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세우라는 말은 stop은 꼭 아니다. Stop 이라는 단어는 목적지가 따로 정해져 있어서 저~기 있는 목적지로 가고 있는데 중간에 누군가 서라고 해서 서는 것, 그게 바로 stop이다. 그래서 경찰은 나름의 목적지로 가고 있는 차를 중간에 끼어서 세우기 때문에 stop한다고 할 수 있고, 지나가는 차를 멈추라고 그 앞에서 양손을 휘저어 세우면 그 차를 stop시키는 게 된다. 길을 잘 가는 사람도 어, 잠깐 신분증 좀, 하고 막고 나서면 그 역시 stop하는게 된다.

그렇게 중간에 끼어서 멈추게 하는 것 말고 그냥 올 곳에 다 와서 여기서 차 세워줘 이렇게 말하고 싶을 때, 목적지가 아니더라도 그냥 굴러가는 차를 멈추게 하고 저기에 세워봐 이렇게 말하고 싶을 때 쓰는 표현은 따로 있다. 바로 pull over 이다. 이 표현은 사실 자동차가 생기기 전, 말이 마차를 끌던 시절에 비롯되었다. 달리는 마차를 세울 때에 말에 메인 고삐를 위로 잡아당겨 over에 해당하는 곡선을 그리면 그게 마차가 서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표현이 자동차 시대에도 그대로 넘어와서 달리는 차를 멈추는 건 pull over가 되었다.

그래서 영화에서 경찰차가 범인차를 쫓다가 차 세워! 라고 메가폰 같은 데에 대고 외치는 표현이 바로 “Pull it over!” 이다. 길가에 대라고 하고 싶으면 Pull over to the curb 라고 한다. Curb는 한국말로는 ‘연석’인데, 이는 도로와 인도를 구분하는 길게 뻗은 돌들을 말하고, 영어에서 길가는 curb옆이라고 표현해서 저런 말을 쓴다.

pull이라는 말은 차량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걸 묘사할 때에 요모조모 다양하게 쓰인다. 한국말로 ‘끌어다대’ 라고 할 때, 그 ‘끌다’의 느낌이랄까. 주유소에 가서 주유를 하려고 할 때에 3번 주유기에 차를 대주세요, 이런 표현 영어로 pull이다. Pull it up to the pump no.3 이러면 되니까. up to는 ~까지라는 뜻이고. 달리는 차를 끌고 움직여 들어가다/ 나가다 를 표현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pull 을 쓴다. 주유소로 들어가다 라고 할 때 pull into the gas station한다고 하면 된다.

더 나아가 열차가 정거장 안으로 들어올 때에도 달리는 무언가를 누군가 끌어서 가지고 오는 거라서, The train is pulling into the station이라고 하면 되고, 열차가 정거장 밖으로 나가다는 표현을 하고 싶으면 The train is pulling out of the station이라고 하면 된다.

차나 열차나 등등 탈 것들이 움직이는 것을 묘사할 때 ‘끌다’는 표현인 pull 을 굉장히 많이 쓴다는 것을 알아 두면, 영어 표현이 좀 다채로워지지 않을까 한다. 이제부터는 다른 데로 가는 차를 저지해서 세우는 게 아니라면 차 세우라고 할 때 stop보다는 pull over 라고 말한다고 알아 두고 꼭 그렇게 말해보자!

Joyce Park rowanee@naver.com 필자는 영어를 업으로 삼고 사람에게 가서 닿는 여러 언어 중 영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한다. 현재 인천대학교에서 교양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영어 교재 저자이자 영어교수법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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