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은 무척 내밀한 공간이다. 그 안에 침대가 있어 더욱 그렇다. 침대는 은신처의 안쪽에 위치한 은신처이자 여러 은신처 한가운데에 있는 은신처다. '각방 예찬'은 쉬쉬하던 부부 침대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침대는 부부관계의 핵심이면서 부부관계를 구축해 가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 모순적인 상징물이다. 이 모순은, 사람은 저마다 사랑을 꿈꾸고 곁에서 자신에게 신경 써 줄 누군가를 필요로 하면서 자율적인 인간으로서 자기 존재가 사라지지 않기도 바란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각방 예찬'(행성비, 252쪽)은 '혼자'와 '함께' 사이에서 고민하는 150여 커플(부부)의 목소리를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솔하게 담아냈다. 화제로 좀처럼 꺼내는 않는 '침대'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각방 쓰기는 현재 노년기 부부들 사이에서 크게 증가하는 추세고,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도 점차 늘고 있다. 사적인 영역에서도 전반적으로 점점 더 개인주의가 강화된다는 점을 볼 때 이런 추세는 전혀 놀랍지 않다.
각방 쓰기는 그저 서로 잠을 좀 더 잘 자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이고, 부부로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 중 하나일 수 있다. 당장 각방 쓰기를 시도하기 어렵다면 침실은 같이 쓰되 침대는 따로 쓰는 방법도 있고, 함께 자는 날과 따로 자는 날(일주일 중 이틀만 같이 잔다거나)을 정하는 방법도 있다. 부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많다.

온라인뉴스팀 (news@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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