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졸 신입사원 구직자들에겐 취업의 문이 더 좁아질 전망이다.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로 인해 본격화되는 기업 구조조정,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4차 산업혁명의 도래, 국내외 경제 환경의 변화 등. 이 중 어느 것도 취업 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는 없어 보인다. 여기에 국내 정치적 이슈 또한 채용시장의 악재로 떠올랐다.

인크루트(대표 이광석)가 2,113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올 한 해의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신입사원의 전체 채용 규모가 전년보다도 5.2% 가량 더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기업은 918개사로, 이 중 채용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힌 기업은 45%에 그쳐 올 한 해에도 여전히 신입 채용시장은 얼어붙을 전망이다. 채용의사를 확정한 상장사들이 밝힌 총 채용규모는 4만 5,405명으로, 이 역시 지난 해 새로 만들어진 4만 7,916명 규모의 일자리 수에 비해 5.24% 줄어 든 수치다. 이 수치는 2012년 이후 역대 최악의 기록이다.

규모별로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은 대기업이 6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중견기업은 52%, 중소기업은 34%만 채용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물론, 그간 국내 취업시장이 대기업 주도로 견인되어 왔음을 감안해보면 올해 국내 채용시장에는 한바탕 ‘피 바람’이 불 것이 예상된다.

업종별로 보면 채용문의 축소 경향이 뚜렷하다. 전년 대비 채용규모를 13.31% 늘리는 식음료 업종을 제외하고는, 모든 분야에서의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채용 규모가 크게 줄어드는 대표적인 업종으로는 ‘교육•여행•숙박•예술 등 기타서비스’(14.40%), ‘건설•토목•부동산•임대업’(10.89%), ‘금융•보험’ 분야(10.6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졸 신입 채용 시장이 어려워진 데는 심각한 불황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가 예상치 못한 정치적 변수를 만나 가계와 기업의 경제심리를 크게 악화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및 사드 배치를 빌미로 한 중국의 대한 압박 심화, 고유가 등 외부적 이슈도 올해 일자리 기상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16년 1월 9일부터 1월 23일까지 대기업 및 중견•중소기업 등 상장사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4년제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에 대해 온라인 메일 설문 및 일대일 전화조사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정리, 분석한 것이다.

조사에 응한 918개 기업은 규모에 따라서는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으로, 업종별로는 건설•토목•부동산•임대업, 교육•여행•숙박•예술 등 기타서비스, 금융•보험 등 12개 분야로 분류되었다. 주요 설문문항은 ‘채용계획 여부’, ‘채용예정 인원’, ‘채용일정’, ‘신입사원 초임 연봉’ 등에 관한 질문으로 구성되었으며, 본 기획물은 올 한 해 기업들의 ‘채용계획’과 ‘채용예정 인원’을 다룬 이번 연재물을 시작으로 ‘채용일정’ 편과 ‘신입사원 초임 연봉’ 편 등 총 3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고졸 및 인턴 채용에 관한 사항은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향선기자 hslee@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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