면 몇 분내에 마감이 되는 대회이다. 접수를 하는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여서 최근에는 자사의 홈페이지에서 접수를 하지 않고,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판매를 한다.

이 대회는 10km 단일 코스로 진행하는데, 10km 대회로는 흔하지 않게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있다.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서 잠실을 지나서 올림픽 공원을 한 바퀴 돌고 올림픽 공원 내에 결승선이 위치한다.

뉴레이스 코스. 일반 도로를 달리는 즐거움이 있다
뉴레이스 코스. 일반 도로를 달리는 즐거움이 있다

대회를 참가해 보면, 참가자들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뉜다. 흔하지 않은 일반 도로를 달리는 코스를 달리기 위해 참가하는 마라톤 마니아들과, 친구 또는 연인들이 함께 걷고 달리면서 기록 보다는 일반 도로 위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사진 찍으면서 추억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참가자들이 각자의 개인번호가 인쇄된 기념 티셔츠를 입고 있다
참가자들이 각자의 개인번호가 인쇄된 기념 티셔츠를 입고 있다

이 대회가 인상 깊은 이유는 주최측이 대회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대회는 티셔츠를 주고 티셔츠에 붙일 수 있는 배번을 별도로 지급하는데, 이 대회는 배번을 지급하지 않고, 개인별로 지급되는 옷에 각각 자신만의 번호가 인쇄가 되어있었다. 완주 후 지급하는 간식도 냉장 종합 과일이었다. 완주 후 지급하는 생수도 상온에서 보관하지 않고 냉장보관을 해서 지급을 했다. 참가 하는 인원수가 다른 대회에 비해서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은 참가자들에게 이러한 서비스는 쉬운 일이 아니다. 참가 후 기분이 좋았던 대회 중 하나이다.

에너자이저 나이트 레이스
50km 이상을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과 혹한기 대회의 경우 야간에 개최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대회들을 제외한 거의 모든 대회는 주간에 치러지는데, 국내 대회 중에서는 드물게 해가 진후 어두워진 후 치러지는 대회가 있다. 에너자이저 나이트런 대회이다. 2011년 까지는 과천 대공원에서 개최되었고, 2012년 부터는 상암동으로 장소를 옮겨서 개최 되었다
.
밤에 개최되어 기념품도 밤에 달리기에 적합한 것으로 지급된다. 반팔 티셔츠는 인쇄된 글씨에 야광 잉크를 사용하였고, 대회에 달릴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헤드 렌턴을 제공한다. 수 백 명이 헤드 렌턴을 머리에 쓰고 달리는 모습은 제법 볼만하다.

야간에 개최되는 대회라 해가 완전히 진 어두운 밤에 달려야 한다. 달리는 코스에 가로등 등 조명은 있지만 많은 참가자들이 빠르게 달리기에는 조명이 어두운 편이다. 대회 개최 측에서 지급하는 헤드랜턴을 참가자들이 착용을 해서 위험도는 낮지만 그래도 늘 부상자가 나온다.

이 대회 역시 기록보다는 참가하고 즐기는데 목적이 있다. 특히, 상암동 하늘 공원의 도로폭이 넓지 않기 때문에 몇몇 군데에서는 병목현상이 심한 편이다. 아스팔트 도로가 아닌 흙으로 된 길을 달리 때는 먼지가 좀 많이 나기 때문에 호흡하기에도 안 좋은 면도 있다. 그래서 달리지 못하고 함께 걷는 구간도 많는 편이다. 그냥 야간에 헤드렌트를 착용하고 참가하는 특이한 대회를 경험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보면 된다.
대회의 장점은 야간에 달리기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대회는 대회 후에 동호회 사람들과 점심과 낮술을 하지만, 이 대회는 대회를 마치고 맥주 한잔 하기 딱 좋다. 아쉽게도 2014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개최되지 않고 있다. 올해는 다시 개최 되기를 바래본다.

스케쳐스 고런
운동용품을 만드는 회사는 많이 있으나, 국내에 들어와서 판매를 하는 회사들은 국제적으로 대형 스포츠 회사들이다. 대형 스포츠 브랜드 회사 외에도 외국에는 크고 작은 다양한 스포츠 브랜드가 있다. 국내에서는 유명하지 않으나 외국에서는 유명한 브랜드도 있다. 이런 회사에서 국내에 처음 마케팅을 하면서 브랜드 강화를 위하여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운동 용품을 기념품으로 지급하면서 대회를 개최하는 경우가 있다. 지급되는 기념품 가격의 절반도 되지 않는 비용으로 대회를 참가할 수 있어 이러한 대회에 참가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운동용품을 받을 수 있다.

달리기를 하면서 하나 하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자신이 달리는 방식에 따라 신어야 하는 신발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쿠션 러닝화는 Heel-strike 방식으로 달릴 때 적합한 러닝화이다. Heel Strike 방식이란 달릴 때 착지가 뒤꿈치부터 닿는 방식을 말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달리면 뒷꿈치가 지면에 닿을 때 충격이 무릎으로 전달되고, 이로 인하여 무릎, 발목 등의 관절의 무리를 준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러닝화의 뒷부분에 쿠션을 넣어서 착지할 때 받는 충격을 완화시키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Heel Strike 방식은 착지 후 전방으로 향하는 에너지의 전달시간이 길어 비효율적인 달리기 방식이라고 한다.

