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사지 받고 일찍부터 잠이 들었더니 새벽에 눈이 떠졌다. 밖을 내다보니 하늘에 별이 총총하다. 친구들과 밖으로 나와 별구경을 했다. 다리를 건너 강 건너까지 다녀왔다. 멀리서 동이 트기 시작한다.

아침 먹으러 식당으로 가는데 하늘에 벌룬이 떠다닌다. 방비엥에 벌룬까지 생기다니 놀랍다.

테라스에서 분위기 있는 아침을 여유롭게 즐겼다.

젊은 커플이 많이 보인다. 백인도 많지만 한국의 젊은이들도 많이 보인다. 체크아웃을 하는데 로비에 한국인 젊은 커플이 있다. 예약한 미니밴 기사가 왔다. 미스터송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다. 한국인 젊은 친구들을 태워주고 싶은데 버스를 예약해놓고 기다리는 중이란다. 호텔에 비치된 자전거를 타고 나가는 젊은 아가씨들이 싱그럽다. 밴 앞자리에 아가씨가 타고 있다. 시스터라고 한다. 16인승에 4명이 타니 자리가 넉넉하다. 남매라는데 이상하게 대화가 없다. 중간에 휴게소에 내려서도 기사는 혼자 밥을 먹는다. 비엔티안가는 도중에 어느 집 앞에 선다. 기사가 가족을 태우겠단다. 젊은 여인이 어린 아이 3명을 데리고 탄다. 뒷자리에 앉아서 가는데 아이들이 얌전하다. 기사의 시스터와 와이프는 시누 올케사이인데 서로 인사도 없다.
비엔티안가까이 오자 와이프와 아이들을 어느 집에 내려준다. 시누이는 내려서 아이들을 데리고 시누이한테 인사도 없이 집으로 들어간다. 한참 가다가 어느 집에 시스터를 내려준다. 우리는 가능한 모든 소설을 썼다. 가장 현실적인 소설은 시스터는 우리가 대절한 차에 합승한 손님인 듯 싶고 가족은 맞는듯 하다. 와이프와 아이들이 타고 내릴 때마다 애틋하게 대하는 모습에서 가족 사랑이 절절해 보인다. 시스터하고는 시종일관 별 말이 없다. 덕분에 심심치 않게 비엔티안까지 왔다.

호텔가기전에 탓루앙타이사원에 들렀다. 라오스에서 가장 의미 있는 사원이라는 데 지난번에 못 갔었다.
이번에 차를 대절한 김에 들렀는데 공사 중이라 입장이 안된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보관되어 있다한다.

예약한 호텔로 왔다. 빔비행기타고 가야해서 숏스테이용으로 잡은 호텔이다. 예약한 방에 가방을 두고 나가려는데 왠 한국남자가 방으로 오더니 큰방으로 바꿔주겠단다. 숏스테이용이지만 4명이니 편하게 큰방을 쓰란다. 주인이라 한다. 위치 좋고 깔끔해서 선택한 호텔이었는데 주인이 한국사람이라 하니 반갑고 감사하다. 트리플룸이라 샤워하고 짐 꾸리기엔 더없이 좋다.

가방을 놓고 운남식당으로 갔다. 버섯덮밥과 운남비법계란을 꼭 먹여주고 싶었다. 돼지고기찜과 야채조림도 반찬감아 시켰다. 친구들이 맛있어 한다. 다음에 함께 운남성에도 가기로 했다. 버섯요리도 먹고 다락논 유채꽃 밭도 보자고 했다. 여행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여행이야기로 우리는 설레인다.

디저트와 커피를 마시러 조마로 갔다. 비엔티엔본점답게 앉을 자리가 없다. 2층에 올라가서 겨우 자리를 잡았다. 지난번에 먹었던 맛있는 조각케Ÿ弱당근케Ÿ揚먹었다.

시간이 여유롭게 남아 미리 봐둔 맛사지˜事막갔다. 라오스전통맛사지와 아로마 온열맛사지를 선택했다.

타이맛사지와 중국맛사지를 섞은 듯한데 허브를 섞은 주머니를 뜨겁게 만들어 몸에 올려주는데 독특하다.
땀을 많이 흘려서 등에 습진이 생겼었는데 온열허브 맛사지를 하고 나니 나았다.

맛사지를 마치고 야시장으로 갔다.

메콩강변에 해가 지고 있다. 해는 태국 쪽으로 넘어가면서 라오스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듯하다.

공원에는 산책 나온 사람들이 붐비기 시작한다.

야시장도 활기를 띄기 시작한다.

우리는 산책 삼아 걸어서 새로운 명소로 부상하고 있는 워킹스트리트로 갔다.

할로윈데이를 맞아 장식들이 괴기스럽다. 할로윈복장으로 다니는 사람도 있다. 라오스가 변하고 있음이 실감난다. 워킹스트리트의 노천바에 자리잡고 솜땀과 과일쥬스를 시켰다. 라오스의 마지막 밤을 기념하면서 라오비어도 시켰다. 작은 캔 하나씩 마시고 나니 시간이 촉박해진다. 예약한 택시를 타기 전에 샤워라도 하고 가려면 서둘러 호텔로 가야한다. 야시장을 지나서 호텔로 왔다. 샤워하고 여름옷에서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가방도 다시 꾸렸다. 예약한 택시가 왔다고 직원이 부른다. 라오스를 떠날 시간이다. 4박5일간의 라오스여행이 끝났다. 짧은 일정이지만 라오스의 중요부분을 보기엔 충분하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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