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기간 사용한 김치냉장고에서 화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안전점검 등을 벌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원장 한견표)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 Consumer Injury Surveillance System) 등에 접수된 김치냉장고 화재사고 총 554건을 분석한 결과, 2016년 발생건수는 233건으로 2014년 128건의 약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냉장고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원인은 확인 가능한 사고건수(402건)의 대부분(78.6%, 316건)이 전기적 요인 때문이었다. 장기 사용에 따라 부품이나 전기배선 노후로 절연성능이 떨어지는 ‘절연열화 단락(합선)’이 28.8%(91건)로 가장 많았고, ‘미확인 단락’ 24.1%(76건), 먼지나 습기가 차 전기가 통하는 ‘트래킹 단락’ 23.1%(73건) 등이 뒤를 이었다.

화제가 발생한 제품들의 사용기간은 ‘10년 이상’ 경과가 86.3%(기간이 확인된 314건 중 271건)로 주를 이뤘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 처음 김치냉장고를 보급해 가장 많은 노후제품 비중을 차지하는 대유위니아(구 위니아만도)는 장기 사용 김치냉장고의 화재 예방을 위해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안전점검 캠페인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 2014년 대유위니아 측이 소비자원의 권고로 한차례 무상점검을 실시했다. 하지만 조치대수가 36.7%(27만대중 약 9만9000대)에 그쳤다. 이런 이유로 이 회사 제품의 화재 발생은 2배(2014년 49건→2016년 109건)로 증가했다. 현재까지도 상당수 노후제품이 아무런 점검 없이 화재 위험성이 내포된 채 사용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유위니아 측은 점검 대상 제품에 대해 내부청소와 부품교환 등의 무상점검을 실시하기로 하고, 이를 홈페이지·휴대폰 문자·케이블TV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또 신규제품 설치 때 노후 제품 회수 및 노후 아파트 방문점검 등을 추가로 시행할 계획이다.

소비자원 측은 “김치냉장고 등 전력을 사용하는 일부 가전제품은 오래될수록 부품이나 전기배선의 절연성능이 떨어지고 내부에 먼지가 쌓여 누전이나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제조사들은 자율적으로 표준사용조건의 권장 안전사용기간을 표시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김치냉장고의 권장 안전사용기간은 7년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치냉장고 화재 관련 소송에서 소비자가 10년 넘게 장기간 사용하면서도 안전점검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제조사의 배상책임을 일부 제한한 최근 판례도 있다. 결국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기 위한 소비자 스스로 적극적인 점검 등이 필요하다눈 것이다.

이에 소비자원은 김치냉장고 화재 피해 예방을 위해 ‘장기 사용 김치냉장고 안전주의보’를 발령해 대유위니아의 점검 대상 모델을 보유한 소비자들은 반드시 안전점검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이오 함께 김치냉장고를 설치할 때는 ▲습기와 먼지 발생이 많은 곳을 피하고 ▲제품과 벽면 사이 간격을 10㎝ 이상 띄우며 ▲전원선과 전원 플러그가 다른 물체에 눌리지 않게 주의하고 ▲누전 차단기 또는 접지단자가 있는 콘센트를 사용할 것 등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