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남감일스윗시티 B7블록 입주예정자협의회 제공
사진=하남감일스윗시티 B7블록 입주예정자협의회 제공

경기도 하남 감일지구가 분양을 시작하자마자 삐그덕거리고 있다. LH와 입주예정자 간 갈등이 생기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중이다.

경기도 하남시 감일·감이동 지역의 개발 대상지인 감일지구는 총 66만1234㎢의 면적이다. 공공분양을 비롯해 ▲국민임대 ▲공공임대 ▲행복주택 등 대규모 공동주택과 ▲업무시설 ▲중심상업지구 ▲복합커뮤니티시설 ▲문화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지난 2010년 보금자리 지구로 지정된 바 있다.

하지만 감일지구는 당초 계획상 2018년 상반기까지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지역 토지보상 등이 늦어지면서 개발 일정이 지연됐다. 지난해 10월에야 지구 내 B7단지 분양이 처음으로 시작됐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계약 이후 LH와 입주예정자들의 갈등이 촉발됐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와 위례신도시를 잇는 위례신도시지구 북측도로의 방음터널이 핵심 이슈다.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LH는 현재 감일지구 남측에 진출로가 있는 천마산터널 구간에 9.5m의 방음벽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수립랬다. 또 그보다 남쪽인 서울 송파구 송파파크데일 1단지 아파트에 인접한 구간에는 지하차도와 방음터널을 설치하는 도로공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 도로는 송파구보다 하남시의 토지가 전체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LH는 공사 시작 전부터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해온 송파구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위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하남시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어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송파구민들은 이에 앞선 지난 2014년 실시계획 인가 후부터 지속적으로 지역구 국회의원 및 지역구 의원, 송파구청 등 지역구 기관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아 방음터널 설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하남감일스윗시티 B7블록 입주예정자협의회에 따르면 LH는 송파구민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렴했다. 해당 지역의 송파파크데일은 소음기준에 적합하나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기존 방음벽에서 방음터널로 공사를 변경한 것.

반면 LH는 분양 후에도 하남지역 구간의 개선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야간의 경우 0.1데시벨 차이(B7블럭 고층구간 기준)로 환경기준을 만족하고 학교 통과구간은 수업시간 중 0.3데시벨 차이로 기준에 만족하지만 현재 높은 소음 공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또 LH는 사후유지관리계획 조차도 마련하지 않은 실정이다.

이와 함께 해당 구간에서 자동차가 감속하면서 생기는 타이어 마모 분진과 브레이크 마모 분진 등은 초미세먼지 및 비산먼지 등을 발생시킨다. 미국 암학회(AACR) 보고 결과를 보면 PM2.5가 10㎍ 증가할 때 사망률은 7% 증가하며 심혈관, 호흡기 관련 환자들의 사망률은 12%나 높아진다. 즉 미세먼지 발생에 취약한 어린이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기본적인 입주조건 중 하나인 교육 문제에서도 LH의 안일한 대처로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LH는 경기도교육청과의 '학교용지 부담금 반환'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은 LH와 학교용지 무상공급 협약을 중단하게 되고 이에 따라 감일지구를 포함한 경기도 내 보금자리 4개 지구 16개 초중고 학교 설립에 비상이 걸렸다.

입주예정자들이 이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LH와 경기도교육청은 해당 지역의 학교 유치와 관련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만약 입주 시점까지 학교가 개교하지 못하면 초등학생의 경우 B7단지와 2km 이상 떨어진 마천초등학교에 입학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아이들은 등하굣길에서 안전사고에 노출 될 수 있다.

한편 현재 입주예정자들은 LH를 비롯해 국민권익위원회, 하남시 의회 등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길기완 입주예정자협의회 대표는 "방음터널 문제는 단순한 재산권 문제가 아닌 소음과 분진으로 인해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각한 현안"이라며 "LH는 감일지구 입주민이 확정된 이상 실 거주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줘야만 한다"고 호소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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