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안중찬의 書三讀] 최광현 <가족의 두 얼굴> 가족이라는 껍데기 속에 진짜 가족

발행일시 : 2017-02-03 00:00
[안중찬의 書三讀] 최광현 &lt;가족의 두 얼굴&gt; 가족이라는 껍데기 속에 진짜 가족

어느 집이나 그늘은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아버지의 그늘은 보다 선명해졌다. 큰며느리는 여전히 시댁에 적응하지 못하고 외떨어진 섬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엄마를 따라 자발적 이산가족이 된 첫 손녀와 다섯 살이 되도록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증손녀는 그저 그리움의 대상일 뿐이다. 오래 전에 이혼한 둘째 아들은 당신의 잔소리와 간섭에도 흔들림 없이 효자의 자리를 지켜왔으나 이번 명절에는 사정이 생겨 올 수 없었다. 시아버지의 병수발로 바빠진 작은 딸은 전화로 새해 인사를 했고, 시부모가 돌아가신 이후로 명절의 부담에서 자유로워진 큰 딸이 막내며느리와 함께 시장을 본 뒤 설날 음식을 준비했다. 저녁식사를 함께 할 줄 알았던 큰딸은 자신이 챙겨주지 않으면 끼니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남편과 자녀들을 걱정하며 서둘러 돌아갔다. 격동의 구십 년을 살아온 노인이 늦둥이 아들 부부와 셋이서 오붓하게 식사를 마칠 무렵 예상치 않았던 큰아들이 찾아와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환갑이 훌쩍 넘은 장남은 가족들과 함께 오지 못해 죄송한 마음에 얼굴을 묻고 섣달그믐을 견디고 있었다.

세대 간의 성장이 배경이 극단적인 이 나라에서 가족이란 껍데기를 벗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식사를 마치고 정치이야기를 꺼낸 큰 형님은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막내 동생에게 실망했다. 아버지마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점을 깨달은 장남은 계획을 바꿔 내일 아침 다시 오겠노라며 언짢은 기분으로 돌아갔다. 황혼의 아버지는 다른 집안은 모두가 행복한데 우리 집만 왜 이 모양이냐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우리 집안의 가훈은 ‘화목’이라며 형제들이 화목하게 지내는데 앞장서 달라며 당부하셨지만 공허한 대답 외에는 도리가 없었다. 마음이 편치 않아 큰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집에 잘 도착했느냐는 상투적인 질문에 매형은 외출했고, 조카들은 친구들과 노느라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밥을 먹었다고 했다. 자신이 없으면 집안이 안 돌아간다는 착각을 인정하지 못하고 더 이상 엄마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자녀들에게 섭섭함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갱년기를 맞은 우울한 누나에게 ‘가족의 두 얼굴’이라는 책 한 권을 선물하고 싶어졌다. 오래 전에 출간된 책인데 다시 읽어도 참 좋았다.

[안중찬의 書三讀] 최광현 &lt;가족의 두 얼굴&gt; 가족이라는 껍데기 속에 진짜 가족

“가족은 감정의 덩어리다. 가족 구성원들은 가족 밖에서보다 가족 안에서 더 감정 반사적으로 행동한다. 자신도 모르게 아이에게 화를 내고, 이유도 없이 아내와 남편에게 분노를 느끼는 경우가 생기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가정을 떠나 직장이나 학교 등에서 만나는 인간관계라면 설령 분노의 감정을 느껴도 직접적으로 표출하지 못한다. 그런 이유로 살아가면서 상처를 가장 많이 받는 곳 또한 가정이다. 사랑의 둥지인 가정 안에서 큰 상처를 입는다. 가족 간 감정 반사적인 행동이 자주 일어나기에 이런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 247쪽

