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사람
경영자교육과 비즈니스 커뮤니티 분야에 종사하고 있어서 그런지 심심찮게 사람을 찾는 요청을 받는다. 그래서 재무기획 직군이나 CFO출신 CEO에 특화한 헤드헌팅 사업부를 열었는데 그 뒤로 나름대로 더욱 전문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본래 사람을 소개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관상학을 하지 않고는 더욱 쉽지 않은 것 같다. 돈과 기업가치를 다루는 재무분야의 핵심인재를 찾는 경우라서 더욱 그런지는 몰라도 대부분의 의사결정권자들이 요구하는 사항은 한결 같다. ‘괜찮은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 것이다.

괜찮은 회사
최근의 기업환경과 현황을 반영하듯 현업에 계신 분들 중에 신상변동 상황에 직면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졌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받은 명함정리를 최소한 6개월에 한번 이상 하지 않으면 연락처가 바뀌어 쓸모 없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실무자의 경우가 아니라 임원급 이상도 마찬가지이다. 신상변동을 하게 되는 분들 중에 기업추천을 요청하는 일이 심심찮게 늘고 있다. 이 경우도 상황은 같다. 명시적이든 아니든 그 분들이 요구를 단적으로 표현하면 ‘괜찮은 회사’를 추천해 달라는 것이다.

괜찮은 사람과 괜찮은 회사가 원하는 것
괜찮은 사람은 누구 이며, 괜찮은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 워크샵 강의 중에 회사 구성원들이 바라는 조직의 모습을 그려보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대략적으로 정리해보면 ‘여유와 자율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생산적이면서도 보상이 충분한 조직’ 이라는 모습이 그려진다. 마음 속에 바라는 사항이니 이는 중요하다. 대부분 이러한 조직에 대한 꿈을 꾸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할 것이다. 이는 과거 GE의 잭웰치나 MS의 빌 게이츠도 마찬가지였을 것이고, 애플이나 구글도 그렇고 삼성이나 LG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꿈꾸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꿈만 꾸고 있다면 이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고민하는 것은 그것 만으로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을 조금 더 깊이 하여 정리해 보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리는 그런 조직을 만들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이는 어떤 조직문화의 모습으로 나타날까? 반대로 우리가 그리는 그런 조직이 있다면 그 조직은 구성원인 우리에게 무엇을 원할 것인가? 아무리 유기체라고 하지만 조직이 사람처럼 입이 있어서 직접 말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조직은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전체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이런 조직이길 바라는 것은 우리가 자신들에게 바라는 어떤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결론적 해답을 도출하지는 못했지만, 괜찮은 회사는 괜찮은 사람들이 꿈꾸고 만드는 회사가 아닐까 하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는 이르렀다.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괜찮은 사람이 올 수 있는 괜찮은 회사의 조건은 무엇인가? 그리고 괜찮은 회사가 함께 하고 싶어하는 괜찮은 사람은 누구 인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다면 그 다음은 이를 찾아 나가는 여정이 될 것이고, 경영활동은 이를 확보해 가는 노력과 실행의 과정이 될 것이다. 자신이 CEO라면 단순히 목표와 비전만 강조하는 조직이 아니라 이를 향해 나가는 자신들이 괜찮은 사람들이고 괜찮은 조직을 지향하고 있다는 분명하게 밝히고 공유해 나가야 한다. 또한 자신이 CFO라면 단순히 회계적 숫자에만 연연하는 통제자나 관리자가 아니라 자신들이 보다 높은 수준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괜찮은 사람들이고 괜찮은 회사라는 것을 재무적 관점에서도 명확히 제시하고 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기업 수를 늘리는 단순한 창업이 아닌 괜찮은 사람과 괜찮은 회사를 훨씬 더 많이 늘려 나가야 한다.

자 이제 다시 한번 질문해보자. 당신은 괜찮은 사람입니까? 이곳은 괜찮은 회사입니까?

심규태 ktshim@cfoschool.com 2000년부터 한국CFO스쿨을 통하여 CFO 직무와 역할을 본격적으로 한국에 도입하였으며,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성공을 위해서는 CEO의 기업가 정신과 제대로 된 CFO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제대로 된 재무적 기업가치창출 경영을 위해서는 유능한 CFO 육성과 CEO 재무리더십 강화를 필수 조건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CFO스쿨 대표이자 부설 스타트업 아카데미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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