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넥스트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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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LG그룹과 KT그룹에 이어 삼성그룹이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를 선언하면서 전경련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주요 회원사들의 연이은 탈퇴로 전경련이 붕괴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전령련 최대 회원사 중 하나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SDS 등 전자 분야 계열사와 함께 삼성생명보험, 삼성물산, 삼성증권 등 15개 계열사가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하지만 지난 6일 삼성전자가 전경련에 탈퇴원을 제출했다. 삼성그룹은 전자 관계사를 시작으로 계열사의 탈퇴원을 순차적으로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차기 회장, 회비 등을 결정하는 전경련 정기총회(23일)에 앞서 열리는 이사회(15일) 전 탈퇴를 마무리하겠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과 KT그룹은 이미 지난해 12월 전경련에 탈퇴하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LG그룹은 지난해 12월 27일 2016년을 끝으로 전경련에서 탈퇴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LG그룹은 올해부터 전경련 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며 회비도 납부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KT그룹은 지난해 12월 초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가 끝난 직후 전경련 측에 탈퇴 의사를 전했다. KT그룹 역시 LG그룹과 마찬가지로 올해부터 회원사로 활동하지 않고 회비도 내지 않키로 최종 결정했다.

여기에 최태원 SK 회장도 청문회에서 탈퇴 의사를 밝힌 후 회비 납부를 하지 않는 등 전경련 활동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현대차그룹도 이전과 같은 활동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경련이 붕괴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2015년 전경련 연간회비 492억원 중 77%가량인 378억원을 부담했던 만큼 주요 회원사의 탈퇴는 전경련 존속과 직결된다.

게다가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의 적임자도 없는 실정이다. 허 회장은 이달 정기총회 때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이지만 후임 회장의 후보군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차기 회장 후보를 물색하지 못한다면 전경련 붕괴는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해체 여론도 거세다. 미르·K스포츠재단 등에 주요 재벌들이 후원하는 과정에서 전경련이 모금을 주도했던 점이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회장단 회의가 열렸지만 주요 그룹 회장들이 대거 불참하는 등 쇄신 작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전경련에게는 악재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은 1961년 '한국경제협의회'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주요 회원사의 탈퇴와 쇄신 작업 난항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전경견은 결국 붕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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