어려서부터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자랐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진리를 이해 못하는 사람은 없지만 현실은 난감하다. 대한민국의 이혼율은 아시아 최고 수준을 넘어 세계 정상급에 우뚝 선지 오래이며, 모든 사회 문제의 근본이 되는 가족 문제에 있어서도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 인정할 것을 인정하고, 해결점을 찾아야 할 시점인데도 왜곡된 미화와 현실 기피가 그 자리를 채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별다른 의심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지만 한 걸음 물러서 바라보면 모든 문제의 근원이 보인다. 수많은 관계와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자란 사람들의 소통방식의 차이에 원인이 있다. 이유 없는 슬픔과 외로움을 앓으며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업무능력보다는 관계의 실패에 기인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능력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족에게 소속되지 못하고 거부당한 경험을 반복한 사람은 자기 정체성과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살아간다. 사랑하기 때문에 가족으로부터 받게 되는 상처는 더 아프다. 남이 알면 부끄러울까 쉬쉬하고 있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무시, 단절, 심지어 폭력까지 사람들은 가족의 영역 안에서 더 깊은 절망과 상처를 딛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가족은 왜 상처를 주고받는가? 이 책은 가족 사이의 갈등과 아픔의 원인을 분석하고 치유하는 방법을 당장 해결해 줄 수는 없을지라도 가족관계 회복을 위한 따뜻한 화두를 던져준다. 서로간의 인내심과 어법의 차이도 결국 가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차분하게 안내해 준다. 가족 문제뿐만 아니라 삶에서 경험하는 불행, 낮은 자존감, 불편한 인간관계의 뿌리가 가족 안에 있음을 잘 설명하고 있다. 부부간의 갈등 원인도 성장 배경에서 오는 차이 때문인 경우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가족에게 어떤 상처를 받았고 어떤 아픔이 가슴에 남아 곪아 있는지 직시하고 고백을 통해 공감할 수 있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가족의 두 얼굴’이 주는 잔잔한 메시지다. 정에 약한 한국인들이 가족을 둘러싼 문제를 두고 겪어온 오랜 상담 사례들을 세계적인 심리학 이론과 결부시켜 알기 쉽게 풀어준다.

자신이 나고 자란 환경을 돌이켜 보는 것은 그 시발점이다. 똑같은 환경에서 자란 가족 간에도 미묘한 갈등과 긴장이 존재하는데 타인과의 관계를 단조롭게 정리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랑하지만 상처도 주고받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드러내놓고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가족에게 상처받고 자란 사람은 자신이 가정을 꾸리면 절대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어른이 되어 가정을 꾸린 후 자신의 부모와 다를 것 없는 자신의 모습에 깜짝 놀라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방치된 트라우마는 그렇게 대물림된다고 한다. 참고 지내는 시간만큼 오래되는 상처는 굳건한 고통으로 남는다. 심리학자 크리스틴 콜드웰은 사람들이 트라우마 극복하기 위해 ‘자기 몸을 떠나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다른 말로 중독인데, 알코올, 니코틴, 도박, 게임, 섹스 등에 의존하여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한다는 것이다. 결국 그것은 사태의 악화만 불러온다. 어떤 상처를 받았을 때 누구에게도 갈 수 없었다는 것은 한 번도 사람을 통해 치유 받은 경험이 없다는 뜻이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벙어리가 돼버린 것이다. 그리하여 지독한 외로움과 고독감만이 가슴 속 깊이 자리 잡게 된다. 어떻게 할 것인가?

“부부는 어린 시절의 상처를 고스란히 결혼생활에 가지고 온다. 방어기제들은 우리가 어린 시절 문제에 직면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사용한 아주 오래된 습관이다. 방어기제는 우리의 고통스런 감정을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닌 무뎌지게 하는 임시 수단에 불과하다. 그 사실을 ‘의식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가족관계에서 이뤄지는 일정한 행동 패턴을 관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족은 언제나 일정한 틀 속에서 관계를 맺고 소통한다. 가족 사이에 만들어져 있는 패턴을 찾아내 그 안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방어기제에 이름을 붙이면 그 부작용을 해소할 길도 열린다.” - 191쪽