또 다른 달리기 방식은 Mid-foot Strike 방식이다. Mid-foot Strike 방식은 뒷꿈치가 아닌 발바닥 중간으로 착지하는 주법으로 착지할 때 발바닥 전체로 충격 흡수하는 방식이다. 무릎 등 관절에 주는 부담을 줄여서 부상 위험성도 줄고, 착지 후 전방으로 향하는 에너지의 전달과정이 짧아 소비 에너지 대비 효과적인 달리기 방식이라고 한다.
2012년 스케쳐스 란 회사에서 자사의 고런(Gorun)러닝화가 이러한 뛰어난 Mid-strike 방식에 적합한 러닝화 임을 강조하고 대회를 개최했다. 참가자 전원에게 Mid-foot Strike 방식에 적합한 스케쳐스 러닝화를 무료로 주었고, 당시 최고의 인기 배우였던 황정음씨를 모델로 해서 홍보를 했다. 황정음씨는 직접 대회에도 참가해서 주로에서 볼 수 있었다. 이 대회는 특이하게 7km 코스였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달릴 때 Heel-strike 방식으로 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신발을 바꾼다고 달리는 방식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 달릴 때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착지 방식을 의도적으로 다른 방법으로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 마라토너의 경우 코치가 달리는 방식을 보고 계속해서 조언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연습을 하면 달리는 방식을 바꿀 수 있지만 일반인은 자신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없어 꾸준한 연습과 달릴 때 의도적으로 달리는 방식을 계속해서 신경을 써야 바꿀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일반 러닝화의 경우 Heel-strike 방식에 대응하여 신발 뒷부분에 쿠션을 보강하여 충격을 분산시키고 완화시켜주는데, Mid-strike 러닝화는 뒷부분에 이러한 쿠션이 없어 Mid-strike 방식의 러닝화를 신고 Heel-strike 방식으로 달리면 무릎과 관절에 전달되는 충격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Heel-strike 방식이 자신에게 더 편해서인지 이유는 명확히 알 수 없으나 필자도 그렇고, 대부분의 마라톤 동호인들은 아직도 Heel-strike 방식의 마라톤화를 선호한다.

비브람 파이브 핑거스 트레킹 대회
발가락에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을 없애기 위해 만든 양말 중에 발가락 양말이 있다. 그런데, 발가락 신발이 있는 것을 아는 분은 많지 않다. 비브람 파이브 핑거스 신발이 바로 발가락 신발이다.
2013년에 개최된 비브람 파이브 핑거스 트레킹 대회는, 대회라기 보다는 비브람 발가락 신발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한 이벤트였다. 이벤트에 참가하고 고가의 비브람 신발을 증정 받아서 가지고 있는데, 이 신발은 필자가 가지고 있는 신발 중에 가장 특이한 신발이다. 신발에 발가락을 하나씩 넣을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양말을 신지 않고 바로 신을 수 있는 신발이다. 마라톤을 하는 분 중에 맨발로 달리는 것을 즐기고, 맨발로 풀코스를 몇 번 완주하는 분이 있다. 물론,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할 정도의 수준까지 가려면 맨발로 많은 연습을 통해서 굳은살과 주법 등을 익혀야 가능하다. 신발을 신지 않고 달리는 느낌은 어떨지 궁금하다. 그 느낌에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신발이 지금 말하는 비브람 발가락 신발이라고 생각한다. 비브람 신발을 신고서 걸어 보았는데, 느낌이 정말 특이했다.

비브람 발가락 신발]
비브람 발가락 신발]

이 신발은 마라톤 보다는 트레킹에 더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너무 눈에 띄는 디자인이라서 신고 다니기 보다는, 트레킹이나 달리기를 할 때만 착용하게 된다.

노스페이스 트레일러닝 레이스
처음으로 참가해본 산악 마라톤, 트레일러닝(Trailrunning) 대회가 노스페이스 트레일 러닝 레이스이다. 시골길, 산길을 뜻하는 트레일(Trail)과 달리기(running)를 의미한다. 이 대회는 100km 코스와 10km 코스가 있는데, 100km 코스는 전날 저녁에 출발한다. 100km와 10km 선두 주자들이 비슷한 시간에 결승선을 통과하도록 시간을 맞추는 것 같다.

100km 트레일러닝은 극한의 스포츠이다. 사전에 완주할 수 있는 기본 체력이 되는지 건강검진을 하고, 달릴 때 필요한 여러 준비물 – 트레일화, 배낭, 수통, 시계, 비상식 등 – 이 없으면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 울트라 마라톤도 참가해보지 못해 그냥 10km 맛보기 트레일러닝에 참가했다. 대회 장소인 평창까지는 집에서 200km 정도 거리였다. 새벽 6시에 출발했다. 많은 참가자들이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이었는데 평창에서 하루 전에 가서 숙박을 하지 않고 아침 일찍 출발해서 달리고 오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다른 일반적인 대회와 달리 출발시간은 11시였다.
아래 코스에서 보듯이 산을 끼고 달리는 대회이다.

