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최만드림의 클라우딩 활용 교육] 3D프린팅! 초등학생, 상상을 만지다

발행일시 : 2017-02-23 09:32
[최만드림의 클라우딩 활용 교육] 3D프린팅! 초등학생, 상상을 만지다

전 세계적으로 메이킹(Making)이 유행이다. 한국에서도 2016년 10월 15일~16일, 서울혁신센터에서 『제5회 메이커 페어 서울 2016(Maker Faire Seoul 2016)』이 개최되었다. 필자도 그곳에 체험부스를 운영하며 전 세계에서 불어오는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을 온몸으로 느꼈다. 그중 3D 프린팅 활용 메이킹은 2013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두 국정 연설에서 “다음 세대 생산 방식을 바꿀 잠재력 있는 산업기술”이라고 강조한 이후 미국에서 학교와 지역 도서관을 중심으로 확산되어 ‘메이킹 공간: 팹랩(FapLab. Fabrication Laboratory)’이란 형태로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

세계 메이커 페어 현황. 출처 &#8211; 메이커 페어 <세계 메이커 페어 현황. 출처 &#8211; 메이커 페어>

필자는 이러한 흐름을 목도하며 메이킹 교육의 초등현장 적용의 필요성을 느끼고 현장적용을 시도했다. 2015년 8월, 조립식 3D프린터를 구입하여 1년간의 연구와 테스팅을 통해 학교 교육현장에 효과적이고 교육적으로 적용할 방법을 모색하였다. 먼저 페이스북 그룹 3D프린팅 활용 교육자 모임을 개설하여 1300명의 교육자와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았고, 2016년 9월 같은 프린터 두 개를 추가 구입해서 120명 학생들을 위한 3D프린팅 교육을 시작했다.

3D프린팅은 3D프린터로 원하는 물건을 프린트하는 것을 말한다. 마치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해서 문서를 작성한 후 프린터로 뽑으면 원하는 문서가 인쇄되어 나오는 것과 같은 원리다. 단지 다른 점은 2차원의 인쇄물이 아닌 3차원 입체 모양의 물건이 나온다는 점이 다르고, 프린트 잉크가 아닌 플라스틱 원료가 녹아서 굳어진 물건이 나온다는 점이 다르다.

3D 프린팅 모습, 3D프린터 사진 <3D 프린팅 모습, 3D프린터 사진>

학생들에게 이러한 3D프린팅의 원리를 설명하고,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쉽게 제작할 수 있는 무료프로그램인 팅커캐드(TinkerCad)를 설명했다. 팅커캐드는 워드프로세서가 문서를 작성해주는 것과 같이 3D프린팅할 물건을 입체적으로 구현(모델링)해주는 온라인 프로그램이다. 다행히 국내에 팅커캐드를 선도적으로 전파해주시고 계신 메이커 다은샘(본명 전다은)이 있어서 이 일이 가능했다. 다은샘의 유튜브 영상을 학생들에게 소개해 준 덕분에 학생들이 집에서 보면서 연습해 올 수 있었다.

첫 시간에는 닭을 만들면서 모델링의 기본 방식을 익혔다. 물건을 위로 올리거나 내리는 법, 물건끼리 붙이는 법, 물건의 구멍을 뚫는 법을 익혔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자신만의 닭을 만들면서 메이킹의 재미를 느꼈다. 특별히 전 칼럼에서 소개한 마인크래프트 활용 교육 경험이 이들에게 주요했다. 이미 디지털네이티브인 학생들은 3D모델링툴인 팅커캐드를 필자의 5분동안 간단한 설명에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3D프린팅 개요 수업 모습 <3D프린팅 개요 수업 모습>
학생이 만든 ‘토끼+닭’ 모델링 <학생이 만든 ‘토끼+닭’ 모델링>
학생들이 3D 프린터로 뽑은 글자와 도형 <학생들이 3D 프린터로 뽑은 글자와 도형>

이렇게 모델링 연습을 한 후, 이번에는 학생이 원하는 물건을 직접 모델링하도록 했다. 칼을 만드는 학생, 주사위를 만드는 학생,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영어 이니셜을 만드는 학생 등 다양했다. 흥미로운 점은 모든 학생이 자신만의 무엇인가를 만들고 있는 100% 참여수업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 수업 이후 학생들은 매우 다양한 것을 만들기 시작했다. 학예회에 필요한 소품을 만들고 친구에게 미안하다는 의미를 전하려고 ‘Sorry’를 만들거나, 부모님에게 드릴 반지를 뽑거나 최근 유행하는 파인애플을 만드는 학생 등 다양했다.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뽑은 ‘Sorry’ 출력물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뽑은 ‘Sorry’ 출력물>