아동의 체벌과 학대에 관한 세계적 권위자인 앨리스 밀러는 우리가 진정으로 트라우마에서 회복되기 위해서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먼저 어린 시절에 입은 상처를 정면으로 직시해야만 하며, 두 번째로 고통을 회피하기 위해 만들어 놓았던 수많은 방어기제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상처를 이해하고 그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설프게 어른이 된 우리들은 각자가 갖고 있는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어기제를 통해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상처가 많은 사람은 마치 경험이 쌓이듯 단련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더 많은 아픔 속에 살아간다. 스스로를 지키려는 몸부림은 무의식적인 억압, 스스로를 속이는 부인,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반대의 행동이나 태도를 취하는 반동형성, 자기 합리화, 과거로 돌아가는 퇴행, 아무 상관없는 사람에게 퍼붓는 전치, 자신의 공격적 에너지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가는 승화, 자기 파괴, 감정을 억압하는 중독 등등등...

어린 시절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가는 존재들은 마음 깊숙한 곳에 성장을 거부한 채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다른 이들과의 소통을 거부한다. 저자는 상처받은 어린 시절의 마음 속 존재를 내면아이라 규정하고, 그 내면아이와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린 시절을 외롭게 보낸 남자가 결혼을 한 후로 언제나 일을 우선시하고 가정을 소홀히 하면서 스스로 가족과 거리를 둔 사례는 흔하다. 일벌레가 된 그의 행동은 결코 아내와 자녀들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여전히 어린 시절의 아픔을 극복하지 못하고 그 아픈 기억 속의 내면아이로 살아가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상처 받은 과거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어른이 되어 새로운 가족에게 그 상처를 되풀이하는 가해자가 된다. 의욕을 앞세우며 과거를 부정하는 해법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상처 입은 스스로의 내면아이를 불러내 소통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이다.

“우리 안에는 오랜 고통을 반복하는 과거의 상처 받은 내면아이가 있다. 어린 시절의 탐색 작업을 통해 어린 시절의 나와 연결되었다면 이 내면아이와 대화를 해보자. 내면아이는 과거의 상처에 압도당했고 고통스러운 행동을 반복하게 하는 자아이다. 이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불행의 반복성에서 벗어나도록 말을 걸어야 한다. 내면아이에게 말을 거는 것은 내 안에 어떠한 감정과 욕구가 있는지 인식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공감하기 위한 행동이다. 내면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효율적인 방법은 글쓰기이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다보면 내면아이와 현재의 나 사이의 분화가 잘 안될 수가 있는데, 글로 정리해 보면 두 주체의 차이점을 더 명징하게 드러낼 수 있다. 성인이 된 내가 묻고 과거의 상처받은 아이가 대답을 한다.” - 94쪽

[안중찬의 書三讀] 최광현 &lt;가족의 두 얼굴&gt; 가족이라는 껍데기 속에 진짜 가족

사랑하는 사람이 언젠가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어떤 여인은 그가 곧 죽을지도 모른다고 느끼거나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공포심에 집착하며 멀쩡한 상대에게 상처를 줬다. 일찍 아버지를 잃은 상처에서 비롯된 제대로 치유되지 않은 그녀의 삶은 아무리 새로운 가정을 꾸려도 자기 파괴적인 행동으로 스스로는 물론 새로운 가족에게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결코 극복 불가능한 상처가 아닌데도 마음을 터놓지 않고 감추고 스스로 몸을 사리면서 문제가 커진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내면아이와의 대화가 절실하다. 상처를 소독하고 붕대를 감아주듯 마음속 상처를 찾아내서 그 마음에 붕대를 감아 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이 책에 언급된 텐도 아라타의 장편소설 ‘붕대클럽’은 적절했다. 인터넷을 통해 상처받은 사람들의 사연을 접수하고, 그를 만나 마음의 상처가 남은 장소나 위치에 붕대를 감아주고 그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 당사자에게 보내주는 클럽의 이야기다. 자살골을 넣어 괴로워하는 소년을 위해 그 축구장을 찾아가 자살골을 넣은 골대와 공에 붕대를 감아 주거나, 실연당한 여학생이 남자 친구와 마지막으로 데이트 했던 그네에 붕대를 감아주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지워지는 느낌이다.