노스페이스 10Km 트레일러닝 레이스 루트맵
노스페이스 10Km 트레일러닝 레이스 루트맵

대회 코스가 초반부부터 엄청난 각도의 오르막으로 시작된다. 많은 사람이 초반부터 걷는 대회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비포장도로인 산길로 접어든 후에는 길이 협소해서 한 줄로 가야했다. 한 줄로 가면 누구 한 명만 걸으면 모두 걸어야 한다. 그래서, 산행 대부분을 걸어야 했다. 해발 765m에서 출발해서 칼산 정상 해발 941m까지 176m 를 올라갔다 내려오는 코스이다. 건물 한층이 3.5m 정도이니 50층 정도 되는 것이다.

노스페이스 10Km 트레일러닝 레이스 안내도
노스페이스 10Km 트레일러닝 레이스 안내도

트레일러닝이 처음이라서 트레일화를 준비하지 못했다. 일반 러닝화를 신고 달렸는데, 산비탈을 오르내리다 보니 신발안으로 돌과 모래가 들어와서 많이 불편했고, 완주하고 보니 러닝화 가장자리가 돌뿌리에 치어서인지 찢어져 있었다. 앞서 소개한 비브람 발가락 신발을 신지 않은 것을 후회했었다.

대회를 제대로 즐기려면 대회 성격에 적합한 기본 장비는 있어야 했다. 그래도, 트레일런의 재미를 만끽할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대회였다.

63계단 오르기 대회
꼭 한번 참가해보려고 하는 대회인데 매번 일정이 맞지 않아서, 아직까지 참가하지 못한 대회가 하나 있다. 63빌딩 뛰어 오르기 대회이다. 엄밀히 말하면 달리기 대회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편에서는 “수직 마라톤” 대회라고 한다. 두 다리의 힘 만으로 참가할 수 있는 대회라서 소개한다.

작년에 14회를 치른 꽤 연륜이 있는 대회이다. 지난 1995년 개관 10주년 기념행사로 시작된 이색 도전 레포츠로 매년 개최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매년 개최 되고 있다.

63계단 뛰어오르기 대회 출발 전 사진
63계단 뛰어오르기 대회 출발 전 사진

마라톤114 회원분이 참가하고 받는 기록증
마라톤114 회원분이 참가하고 받는 기록증

63빌딩 뛰어오르기 대회와 비슷한 고층 건물 뛰어오르기 대회는 세계 곳곳에서 개최되고 있는데, 사실 이러한 고층 뛰어 오르기 대회의 시작은 ESBRU(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오르기, Empire State Building Run-Up) 이다. ESBRU는 올해 2017년 40회로 여러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높이만 381m, 102층짜리 건물이다. 102층까지 뛰어 오르는 것은 아니고, 86층 전망대까지만 달리는데 86층 까지는 계단수는 1,570계단이고 높이는 320m 정도 된다고 한다. 외국 대회의 경우 참가비용이 우리나라 대회에 비하여 굉장히 고가이다. ESBRU 경주 참가비는 1인당 125달러(USD)이다. 한화로 15만원정도 되므로, 63빌딩 오르기 대회의 15배이다.

여기서 잠깐. 63빌딩이 왜 63빌딩일까? 63빌딩의 최고층은 63층이 아니다. 60층이다. 63빌딩은 지상으로 60층이고, 지하로 3층이 있어서 63 빌딩이라고 부른다. 더 재미있는 것은 63빌딩에 44층이 없다. 전망대인 60층은 실제로 59층인 것이다. 그러므로, 63빌딩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작은 바램이 있다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 훨씬 높은 롯데월드타워 오르기 대회가 개최되었으면 좋겠다. 롯데 월드타워는 총 123층 555M 높이라고 한다. 롯데월드타워 Seoulsky 전망대가 120~123층이니 최소 500m 이상 높이를 뛰어서 오르는 대회 개최가 가능하지 않을까?
대회 참가를 즐기자

대회를 소개하면서 일부 대회는 없어졌거나 일회성으로 개최된 대회들이 있어서, 소개를 해도 참가할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비슷한 새로운 대회들이 매년 새로 생기고 진행되니, 새로 진행되는 대회를 참가하면 될 것 같다.
대회를 참가하는 것이 처음에는 낯설지만 참가하다 보면 대회 참가 요령도 늘고, 대회를 참가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자주 참가하다 보면 대회 소개 홈페이지만 봐도 괜찮은 대회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꼭 마라톤 대회가 아니더라도 소개한 것과 같이 운동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대회가 많이 있으니 참가하고 좋은 기념품도 챙기면서, 운동에 취미를 붙여 보면 어떨까 싶다.

한상준 han.sangjoon@gmail.com 포토스탁 회사 이미지클릭 이사. 20년 넘게 IT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으며, 관심 분야의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글로 남기는 것을 좋아해 꾸준히 하고 있다. 10년전 마라톤을 시작하여 국내 최대 마라톤 동호회 마라톤114 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금은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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