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3년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에 대한 사후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경기 개최로 인해 오히려 852억원의 사회적 손실을 발생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대회 유치를 추진했던 충북도와 충주시가 조정대회 유치로 1159억원의 경제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발표한 것과는 정반대 결과다. 2013년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2013년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공식 홈페이지 캡처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3년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에 대한 사후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경기 개최로 인해 오히려 852억원의 사회적 손실을 발생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대회 유치를 추진했던 충북도와 충주시가 조정대회 유치로 1159억원의 경제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발표한 것과는 정반대 결과다. 2013년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2013년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공식 홈페이지 캡처

각종 국제경기대회를 국내에 유치하는 절차와 요건이 강화된다. 각 지자체나 협회 등이 치적을 쌓기 위해 필요한 경비를 축소하거나 경제적 효과를 부풀리고 부정한 방법까지 동원해 무분별하게 국제경기대회를 유치해 발생하는 막대한 예산 낭비를 없애기 위해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의원(경기 성남 분당을, 더민주)실은 김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위원회 대안으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 법안에서는 ▲지자체가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전문기관에 의한 타당성 조사 결과 제출을 의무화하고 ▲유치 승인 후에는 준비 상황과 사후 활용방안 등에 대한 사전평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부정한 방법으로 유치 승인을 받은 것이 확인되면 문체부장관이 해당 대회 유치 승인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법안은 최근 지자체 등이 국제경기대회를 경쟁적으로 유치하는 과정에서 대회를 치르는데 필요한 경비를 축소해 유치 승인을 받은 뒤 훨씬 많은 국고 지원을 받아 대회를 개최한 사례가 많아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개정이 이뤄졌다.

실제로 지난해 국정감사 때 문화체육관광부가 김병욱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유치가 확정된 8개 국제경기대회 가운데 4개 대회가 최초 요청액 보다 더 많은 금액의 국비를 지원했다. 2개 대회는 유치 전과 같은 금액을, 나머지 2개 대회는 유치 전보다 적은 금액을 각각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대회의 경우 최초 국비 요청액은 7731억원이었지만 문체부 예산승인기준으로 46%(3527억원)가 증가된 1조1258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는 최초 국비지원 요청액 2651억원 보다 124%(3280억원)이 증액된 5931억원이 지원됐다.

또 2015년 광주하계U대회의 경우에도 최초 요청액 843억원 보다 140%가 늘어난 1183억원이 지원됐다. 이밖에 2013년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는 최초보다 무려 231%가 늘어난 301억원이 지원됐다. 이들 4개 대회의 최종 지원(예상)액은 최초 요청액 1조1316억원 보다 72% 8200억원이 늘어난 1조9516억원에 달했다.

한편 국제경기대회에 투입된 비용이 최초 예상금액 보다 크게 늘어난 데 비해 대회를 치른 뒤 경제적 효과는 예상을 크게 밑돌거나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3년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에 대한 사후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경기 개최로 인해 오히려 852억원의 사회적 손실을 발생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대회 유치를 추진했던 충북도와 충주시가 조정대회 유치로 1159억원의 경제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발표한 것과는 정반대 결과다. 또 국제경기대회 개최 전후를 비교한 평가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기대효과에 견준 실제 경제적 효과를 정확히 알 수도 없는 상황이다.

김병욱 의원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환점으로 삼아 ‘묻지마식’으로 국제경기대회를 유치해 엄청난 국고가 손실되는 관행을 더 이상 되풀이해선 안 될 것”이라며 “대회 유치 전 사전 타당성 조사의 객관성을 높이고 대회 승인 후에도 준비 상황과 사후 활용방안 등을 평가해 성공적인 국제경기대회의 유치와 효과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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