"부부싸움을 하고 나면 20여 가지가 넘는 감정들이 올라온다고 한다. 분노, 원망, 후회 등은 가장 일반적인 감정이고 마지막에 자기 비하의 감정이 올라온다. 자기 비하 즉 ‘그러면 그렇지. 내가 어디 가겠어. 내 주제에···.’라는 마음은 그나마 남아 있던 자존감마저 더 떨어지게 한다. 가족 갈등의 비극적인 악순환이 시삭되는 순간이다." - 208쪽

저자는 대형마트에 가면 쉽게 접할 수 있는 1+1 상품을 보듯 부부 갈등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재론적인 시각으로 그 사람 개인의 문제로 바라보지만 말고, 배우자 각자의 어린 시절 상처와 가족들로부터 비롯된 문제들을 종합하여 관계론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되풀이되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가족 모두가 이 사실을 이해하고 서로의 마음을 공감하고 존중하며 그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은 중요하다. 부모에게 거부당하거나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는 자존감 없이 성장하여 쉽게 상처 받고 좌절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거듭 인식해야한다. 자신의 잘못을 확대해서 지적하고 무엇인가를 하려 들면 부정적인 면만을 강조하며 스스로를 탓하고 면박을 주는 내면의 자아를 발견하고 스스로 소통해야 한다. 자존감 없는 상태로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으려고 위축되고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자꾸 보이면서 악순환의 고리만 반복될 뿐이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내면의 면박꾼을 찾아 자신으로부터 분리해 내는 과정은 쉽지 않으나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걸쳐야할 통과의례다. 불행한 가족 문제를 극복하는 열쇠는 배우자가 아닌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어떤 문제 발생의 원인이 서로가 아닌 스스로에게 있다고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명절이면 수많은 가족영화가 안방극장을 파고든다. 가족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도 시대에 따라 적절하게 진화를 했는데, 가족을 소재로 아름다운 사랑과 헌신, 그저 슬픈 이야기를 다루는 전통적이고 계몽주의적인 것에서 벗어나는 것도 괜찮다. 모든 것을 미화시키거나 아름답게 보는 것은 스스로를 더 깊은 수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적당히 즐기며 세상을 이해하는 것도 위안일 것이다. 보수적인 집안에서 성장한 본인은 유하 감독, 김태용 감독, 임상수 감독, 김진영 감독, 김성홍 감독,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을 불편하게 접하며 사고의 유연성을 확장시켜 온 것 같다. 최근에는 기상천외한 소재나 뻔뻔스러운 내용의 천명관 원작 ‘고령화 가족’이나 가족의 해체와 다문화 시대를 다룬 ‘완득이’, ‘계춘할망’도 변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남긴 진모영 감독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노부부의 아름다운 사랑을 그렸지만 그 안에 자식들의 갈등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는 점에서 더욱 위안이 되었다.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우리네 부모님들의 이중구속 메시지, 아내에게서 어머니의 역할을 요구하는 애잔한 마음,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녀를 통해 달성하고 싶은 욕망 등이 이 책 안에 다양한 방식으로 녹아 있다. 최고의 삶을 누릴 수 있었음에도 어린 시절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마릴린 먼로의 이야기와, 어머니의 학대와 중독 속에 자살한 창녀의 아들이었던 아이가 자신의 불행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며 훌륭한 작가가 되었다는 안데르센의 이야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노력이 있어야만 행복한 가족구성원이 되지 않겠는가?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던지는 핵심적 메시지는 바로 자존감이 아닐까 싶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자신을 대접해 주는 사람은 없다. 스스로를 고귀하게 생각하라.’하시던 스승님 말씀이 생각나는 책이다.

안중찬 ahn0312@gmail.com (주)교보피앤비 기획실장. 장거리 출퇴근의 고단함을 전철과 버스 안에서 책 읽기로 극복하는 낙관적이고 사교적인 생활인이다. 컴퓨터그래픽과 프로그래밍 분야 11권의 저서와 더불어 IT칼럼니스트로 왕성하게 활동했던 엔지니어 출신으로 한 권의 책에서 텍스트, 필자, 독자 자신을 읽어내는 서삼독의 실천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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