특별히 ‘Sorry’를 출력하는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 뽑았다고 담담하게 말하는 학생의 말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천 개의 학을 접으면서, 천 개의 학 자체 보다 천 개의 학을 만든 시간에 감동하듯, 이 출력물을 받은 학생도 이 학생의 마음에 감동하길 소망했다. 3D 프린팅은 상상을 현실로도 만들어 주는 것뿐 아닌 마음까지 현실로 만들어 주었다.

학생들 사이에 유행하는 PPAP 라는 영상에 나온 파인애플 펜을 3D프린팅 한 학생 <학생들 사이에 유행하는 PPAP 라는 영상에 나온 파인애플 펜을 3D프린팅 한 학생>

필자의 이런 경험에도 불구하고, 일선학교에서 3D프린팅을 교육에 활용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첫 번째 이유는, 일단 학교 컴퓨터가 오래 되었다. 물론 팅커캐드는 인터넷 온라인상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임에도 노후 컴퓨터로는 인터넷 자체도 매우 느리다. 특별히 필자가 전 칼럼에서 주장했듯 학교 인터넷선 자체가 기존 100M밖에 지원하지 않는 구형 랜선이다. 학교 밖에서는 LTE, 기가 인터넷 시대이지만 학교 안에서는 언제나 로딩중인 화면을 기다리는 것이 일상이 되어서 어느 순간 익숙해져 버렸다.

둘째, 3D프린터 등 학교 기자재 구축 환경의 부족이다. 학생들은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 컴퓨터실에 와서 필자에게 출력을 의뢰했는데, (비록 필자의 쉬는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학생들은 순서를 정하여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프린팅 시간을 기다렸다. 다행히 3D프린터 세 대로 충분히 100명이상의 학생들이 원하는 출력물을 뽑아 줄 수 있었다. 물론 프린팅이 되는 동안 순서를 기다리며 다른 친구를 배려하는 인성교육을 할 수 있어서 좋았으나, 학생들의 직접 경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구축 환경이 원활하였더라면 짧은 시간에 더 많은 학생들이 미래지향적인 교육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120명 학생들의 3D프린팅 순서 기록지 <120명 학생들의 3D프린팅 순서 기록지>

셋째, 3D프린터의 유지보수의 문제이다. 필자의 경우 1년 동안 단 1대의 프린터로 산전수전을 겪고 난 덕분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바로 고칠 수 있었지만 이런 경험이 없는 다른 선생님의 경우, 바쁜 학교 현장에서 3D프린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3D프린터의 보급 및 유지보수-정기점검 등을 적정한 가격에서 가능한 환경이 필요하다.

넷째는 학교 현장에서 학교 구성하는 여러 인프라의 모델링, 3D프린팅, 메이킹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필자는 3D프린팅을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 팅커캐드라는 모델링 툴을 사용했다. 이런 모델링과 3D프린팅은 다양한 메이킹 방법의 하나일 뿐, 3D프린팅에만 답이 있다고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메이커 운동에 발 맞춰 교육현장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3D프린팅을 학교에서 가르칠 때 교재와 교육과정 역시 거의 없다는 점도 문제이다.

필자는 전 세계적으로 이슈 되는 메이킹 운동에 맞춰, 3D프린팅 활용 메이킹을 교육에 접목시키려는 노력과 여러 한계점을 기술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 전반의 인식인데, 3D프린터를 보거나 들었거나 한 사람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없음이 안타깝다. 예전에 동네마다 있었던 인쇄소 혹은 프린터해주는 곳이 어느새 사라진 이유는 집집마다 프린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그다지 멀지 않는 미래에 집집마다 3D프린터가 있고, 간단하게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출력하는 시대가 곧 도래될 것이 불 보듯 뻔한데, 이를 교육 현장에서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최만 choisuperman@gmail.com 초등학교 교사. 수요일밴드, 언어유희, 아이스스케이트, 회를 좋아한다. 박사과정에서 영국 교육철학을 공부하면서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미래가 어떻게 올지 몰라서15개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스룩 허브에 자료를 모아두고 있다. 안드로이드 앱 "최만드림"을 운영한다. 삶을 오픈소스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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